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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마케팅 [카툰 마케팅 - 잠깐만요, 기업 홍보도 카툰으로 보고 갈게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만화책만 본다’는 부모님의 잔소리는 이제 더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공부도 만화로 하고, 독서도 만화로 해결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학습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문화 각 분야에서도 만화가 활용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널리 보급되면서 인터넷 만화, 즉 웹툰이 활성화돼 만화시장이 더욱 커지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웹툰을 보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젊은 직장인을 포함해 40~50대 기성세대도 스마트폰을 보며 머리를 식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만큼 이제 만화는 특정 계층의 사람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중화되었다는 의미다.
건설, 식품,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만화 마케팅 활용
지금 주변을 둘러보자. 지하철 안에 붙어 있는 광고, 병원이나 은행 데스크에 놓여 있는 안내 카탈로그, 주민센터에 꽂혀 있는 홍보 책자, 신문과 함께 배달되는 광고전단 등 만화는 우리 일상 속 다양한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만큼 만화가 단순한 재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하나의 트렌드로 대두될 만큼 산업적 효과도 우수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린이 제품과 관련된 기업들이 주로 활용했으나, 지금은 건설, 식품, 게임, 패션 등 업종을 불문하고 많은 기업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호감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유머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욕구까지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SNS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만화 중에서도 웹툰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웹툰(webtoon)은 웹(web)과 카툰(cartoon, 만화)의 합성어로, 인터넷에서 게재되는 형식의 만화를 뜻한다. 지면을 이용한 기존의 출판 카툰과 달리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등으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웹툰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증가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의 경우 ‘래미안 강남 힐스’를 분양하면서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박광수 작가와 함께 4편으로 구성된 웹툰을 선보였으며, 롯데건설도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을 분양하면서 ‘오한강’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내세워 롯데캐슬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강조한 웹툰을 선보였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기존 웹툰 중 인기 있는 작품 캐릭터를 활용해 마케팅에 나선 경우다. ‘푸르지오 센트레빌 김포 풍무’ 분양을 앞두고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웹툰 ‘위험한 연자씨’ 캐릭터를 활용해 아파트 편의시설, 생활 인프라 등으로 나눠 9편의 웹툰을 제작했다. 포스코건설도 ‘송도 더샵 그린워크3차’ 분양을 위해 ‘그린워크의 세 번째 이야기’를 담은 카툰 책자를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했다.
원액기 전문기업인 휴롬은 회사 블로그에 ‘역전! 야매요리’로 유명한 정다정 작가와 함께 ‘역전! 휴롬요리’라는 제목의 웹툰을 소개하고 있다. 업종과 관련 있는 두유, 주스 등 건강음료 레시피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웹툰 1화의 경우 1,000건 이상의 스크랩 건수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다. 광학전문기업인 니콘 안경렌즈도 제품에 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니콘 브랜드-업 프로그램’이라는 카툰책자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경렌즈라는 딱딱한 상품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기 위해 카툰을 활용했는데, 이후 소비자들의 제품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화케미칼은 회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웹툰을 활용한 경우다. 업종 특성을 제대로 알리고 미래형 첨단산업임을 인지시키기 위해 웹툰을 제작했는데, 웹툰 구성도 특이하다. 일반적인 회사 소개가 아닌 한화케미칼에 입사한 가상의 주인공 캐릭터를 내세워 회사생활 중에 겪게 되는 에피소드와 성장 스토리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KB국민카드도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웹툰 ‘별의별 이야기’를 선보였다. 금융상품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고객들의 의견이 제기돼 웹툰을 이용했다고 한다.
동원F&B는 회사 블로그 ‘The well’을 통해 지속적으로 웹툰을 게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웹툰 ‘딸기야 뭐하니’를 연재한데 이어 최근에는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 속 이야기를 담은 웹툰 ‘헬씨보리’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생활 이야기를 담은 웹툰을 통해 자연스럽게 회사 제품을 노출해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샘표도 영양간식 브랜드인 ‘질러’를 홍보하기 위해 인기 웹툰 작가인 이크종과 함께 ‘직급별 야근 증후군 칼퇴’ 카툰을 선보였다. 이 카툰을 활용해 ‘질러야 제맛! 칼퇴 질러 캠페인’을 펼치기도 해 직장인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정부 정책 홍보도 카툰으로!
