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6월말 페달포인트 홀딩스 연결 반기순이익은 175억원 적자 기록 - 영풍 측 “적자기업 인수로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 미쳐”
[사진=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이 지난 2022년 사들인 이그니오 홀딩스의 인수 배경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7월 11일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point Holdings)에 대해 436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공시한바 있다. 이 자금은 주주배정 방식의 페달포인트 홀딩스에 대한 증자 자금이다,
당시 고려아연은 "페달포인트 홀딩스는 유한회사로 설립되어 발행주식이 없기 때문에 주식수란은 기재하지 않았고, 페달포인트 홀딩스의 주주배정 자금은 이그니오 홀딩스(Igneo Holdings)의 인수자금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이 유한회사인 페달포인트 홀딩스에 투자한 4360억원은 이 회사의 자산 9조9640억원의 4.38%에 달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페달포인트 홀딩스는 금속류 해체, 선별 및 원료 재생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유한회사인 페달포인트에 발행주식도 없이 수천억원을 투입한 데 대한 논란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또다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해 11월 23일 고려아연은 공시를 통해 종속회사인 페달포인트 홀딩스가 이그니오 홀딩스 주식 17만1531주를 1496억원에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그니오 홀딩스의 당시 자본금은 107억원 규모이며 미국 내 전자폐기물(E-waste)을 수거, 해체, 파쇄 및 처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그니오 홀딩스는 2021년 말 기준으로 자산총계 265억원, 부채총계 284억원, 자산총계 –19억원, 자본금 11억원, 매출액 28억7100만원, 당기순이익 –47억8500만원으로 자본금이 완전 잠식된 기업으로 드러났다.
고려아연이 완전 자본잠식된 이그니오 홀딩스에 대해 자회사인 페달포인트를 통해 이그니오 홀딩스에 1496억원을 투입한 데 대해 의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페달포인트 홀딩스를 통해 2022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서 총 5800억원을 들여서 인수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고려아연이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내용으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회사 재무 상태가 엉망인 것을 알면서도 수천억의 자금을 투입한 것은 고려아연의 경영진이 '선관주의 의무'에서 위반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선관주의 의무(善管注意義務)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의 약칭으로서 채무자의 직업, 그 자가 속하는 사회적·경제적인 지위 등에서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를 다 하는 의무이다.
이와 관련해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최근 “이그니오 홀딩스는 매출액 29억원 대비 20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됐다”며 “이그니오 홀딩스가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282억원과 5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한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서 페달포인트 홀딩스의 반기순이익이 이그니오 홀딩스 및 그 종속기업의 재무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연결재무제표상 1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