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근을 묶어둘 기둥
옛날에 어떤 장자가 살았는데
빈집 가운데다가
새·뱀·악어·개·여우·원숭이를 가둬두고 길들이려 하였으나
새는 하늘로 날아 가려고 하고,
뱀은 땅 속으로 들어 가려고 하고,
개는 마을로 달아 나려고 하고,
악어라는 물고기는 물 속으로 들어 가려고 하고,
여우는 무덤이 있는 곳을 찾아 가려고 하고.
원숭이는 산을 향하여 달아 나려고 하는 등
제각기 자신이 좋아하는 곳으로 달아 나려고 하여
도저히 길들일 재간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육창의 비유입니다.
하나를 붙잡아 두면 다른 하나가 달아나고,
동쪽으로 달아난 한 놈을 잡아다가 놓으면
다른 놈이 서쪽으로 달아나고
그래서 도저히 길 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자는 궁리 끝에 집 가운데다가
큰 기둥을 단단히 세워두고
그 여섯 마리의 동물들을 붙들어 맨 뒤
매일 적당한 음식을 주고 길들여 보았더니
처음에는 잘 먹지도 않고 날뛰던 동물들이
며칠이 지나자
차츰 주인의 말을 듣고 주인에게 복종하게 되었다는 것 입니다.
여기서 빈집 이라는 표현은
우리 인간의 육체를 말씀 하신 것이고,
여섯 짐승은 우리 몸에 달려 있는
다섯 가지 기관인 안,이,비,설,신,의, 즉,
눈, 귀, 코, 혀, 몸과 뜻을 말하는 육근인 것 입니다.
눈은
항상 높이 날기를 원하는 새와 같은 것 입니다.
눈이 높다는 것은 자신의 분수를 잊고 더 크게 채우길 원합니다.
남이 잘사는 것을 보면 배 아파하고,
보는대로 다 소유하고 싶어하는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탐심이 가득차기 때문 입니다.
귀는
마치 구멍 속에 숨어사는 뱀과 같다는 것 입니다.
왜냐하면 남의 이야기를 어떻게든 몰래 들으려하고,
자기에게 필요 없는 이야기라도
남이 하는 이야기는 듣고 싶어 안달이 나고,
많이 들으면 들은 만큼 잡념이 생기고 고통이 따릅니다.
혀를
악어라는 물고기에 비유한 것은
이 악어라는 물고기가 물을 좋아하듯
사람의 혀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때문 입니다.
우리의 몸뚱아리를 여우에 비유한 것은
여우가 죽은 송장을 즐겨 먹는 것처럼
우리 몸도 이성의 몸과 접촉하기를 좋아하기 때문 입니다.
육체적인 음욕을 뜻하는 것이지요.
원숭이를
뜻에 비유한 것은
중생들의 마음이란
마치 산 중의 이곳저곳을 제멋대로 뛰어 다니면서
세상모르고 노는 것처럼
항상 방탕하고 향락적인 생활을 원하기 때문 입니다.
이 비유에서 부처님께서는
"너희 중생들도 장자가
여섯 짐승을 한 기둥에 단단히 묶어 두고
서서히 길들인 것과 같이
육근의 도적도 단단히 묶어 놓아
조복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육근을 묶어둘 기둥이란
바로 계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