카툰의 인기가 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정부도 정책 홍보나 지역문화 마케팅의 수단으로 카툰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의 카툰 활용은 민간기업을 뺨칠 만큼 신선하고 적극적이어서 화제다. 정책정보를 알리기 위해 발행하는『위클리 공감』이란 이름의 잡지와 같은 이름의 웹사이트(www.korea.kr/gonggam/main.do)를 통해 카툰 형식으로 이루어진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창조경제, 정부3.0, 일자리정보, 기업지원책 등 다양한 정부정책을 카툰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어렵고 지루한 내용을 카툰으로 풀어냄으로써 쉽게 이해하고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카툰으로만 구성된 정책정보지『카툰 공감』도 발행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중소기업청도 중소기업 관련 지원정책 홍보를 위해 카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활동에 부담을 주는 작지만 불편한 현장 애로사항을 개선한 사례를 카툰으로 담은『가시빼니 하하好好』를 발행했다. 또한 벤처 및 창업기업 지원책인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재미있고, 쉽게 소개하기 위해 카툰으로 이루어진『벤처․창업 신바람』을 펴내기도 했다. 두 사례 모두 복잡한 내용을 카툰으로 소개하여 중소기업에 정보제공은 물론 신선함과 재미까지 안겨주는 효과를 거뒀다. 이 밖에도 보건복지부는 정책포털 ‘마음 더하기(momplus.mw.go.kr)’ 사이트를 카툰으로 구성하고, 교육부는 웹진 ‘행복한 교육(http://happyedu.moe.go.kr)’에 ‘정책카툰’ 코너를 만들어 교육부 정책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한편 해외 여러 나라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카툰을 빼놓지 않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주 관광청의 경우 올여름 자국 여행상품을 출시하면서 웹툰을 제작해 호응을 얻었다. 호주 투어에 대한 소개와 휴가를 준비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브랜드 웹툰’ 등 마케팅 활용법도 다양
만화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특히 웹툰의 경우 인기 있는 작가의 웹툰 내용에 특정 회사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의 ‘브랜드 웹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작가와 계약해 자사 제품을 만화 속에 의도적으로 넣는 일종의 PPL(간접광고)인 셈이다.
가령 산악구조대 이야기를 담은 홍성수·임강혁 작가의 웹툰 ‘PEAK’을 보면 만화에 등장하는 산악구조대원이 코오롱스포츠 제품을 입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바로 코오롱스포츠가 간접광고 수단으로 웹툰 작가와 계약을 맺고 만화에 자사 브랜드를 노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간접광고 형식이 아닌 아예 특정 상품 자체를 스토리텔링화하는 방법도 있다. 기아자동차의 ‘K5 웹툰’이 대표적 사례다. 인기 웹툰 ‘놓지마 정신줄’의 신태훈 작가 작품으로 비밀의 행성에 사는 외계인 캬족(‘KIA族’을 의미)이 지구인에게 기아자동차의 ‘K5’를 소개한다는 내용이다. 자동차를 홍보하는 내용이지만 스토리와 비주얼, 유머가 어우러져 광고라는 인식을 덜 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또 웹툰 배포 방식도 눈에 띈다. 대부분 기업이 제품 홍보 웹툰을 자사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올리는 것과 달리 K5 웹툰은 일반 포털사이트의 인기 블로그나 카페,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자사 홈페이지에 비해 노출빈도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그만큼 확산 속도나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이는 다른 어떤 마케팅 수단에서는 볼 수 없는 웹툰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쉽고 재미있으며, 비용 부담도 적어 마케팅 수단으로 인기
그렇다면 만화가 이처럼 인기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만화의 강점은 쉽고 재미있으며 부담 없이 읽힌다는 점이다. 내용이 같은 콘텐츠라 해도 텍스트로 되어있는 것보다 만화로 보는 것이 훨씬 쉽게 다가오는 것 역시 만화가 지닌 고유의 특성 때문이다. 또 만화는 요즘 마케팅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텍스트로 구성된 스토리텔링에 비해 한눈에 쏙 들어오고 전달 효과도 크며,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웹툰을 기업 브랜드 및 제품 광고에 이용할 경우 웹툰 작가의 인기와 지명도를 안고 그들의 팬층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엔 조석, 강풀, 정다정 등 인기 웹툰 작가의 경우 톱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팬을 확보하고 있어 만화 내용과 상관없이 그 작가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광고효과를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를 이용한 마케팅 활동은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유명 연예인 등 모델을 이용한 광고를 할 경우 모델비 부담이 만만치 않으며, CF 제작비 또한 부담이 크다. 하지만 만화를 활용하면 제작비용도 저렴하며 효과도 큰 편이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경제적이다. 특히 자금 여력이 없어 마케팅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만화가 더 없이 좋은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전달력도 우수해 비용 대비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만화 특유의 재미(Fun) 요소가 가미돼 소비자들에게 제품 인지도와 선호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은 소구 대상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도 만화 마케팅 전략은 매우 유리하다. ‘만화’라는 장르 자체가 특별한 층이 아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연령이나 남녀로 나눠 전략을 세우지 않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바로 만화다.
