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客閑談] 어정개비 국회의원
국회의원은 입법부인 국가의회를 구성하는 의원입니다.대개 한 국가에서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데,비록 특정 지역구에서 당선되어도 지방의회 의원과는 달리 특정 지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국정을 운영 통제 감독해야 합니다.이것이 대의제 민주주의하에서 국회의원이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이지요.일반적으로 국회의원은 정당에 소속되어 있으나 무소속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이 정당의 공천으로 국회의원에 입후보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정당에서 탈퇴할 경우 국회의원직이 박탈되지는 않습니다.그리고 국회의원 출마를 애시당초 무소속으로도 할 수 있으며, 당선이 되어서도 그대로 무소속으로 남아 의정 활동이 가능하지요.
우리나라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의원의 숫자는 지역구에서 당선이 된 253명과 비례대표에서 선출된 47명으로 전쳬 300명으로 구성이 되는데,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은 정당 지지율을 총 의석수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선거제도로 비례대표제의 한 방식입니다.일쑤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에서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운 소수정당도 일정 정당 득표율을 확보하면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우리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방식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연동하여 정당별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의 합이 일치되도록 하는 제도이지요.
국회 본회의장
이러한 제도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면 첫 관문은 소속 정당의 후보 경선입니다.후보로 선출이 되어 치열한 선거전을 치뤄야 하는 본선에서 승리를 거머쥐면 비로소 국회의원이 되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되면 4급 보좌관 2명에 5급 비서 1명을 비롯해 6,7,8,9급 비서 각 1명 등 7명의 보좌를 받을 수 있는 권한과 1억 5천여 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돈과 권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지위로 신분은 수직 상승이 됩니다.연봉의 수준은 국내 직업별 순위로 굳이 따지자면 랭킹 1위로 우뚝하고,2위는 성형외과 의사가,3위는 기업의 고위임원(CEO) 등이 뒤를 잇고 있더군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를 쓰고 국회의원 당선에 올인할 만한 가치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그러나 막상 국회의원의 신분이 되면 대부분의 의원들은 예전보다 딴 인격으로 바뀐 듯이 행동을 하지요.국회의원이라면 국민을 대표하는 독립적인 국가기관의 신분인데,국회의원의 신분이 되기 전에는 인격이나 품성,그리고 경력 등으로 보면 소신이 있어보이고 양식이 온전할 것이라 여겨졌으나,소속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소신과 정의감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고 몰려다니는,칠팔월 개구리처럼 어정뜨기 노릇만 하더군요.이럴 땐 각 정당도 지도부 국회의원 대여섯만 있어도 의정 활동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국민 세금은 그만큼 절약이 되겠지요.
게다가 어정개비의 섣부른 행동을 저지할 수 없는 면책특권이 아직까지 버젖하지요.아무말 대잔치가 따로 없습니다.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가지는 특권의 하나로,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하여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권리입니다.예전 군부독재 시절 야당탄압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겨난 특권이지만 작금의 민주정에서는 오히려 정쟁의 도구로 전락한 느낌입니다.최근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 발언 파문 등이 전형적이지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좌)과 김의겸 의원(우)
국내 1위 로펌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명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합석한 술잔치가 청담동 한복판 술집에서 새벽 3시까지 벌어졌다는 의혹의 발언이었지요.대통령 경호원까지 합치면 50여 명의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 새벽까지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의혹인데,이쯤이면 술집의 규모도 상당할 겁니다.첼리스트의 반주가 있었고 노래와 가락이 가미된 장소라면 100여 평 이상의 널찍한 홀을 갖춘 술집이라고 여겨지는데,그 정도라면 조사를 하면 금방 드러날 수 있는 술집은 아닐까요? 그러나 청담동 술집 이름을 대지 못합니다.거짓말이기 때문이지요.그 의혹의 진위여부를 가려서 허위사실이라면 발언의 당사자에게 죄를 물어야 하겠고, 술판을 벌인 게 사실이라면 당사자들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 의혹 발언의 진위여부는 면책특권이 방패막이를 하고 있으니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요? 어쨌든 국회의원들의 연봉을 비롯한 여러 권한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가성비가 너무 보잘 게 없습니다.이참에 의원들의 연봉을 절반으로 대폭 줄이고 보좌관과 비서들도 절반으로 줄여 세금이나 더 축나지 않게 할 필요가 있지 싶습니다.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치는 4류라고 한 말이 갑자기 떠오르는 군요.미상불 국회의원의 신분과 당 대표의 권한까지 꿰어찬,대여섯 가지의 사법리스크의 당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작금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그동안 안팎의 눈총을 무릅쓴 이유를 어림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