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31일 금요일 1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임명흠목사님이 광양에서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시면서 자기 글이 실린 신문을 우편으로 보내주시기에 받아보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 2020년에 대한 서두 글이 좋아서 옮겨본다. “2020이라는 숫자가 시각적으로 보기에 아름답다. 20이라는 쌍둥이 숫자로 이뤄진 것도 새롭고 직선이나 꺾이는 선이 없는 2와 0으로 이뤄진 숫자 조합도 부드럽다. 쌍둥이 숫자로 이뤄진 연도를 맞는 것은 한 세기에 한 번뿐이다. 1717, 1919, 2020년은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연도이기에, 이런 기분 좋은 조합의 연도에 살아보는 행운에 감사한다. 세기에 한 번, 일생에 한 번, 나와 함께 보낼 2020이라는 숫자가 소중해진다. 그래서일까 올해는 좀 좋은 소식으로 많이 채워졌으면 좋겠다.” 공감이 가는 글로 나에게도 적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0년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다니고 싶은 교회를 물색하기 위해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교회에 가보았다. 5일 첫 주에 고신교단인 믿음의 교회에 갔다. 교회는 제법 크고 깨끗한데 20여명의 교인이 예배드리는 교회였다. 처음 간 사람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고, 분위기도 냉냉 했다. 나이가 많아지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고 한다. 나이 들어 외로워지는 이유이다. 내가 목회했던 광암교회를 많이 연상케 했다. 광암교회는 전부가 노인들이었는데, 이곳은 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10일 금요일에 청명산에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청명산 근처에 있는 합동개혁교단 소속인 청명중앙교회에 들어가 보았다. 마침 목사님이 있어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나오면서 나는 원래 기장교단 교회에 다녔다고 했더니, 그 목사가, 바로 가까이에 기장교회가 있다고 하면서 영덕교회를 가르쳐 주었다. 가르쳐 주는 말이 영덕교회로 가라고 하는 말로 들렸다. 영덕교회는 청명산 등산로에 있는 교회인데, 교회간판에 기장교단 소속이라는 표시가 전혀 없고, 영덕장로교회라고만 되어 있어서, 어느 군소교단이나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군소 교단소속 교회들이 교단표시를 잘 안 하기 때문이다. 청명산에 자주 다니면서도 위치가 높은 곳에 있고, 너무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관심이 없었는데, 기장교회라고 해서 둘째 주일에는 그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겉으로 보인 것과는 전혀 다른 교회임을 가보고 알았다. 교인수도 100여명이 넘은 것 같았고, 기장교회 분위기가 느껴졌고 교회 내부도 깨끗하고 좋았다. 친절하게 맞이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예배후에 공동 애찬으로 점심도 제공되는데 나이 많은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엇다 셋째, 넷째주일도 계속 가고 오전 10시 30분에 드리는 수요예배도 한 번 갔다. 계속해서 더 다녀보고 아내와 함께 다닐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내는 아직 다니던 교회에 더 다니겠다고 해서 같이 다니지 않고 있다.
1월은 민채는 계속 방학 중이고 은채는 1월 초에만 잠간 방학이 있어서 손주들을 데리고 멀리 나들이를 하기도 했다. 은채는 청명산 생태공원에만 한 번 데리고 갔었고, 민채는 오전 산책을 같이 다니면서 두 번 멀리 부천의 아인스 월드와 서울시의 통통투어를 데리고 가서 하루를 지냈다. 데리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카페에 올려주기도 했다.
1월에도 산행을 계속했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가 산행에 아주 좋았고, 겨울임에도 땀을 흘리는 산행을 계속했다. 작년 12월 23일부터 딸이 육아휴직에 들어가서 손주들에게서 해방되어 평일에도 산행을 했다. 금년의 첫날인 1일에 수원에서 제일 높은 광교산을 비롯해서 서울의 남산, 용마산-아차산, 관악산에 다녔고, 청계산에 두 번 갔다.
1월에는 25일 토요일이 설날이어서 이번 설은 용범이 집에서 집들이로 보냈다. 용범이가 자력으로 24평 아파트를 서울 광나루에 인접한 구리시에 장만해서 축하해 주기도 하면서 제수와 용한이와 우리부부가 모여 집 구경도 하고 점심식사도 같이 하며 보냈다. 이나에게서 배 한 상자와 지숙이에게서 망고를 선물로 받고 답례로 견과류를 보내주었고. 평소에 쌀과 단호박을 보내준 이집사에게 견과류를 보냈으며, 뜻밖에 작은 누나의 아들 현이에게서 사과 한 상자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최순덕 권사에게서 김장김치를 선물로 받아서 견과류를 답례로 보냈더니 또 매생이를 한상자 보내주어서 받았다. 명절에 주고받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다.
아마추어 인생 글모음을 책으로 제본해 왔는데, 이번에 3권을 만들었다. 제 1권은 기억을 살려서 출생부터 2015년까지의 삶을 기록해서 자서전이 되었다. 그 동안 교회 기관지 등에 투고한 기록물을 비롯해서 설교문, 기도문 등 저장되어 있는 신앙 글들이 많이 수록되었다. 총 235페이지로 삶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제 2권은 1권에 이어서 아마추어 인생이라 하고 자서전이라 했지만, 2005년 4월초 광암교회에서의 목회를 마감하고 4월 26일 첫 산행을 시작해서 2015년 12월말까지 산행과 여행, 도보여행 등의 기록을 정리한 것이다. 일련번호를 부치면서 기록했는데, 수원으로 이사 오기 전에는 산악회를 따라 다니면서 기록한 산행이 많은데 311회가 기록되어 잇고, 2010년 5월초 수원으로 이사 와서는 아내와 다니거나 혼자 다니면서 기록한 것이 314회 기록되어 있다. 총 625회의 산행과 여행, 도보여행의 기록으로 300페이지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번에 만들어진 3권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말까지 매 월말에 정리한 한 달간의 생활일지를 비롯해서 산행과 여행 등의 기록을 차례대로 정리한 것으로 250페이지의 책이 되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글을 쓰는 기회가 되었고, 그것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보는 것이 보람이고 기쁜 일이 되었다. 어쩌면 누구도 봐주지 않을 나 혼자만의 책이지만 3권을 만들어 1,2,3권을 모두 손에 쥐어보는 순간의 마음이 뿌듯하고 스스로 대견한 기분에 젖어보기도 했다. 내 삶이 모두 매듭지어지는 기분이고 앞으로의 새로운 삶이 전개되어지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맞이해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 글쓰기를 이어가면서 삶을 그때그때마다 매듭지어 가기로 하고, 하나님께서 이 땅위에서의 생명을 허락하신다면 계속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