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금요일에는 “한국문인 강원문학회” 회원들이 문학기행을 떠났다. 3년만의 행사라 회원이 많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충북 증평에 위치한 소월. 경암문학예술기념관 방문을 목적으로 했지만, 렌터카도 빌렸고 운전기사도 일일 채용했으니 본전은 빼야 하기에 같은 충북에 있는 운보 김기창미술관을 함께 다녀오기로 했다. 코로나 등의 이유로 망설이는 회원에 비해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 회원들 덕분에 차질 없이 행사를 할 수 있었다. 춘천회원 네 명이 아침 9시에 출발하여 원주터미널에서 강릉, 삼척, 평창회원 세 명이 합류하여 증평으로 달렸다. 문학관을 관람하고 카페에서 차 한잔씩 마시고 청주로 가는 길에 점심도 해결했다. 몇 명의 회원은 막걸리 잔을 돌리며 즐거워한다. 같은 곳에 있는 운보의 집과 김기창 미술관은 밖에서 보기에도 웅장해 보인다. 김화백의 어머니가 살던 집이라는데 기와집으로 된 저택이다. 마당도 넓고 우리 선조들이 쓰던 장독대도 있어 정겨웠다. 한 마리의 개가 짖을 듯 말 듯 폼을 잡는다. 뜰 안에 있는 모과나무는 수령이 궁금하다. 처음으로 그렇게 큰 모과나무를 보았기 때문이다. 1914년 서울 운니동에서 태어나 2001년 1월 23일 고인이 된 김화백은 1984년 운보의 집을 완공했다. 미술관에는 생시에 쓰던 문방사우와 침실에 깔린 호랑이 카펫이 관람객의 눈을 유혹한다. 예수의 생애 관에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는 장면도 그려 놓아 한층 실감이 난다. 많은 작품으로 미술관이 가득 채워졌고 미술관 언덕에는 조각과 수석으로 배치된 “조각 • 수석공원”도 있어 더욱 볼거리가 많았다. 운보미술관에서는 김화백의 그림뿐 아니라 부인 故 우향 박래현 작품과 동생인 월북작가 김기만 화백의 작품도 볼 수 있어 예술가 가족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1975년에 한국은행의 요청으로 그린 세종대왕 초상화가 1만원권 지폐제작에 들어가면서 김기창 화백이 전국에 이름을 날렸다고 하는데 우리들은 지금도 그 돈을 매일 보며 유용하게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