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창동엘 밤에 나갔다. 개인적인 친밀한 시간을 갖길 원하는 동생들의 강요에 의한 것이였지만 가게와 집을 오가는 생활만 하다가 것도 쉬는 날 밤에 약속을 잡아 나가는 것이 얼마만인지 피곤하여 그냥 나가지 말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 녀석들과 처음으로 약속을 한 자리라 친구 소연이까지 엮어서 같이 만나기로 했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서서 서점에 들러 몇가지 책을 보니 얼추 시간이 된 것 같아 슬슬 불종거리 쪽으로 움직였다 먼저 도착을 한 친구의 전화에 우리가 만나기로 한 '올 댓 뉴' 라는 라이브카페로 향했다
어~ 근데 그런 집이 없다.. 친구를 만났는데 둘이서 오동동 거리를 끝까지 걸어가며 찾았지만 그런 상호는 안보인다 이거 어찌 된거얌
물어물어 확인을 하니 그 곳을 지금 다른 상호로 바뀌었단다.
목요일 저녁시간이라지만 참 한산하다 예전엔 (7.80년대) 이 곳은 불야성에다 넘치는 사람들도 발 디딜틈조차 없었고 유흥 문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괜시리 두둥실 떠밀려 밤 문화에 쓸려 가던 곳 아니였던가 물론 이 길 양쪽으로는 유명메이커 의류점이 즐비했던 쇼핑 거리였지만 뒤쪽으로 각종 유흥문화를 즐기는 것들이 숨어 있었다.
뒤쪽에 숨어있는 술집 골목을 거의 가 본적이 없었지만 오동동 거리는 다소 무서움을 주었던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창동 부림시장 근처만 뺑뺑 돌면 놀았던가 보다)
친구라 상호가 바뀐 그 곳에서 수다를 떨며 기다리니 동생들이 왔다.
라이브카페라고 해서 갔는데 이건 머 라이브카페인지 그냥 카페인지 ... 하긴 우리 이야기에 묻혀 노래 부르는 사람 소리는 안들렸지만...ㅎ
그렇게 밀린 수다를 떨다가 장소를 이동하기로 하고 그 곳을 나섰다 여전히 횡~ 한 오동동 거리다.
뭔가 다른 대책이 없는 한 이곳은 죽어버린 상권이고 말겠다는 생각에 참 씁쓸했다. 젊은 시절 추억의 한자락을 화려하게 차지하는 이 곳 구 마산의 번화가여.. 불종거리를 지나 창동 사거리 쪽으로 올라오니 이곳도 여전히 썰렁하기 이를때 없다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루 갔을까?
20대 초반 친구들과 뽈뽈거리면 하릴없이 이리저리 해매고 다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게 알게 된 친구 이야기도 하고 잠시 옛 추억에 젓어 행복했다.
11시가 넘어가니 슬슬 체력이 바닥이 나 귀가를 서두르다 수다가 길어졌던지 배가 고팠다 우동이나 한그릇(그 시절 그렇게 밤을 즐겼었다 밤 늦게 먹는 포장마차 우동..)이나 하자면 부림시장쪽으로 발을 돌렸다 문을 닫아 버린 시장쪽은 더 횡~ 했고 포장마차 두어대가 장사를 하고 있다. 첫 집에 앉아서 떡볶이와 오뎅을 먹었다.
매콤하니 아주 맛있었던 매운 떡볶이 1인분을 그 밤에 후딱 해치웠다. 매워서 혼이 났지만.
오뎅 국물이 아주 시원하단다. 숙 먹고 늦은 시간 이 국물로 해장하러 많이들 온다고 하네 술은 창원 상남에서 먹고 (아마 마산 사람들이) 들어가기전 이 오뎅 국물로 해장을 하고 간단다. 새벽2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시는 아주머니 말씀.
약간 얼떨떨한 가운데 사진을 찍어 드리겠다고 하자 쑥스럽게 자리를 잡아 주셨던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술도 못하면서 맥주 한캔에 영 정신 오락가락했다 그날..
이 거리는 토스트 파는 리어카로 인산인해였는데...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무리의 40대 초등동창 모임을 하러 온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도 옛추억을 찾아 이곳에 왔다고 했다 이렇게 한산해서 참 마음이 그렇다는 말을 나눴다.
마산 이란 이름도 사라지고 추억속의 이 창동 거리도 사라질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오동동은 추억의 거리로 만들어서 영화세트장으로 활용을 하겠다는 활용방안을 내 놓았다고 하는데.. 이 창동 거리는 어떤 컨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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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밥 팔면서 그냥저냥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위땅(유림)
첫댓글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