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최재천 씨가 ‘근로자’라는 말을 쓰기에 지적했더니, 어떤 이가 근로자와 노동자의 차이를 질문했다. 간략한 답변.)
노동자는 봉건제가 무너진 후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겨난 계급입니다. 노동자는 농노나 노예처럼 귀족에게 예속된 주종 관계가 아닌 자유롭고 동등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지요. 그런데 주인이 먹여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먹고살아야 하므로 공장이나 회사 따위를 가진 자본가에게 제 노동력을 팔아(자본과 동등한 신분으로 계약관계를 맺어) 살아가는 것이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자로 살아가며 자본가와 함께 자본주의 사회의 양축을 이룹니다. 근로자는 '근면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박정희 정권이 노동자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하려고 만들어낸 말입니다. 박정권은 근로자라는 말을 억지로 쓰게 하면서, 노동자라는 말을 빨갱이들이 쓰는 말이자 거칠고 험한 일을 하는 하층민의 뉘앙스로 조작했습니다. 여전히 한국엔 자신을 노동자라 부르기 싫어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것도 그래서이지요. 근로자라는 말이 엉터리인건 000 정권처럼 자본의 완전한 개노릇하는 정권조차도 노동조합이나 노동부를 근로조합이나 근로부로 바꿔부르진 못하는 데서 충분히 드러납니다. 한국의 지배체제는 근로자니 근로자의날이니 하는 말을 고수함으로써 세상의 구조를 은폐하고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억눌러 왔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당연히 근로자의날을 노동절로 근로자를 노동자로 살려부르는 교육적 문화적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지요. 두 정권 역시 노동자의 편은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명확한 정리!! 확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