거 울
웃는 사람 보며 울지 않았고
우는 사람 향해 웃지 않았다
너 안에 내가 있어 행복했던
한 번도 배반하지 않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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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마
화재에 휩싸인 닭장에서
수탉들은 다 빠져나갔는데
병아리를 품속에 꼭 껴안은 채
어미 닭만 까맣게 모두 타 죽었다
사람이나 동물나라에서도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는 말
나직이 말하며 듣기만 해도
가슴이 물컹해지는 엄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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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론
운동 중에서
야구와도 같은 것, 인생은
시작인가 했더니 끝
끝인가 했더니 또 시작
성급히 이겼다 할 수도
조급히 패했다 할 수도 없는.
샴페인을 터트릴 것인가
고배의 쓴잔을 기울인 것인가는
서산에 붉은 해 넘어 가 깜깜해지듯
삶의 방망이를 내 던질 때 봐야 안다.
연꽃
고향은 진흙탕 세상에
뿌리내려 자라왔을망정
파란 하늘이나
흐르는 개울물
통 굵은 넝쿨이나 가지도
넘나보지 않고
너무 화려하지도
아주 촌스럽지도 않게
텅 비워둔 속내
올곧은 양심의 줄기
잎을 흔들어 대는
솔바람 결 따라
수줍어 붉게 물든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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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론
용돈을 쓰듯
많이도 써버렸다
반은 썼을까
그 이상을 썼을지도
남은 생애 生涯
존졸히 써봐야 할 텐데
누가 보태 줄 것도 아니고
누가 잘못 썼다고
나무랄 것도 아니고
인생은 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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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승강장 게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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