헛바람 마케팅- [실버산업의 현주소, 더딘 성장세]
최근 실버산업의 대상은 소비력이 높은 ‘시니어’를 포함한다. 시니어는 실버산업의 ‘슈퍼 컨슈머’로, 한국의 베이비부머가 이에 속한다. 산업적 관점에서는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고 상품이 더욱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미를 가진다.
그간 실버산업이 기대에 비해 크게 성장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노인에 대한 이해가 없는’ 제품 생산과 마케팅 등이다. 예를 들어 국내 금융권은 실버 세대를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를 판매하는 데만 급급했을 뿐 고령층이 처한 심리적·신체적 상황을 배제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금융 상품을 접한 실버 세대들의 불만은 ‘상품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실버 전용 상품도 홀대 받은 지 오래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실버 전용’이란 딱지는 역효과만 남겼다. 이 때문에 실버산업은 ‘자연스럽게 실버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버산업의 주축이 될 현 베이비부머는 사실 ‘쓸 줄 모르고 놀 줄 모르는’ 세대의 대명사다. 그러나 최근 청장년층 못지않은 활기를 띠는 신베이비부머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 뉴 시니어, 스트롱 시니어 등으로 일컫는다. 자존감을 중요시하는 이들은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누군가에게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고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래서 요양이나 재활보다 여가와 금융 등에 더 관심이 많은 편이다.
‘배움’있는 여행 선호
일부 카드사는 실버 세대를 위한 콜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60대 이상 회원이 자동 응답 시스템(ARS) 연결 시 우선해 상담원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대카드는 만
‘65세 이상 고객이 콜센터에 전화하면 ARS 대신 전문 교육을 받은 상담원과의 직접 통화를 우선 선택할 수 있는 ‘실버 케어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시니어들의 여가 문화도 선진국의 변화에 편입하는 모양새다. 먼저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시니어 여행이라면 ‘럭셔리 크루즈’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요즘은 ‘에듀케이션 트래블(education travel)’이 주목 받는다. 에듀케이션 트래블은 평생교육(lifelong learning) 콘셉트에 여행을 접목해 성공한 미국의 대표적인 시니어 여가 프로그램이다.
여행의 콘셉트는 여행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행이 새로운 인간관계의 리(re)디자인’이란 점을 강조해 접근하는 것이 실버 여행 산업의 성공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니어들은 다른 세대보다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많아 여행이나 여가 시간에도 교육적인 부분, 자신이 배우고 싶은 뭔가를 포함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즉, 지적 호기심이 비슷한 새로운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실제 체험을 통해 생생한 학습을 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평생교육의 모험’이란 슬로건으로 출발한 미국의 ‘엘더호스텔’과 일본의 ‘클럽투어리즘’이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힌다. 이 밖에 다양한 국가에서 은퇴 이후 재취업, 돈과 생활 방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50 플러스 디지털’, 50대 이상 세대를 대상으로 프랑스·스페인·독일·이탈리아·중국을 여행하며 언어를 배우는 ‘더 러닝 트래블러’ 등의 시니어 여행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 시행되는 대부분의 시니어 여행 프로그램은 정부 산하 기관, 봉사 단체, 종교 단체 위주가 대부분이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노인 국내 여행비 지원 프로그램’이나 서울시의 전통문화 자산을 활용한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 부여군이 백제 문화를 소재로 그동안 취약했던 숙박·음식 등 관광 인프라를 개선한 ‘실버호스텔’ 등의 접근 방법은 고무적이다.
