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사 버스 종점(300) 오전 10시 출발 -
해일봉(660) - 도각봉(800) - 삼갈래봉(830) -
파계재(800) - 파계봉(990) - 물불산 언저리(740) -
오후 5시20분 학생야영장(500)에서 팔공1번 승차.
도보행복님. 서병장님.
예쁜맘님. 마일도님.
모과나무님. 에니님.
에니님 친구 산사랑님이 함께해주셨다.
고맙다는 말씀을 한번 더 드린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비가 질질 내리거나
시계가 분명치 않으면
산행 시작하는 기분이 개운치않다.
이날은 미세먼지도 좋음 수준이었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등산하기 딱 좋은 기온.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도 맛보았다.
(산행 경로를 크게 보면
엎어놓은 'ㄷ'자 형태다)
해발 900까지 죽 올라갔다가
평지 비슷한 곳을 조금 걷고
그냥 내려온 셈이다
7시간. 9km.
(마일도님과 나는 파계봉에 안 가고 나무 그늘에서 놀았다.
그래서 마일도와 한소 이동거리는 1km 빼서 8km다.)
우선 천천히 걸었다.
좋은 곳에 나와서까지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아무 때나 서두르면
행복이 저만치 달아난다.
여유를 가지고 길가의 꽃을
감상하면 더 이상의 행복은 없다.
도를 깨친다는 각오로
힘든 줄도 모르고
800m 도각봉에 올랐다.
욕심 부리지 말고
분수대로 사는 것이
'도'를 깨친 경지라고
도보행복님은 말씀하셨다.
서병장님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인간의 도리를 지키며 사는게
바로 득도하는 길이라고 하셨다.
두 분 말씀에 100% 동감이다.
전망이 좋거나, 조금 힘든 곳마다,
충분하게 쉬며, 웃고 떠들었더니,
하산 시점에는 시간이 애매하여
막판에는 버스 시간에 맞추려고 조금 서둘렀다.
결국 물불산에 오르지 못하고
물불산 발치에서 학생 야영장으로 하산해야했다.
파계재에서 파계사 입구쪽으로 볼 때
왼쪽에 불쑥 솟아오른 산이 물불산이다.
'봉'으로 부르기엔 규모가 커서 그런지 모르겠다.
하여튼 '산'이라 불린다.
팔공산 수많은 봉우리 가운데
산이라는 명칭을 가진 것은 물불산 뿐이다.
높이가 750m.
한참을 오르고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꼭대기에 다다른다.
산 꼭대기에선 일망무제의 조망이 나온다.
팔공산 중심부에서 서쪽이기 때문에
신림봉~낙타봉 능선 서편 봉우리를 한 눈에 다 볼 수 있다.
물불(勿弗). 아니 물, 아니 불.
둘 다 부정(not)의 의미를 가진다.
이중 부정이다.
그러나 여기에 별다른 뜻은 없다.
'물불'을 소리나는대로
한문으로 옮긴 것뿐이다.
그러면 '물불'은
대체 어디에서 유래한 말인가?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파계사 원통전에서
불경을 외우면서 물을 뿌리는 의식에서
나왔다는 말이 유력하다.
손에 든 나무막대를 이용해
물을 뿌리는 것은
물이 정화의 상징이면서도
물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이다.
'물뿌리'가 '물부리' '물불'로 변했다.
독경 도중에 물을 뿌리면
공기 중에 증발하는 수증기가 생긴다.
이것은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를 닮았다.
이것은 하늘의 도를 사모하는 인간이
하늘과 대화하는 모습을 상징한다고 한다.
물론 다른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파계사는
근래에 장족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는
이웃절 동화사 은해사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때 조선 왕실의 원당이었다는
과거의 영광,
지금은 당대 최고의 선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시쳇말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는 식이다.
('가오'는 얼굴, 체면, 자존심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장좌불와. 동구불출.
용맹정진의 선풍이 파계사 성전암을 감싸고 있다.
파계사(把溪寺)란 이름은 '파계'한 승려때문에
붙은 것이 아니다.
잡을 파, 시냇물 계.
파계사 계곡의 물줄기를 한 곳으로 모은다는 의미다.
(응해산과 도덕산이 사이좋게 나란히 서있다
며칠전 죽을 고생을 다 한 곳인데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기억이 아련하다)
마일도님이 죽을힘을 다해 산을 오르고 있다.
개화 직전
꽃방울이 완전히 벌어지기 전의
연달래가
무척 아름답다.
성전암은 성철 스님이 득도하기 위해
10년 동안 동구불출하면서 용맹정진 하신 곳이다.
성전암으로 가는 길목이다.
울릉도 장기도보와
서울 울트라 도보 여독이
아직 남아있는데도
파계봉 산행에
도보행복님이 나와주셨다.
파계봉에 오르려면
돌길도 있고.
맨흙길도 있고.
솔잎이 푹신한 길도,
낙엽이 수북한 산길도 있다.
서병장님이 선두를 맡아주셔서
너무 좋았다.
엄지 바위
두 분이 힘을 모아 사진을 찍고있다.
예쁜맘이 나뭇가지를 당기고 있다.
좌측부터 해일봉 도각봉
오후 2시 넘어서 삼갈래봉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이 삼갈래봉이다.
파계재 조금 못간 곳에서 자세 한번 잡았다.
파계봉(990) 오르는 나무계단.
사실 파계봉은 파계사 골짜기와 전혀 관계가
없는 곳에 있다.
부인사와 학생야영장이
있는 골짜기의 최고봉이다.
그래서 '장꼬방봉'이라는 본래 이름으로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지명이라는 것은
인구에 한번 회자되기 시작하면
경정이 매우 난망하다.
팔공산 주능선의 잘생긴 소나무.
조선 영조의 탄생설화가
파계사에는 가득하다.
원당봉산 표석도 증거물.
파계재 구조목. 800m 고도
북쪽으로 0.5km 내려가면 동산임도 만난다.
학생야영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연달래가 꽃 터널을 이루었다.
학생 야영장.
중학생이 바글바글했다.
팔공1번 버스 타러 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