반면 민간 업체에서는 여전이 실버산업의 시장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어 상품 개발을 기피하고 있다. 그나마 (주)핵교가 55세 이상 시니어를 위한 인문학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 밖에 몇 업체가 중년 부부를 대상으로 한 ‘힐링 여행’과 시니어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여행 업체에서 출시하는 시니어 여행 상품은 ‘지역’에서 출발해 ‘가격’ 경쟁력을 두는 것이 전부인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미국처럼 상품과 서비스 콘텐츠에 무게중심을 두고 퀄리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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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층을 아는’ 전문 인력 필요‘얼마나 오래 살까’보다 ‘어떻게 오래 살까’에 관심이 많은 요즘, 의료 관련 산업도 최대의 관심사다. 오죽하면 중·장년층 사이에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죽자)라는 건배사가 등장했다. 수명 연장으로 질병·빈곤·외로움 등 노후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건강하게 잘먹고 잘살고 싶은 욕구도 한층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또는 ‘웰빙과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개인과 사회가 건강한 상태를 의미하는 웰니스(Wellness)가 미래 실버산업의 먹을거리로 부상한 배경이다. 웰니스는 의료·바이오·IT 등을 포괄하는 산업이다.
50대 중반의 직장인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자신의 건강지표를 기반으로 건강 목표를 수립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적절한 운동 방안을 처방받아 건강관리를 한다. 이를 통해 이 직장인이 평소 걱정했던 비만·당뇨·심근경색 등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개인 건강 기록(PHR)은 데이터로 관리돼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건강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웰니스 IT 산업 생태계가 개방형 플랫폼 기반으로 구축됐을 때 가능한 얘기다.
신재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단장은 “웰니스 IT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병원·피트니스센터·보험사·IT 기업 등이 제각각인 생태계가 하나의 플랫폼 기반 위에 새로 구축해야 하고 국가적 빅 데이터 분석도 활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내 웰니스 IT 산업은 대기업이 네트워크와 기술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메디슨·삼성SDS가 대표적이다. KT와 SK텔레콤도 병원과 제휴하고 웰니스 IT에 나서고 있다. 반면 문제점도 지적된다. 웰니스 IT는 영양·운동·심리 등 지식이 요구되는 융합 분야다. 그러나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또한 대기업 위주의 사업 구조를 중소·중견 IT 기업 협업 체계로 넓혀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신 단장은 “웰니스 IT 산업 촉진은 복지 시설,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 공공 영역에서 시작해 피트니스·관광·실버·힐링·게임 등 민간 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노인 재가 서비스 업체도 부실하다. 준비 없이 뛰어든 대부분의 업체는 전문성이 결여돼 요양과 복지가 필요한 노인들에게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실버타운의 현실은 어떨까. 앞서 설명한 웰니스 IT에 주거·커뮤니티·복합문화 등이 결합된 몇 곳만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 용어로 ‘시니어 비즈니스 컨버전스’다. 병원·요양원·재활·여가·장례·주거에 호텔 뺨치는 고급 시설과 다양한 부대 서비스가 모두 결합된 모델만이 살아남았다. 실버타운으로 이름을 날린 삼성노블카운티·시니어스타워·더헤리티지·노블레스타워·더클래식500 등 상위권에 큰 변동이 없다.
삼성 노블카운티는 여느 실버타운과 달리 지역사회에 오픈돼 있다. 지역 거주 어린이들이 노블카운티에 마련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세대 간 활발한 소통을 장려하고 있다. 또 커뮤니티에 참가하는 시니어들의 만족도가 높다. 커뮤니티 회원은 연령·소득·학력과 지역적 특색, 문화적 수준 등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회원 중 은퇴하지 않은 현역이 많다는 점도 특색이다.
세대 간 소통, ‘실버타운’에서 뚫는다
건국대 근처에 있는 더클래식500은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다. 평생교육에 관심이 많은 시니어를 위해 건국대의 평생교육 시스템을 활용하고 병원의 의료 시스템을 주거에 도입했다. 또한 백화점·영화관·마트·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건국대 근처의 하루 유동인구는 8만~10만 명이다. 넓게 보면 이런 생활권이 세대 소통의 또 다른 관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실버타운의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 전통에서 벗어나 ‘편의성’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또한 ‘가족’ 개념으로 바뀌었다. 편의 시설이 잘돼 있는 실버타운이 있다면 시니어 세대가 계약하고 자녀들을 살게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실버 시대라고 해서 제품에 ‘실버 전용’이라는 딱지를 붙이거나 실버만을 대상으로 광고를 제작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버 세대가 자연스럽게 소비에 참여할 수 있는 일상적인 내용의 광고가 오히려 소비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노인 전용 상품이 경쟁력을 잃어 간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독일 기업 피트에이지는 카타리나라는 노인 전용 휴대전화로 업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2010년 파산했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노인 전용 상품이라는 마케팅을 펼치면 역효과를 볼 수밖에 없다. 국내에는 일반 마케터는 많지만 ‘시니어 전문 마케터’가 없다는게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