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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에 진행될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가 발표되었다. 후보들과 개인적으로 골라본 수상작의 목록이다.
작품상
<빅 쇼트>
<스파이 브릿지>
<브루클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마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룸>
<스포트라이트>
2015년을 단 한편의 영화로 기억하자면, 단연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다. 14일 아이맥스로 재개봉한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와서 확신했다. 2015년을 대표하는 영화는 단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다. 완벽하게 짜인 날것의 액션, 피와 쇠와 모래와 기름이 튀는 충돌의 목격, 가장 마초적인 세계관에서 등장한 페미니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 가득한 소품들 등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텍스트로 꽉차있는 영화이다. 단순히 오락영화로써 극한의 쾌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파고들 텍스트라는 점에서 작품상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게 돌아가야 한다.
남우주연상
브라이언 크랜스톤 <트럼보>
맷 데이먼 <마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마이클 패스벤더 <스티브 잡스>
에디 레드메인 <데니쉬 걸>
이제 받을 때가 되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골든 글로브에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기세는, 오랜 징크스를 깰 기세이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 보여준 디카프리오의 모습은, 절망, 고독, 처절함, 분노, 가족애를 모두 품은 모습이었다. 이를 최소한의 대사로 담았다는 점에서 그의 연기는 인정을 받을 때가 되었다.
여우주연상
케이트 블란쳇 <캐롤>
브리 라슨 <룸>
제니퍼 로렌스 <조이>
샬롯 램플링 <45년 후>
시얼샤 로넌 <브루클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최대 이번은 <캐롤>이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모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케이트 블란쳇의 여우주연상은 확실해 보인다. 동성애자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캐롤>은 칸 영화제에서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가 여주주연상을 공동수상하면서 화제가 되었었다. 그 여세를 몰아 케이트 블란쳇이 오스카를 거머쥘 수 있을까? 루니 마라가 여우조연상으로 빠진 것으 아쉽지만, 케이트 블란쳇의 수상을 기대해보자.
감독상
아담 맥케이 <빅 쇼트>
조지 밀러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레이 에리브러햄슨 <룸>
톰 맥카스 <스포트라이트>
본인이 끝을 맺은 시리즈를 30년 만에 자신의 손으로 부활시킨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심지어 십여 년을 표류한 끝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때문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영화적 성취는 오롯이 조지 밀러 감독의 것이다. 자신의 데뷔작인 <매드맥스>를 21세기의 기술력에 힘입어 더욱 완벽한 세계관과 액션, 촬영을 통해 걸작으로 변모시켰다. 이제 <매드맥스>시리즈는 단지 B급 영화의 전설이 아닌,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조지 밀러의 감독상 수상이 여기에 방점을 찍길 바란다.
남우조연상
크리스챤 베일 <빅 쇼트>
톰 하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마크 러팔로 <스포트라이트>
마크 라이런스 <스파이 브릿지>
실버스타 스텔론 <크리드>
실버스타 스텔론이 또 다시 복싱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했다. 게다가 이미 6편이나 우려먹은 <록키>시리즈의 신작이다. 물론 일흔을 훌쩍 넘긴 그의 나이 때문에 록키가 아닌 크리드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실버스타 스텔론이 출연하고 제작을 맡은 시리즈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그런 그의 연기가 드디어 빛을 발했다. 라이언 쿠글러의 연출과 함께 이미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과연 오스카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마크 러팔로, 마크 라이런스 등 쟁쟁한 후보들과 함께 하지만, 실버스타 스텔론의 수상에 오백원을 걸어본다.
여우조연상
제니퍼 제이슨 리 <헤이트풀8>
루니 마라 <캐롤>
레이펠 맥아담스 <스포트라이트>
알리시아 비칸데르 <대니쉬 걸>
케이트 윈슬렛 <스티브 잡스>
전성기가 지난 배우들을 다시금 조명받게 만드는 타란티노의 능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남자들로 가득한 타란티노의 신작 <헤이트풀8>에서 거의 유일한 여성캐릭터 데이지 도머구는 목소리와 표정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도머구를 연기한 제니퍼 제이슨 리는 완벽하게 도머구가 되었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광기어린 그녀의 연기에 오스카를 건네 줄 것이다.
촬영상
로버트 리처드슨 <헤이트풀8>
로저 디킨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임마누엘 루베츠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에드워드 러취맨 <캐롤>
존 세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쟁쟁한 부분이 아닐까. 아직 <캐롤>을 보진 않았지만, 나머지 4편 중 어떤 영화가 수상해도 논란이 일어날 것 같다. 그래도 굳이 한 편을 뽑자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임마누엘 루베츠키를 뽑고 싶다. 롱테이크, 시간 순서대로 촬영, 자연광만 이용한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촬영 원칙을 세우고 제작비를 두 배 가까이 늘려가면서까지 영화를 만들어낸 모습에 상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각색상
<빅 쇼트>
<브루클린>
<캐롤>
<마션>
<룸>
2007 세계금융위기를 다룬 마이클 루이스의 동명의 논픽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상당히 민감하고 우울할 수도 있는 소재를 냉소적인 블랙유머, 이따금씩 관객에게 말을 거는 인물들 등으로 돌파한 각색은 충분히 오스카 수상을 점칠 만 하다.
각본상
<스파이 브릿지>
<엑스 마키나>
<인사이드 아웃>
<스포트라이트>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굉장히 사심이 가득 들어간 부분이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은 단 한 부분, 각본상에만 후보에 올랐다. 때문에 꼭 받았으면 한다.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전설적인 힙합그룹 N.W.A의 전기영화로, 그들의 극적인 삶을 오락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고 그려냈다는 점에서 각본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편집상
<빅 쇼트>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스포트라이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편집은 특별하다. 익스트림 롱 숏으로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설원 위의 점처럼 보여주다가 다음 컷에선 글래스의 얼굴을 격한 클로즈업으로 보여준다. 배신당해 설원에 홀로 남겨진 휴 글래스의 고독과 분노가 익스트림 롱 숏과 클로즈업의 연결에서 느껴진다. 기존의 상식을 살짝 벗어난 편집에서 감정이 느껴진다.
분장상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하얀 피부의 온통 문신과 혹으로 가득한 워보이들, 진한 눈화장(?)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근육갑옷을 두룬 수장 임모탄 조 등 시타델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외형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관과 정확히 일맥상통한다. 동시에 종교적인 상징으로 기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다섯 아내들의 의상과 임모탄 조의 의상이 대조되며 드러나는 페미니즘의 상징들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영화의 주제, 세계관과 이를 꾸며주는 분장의 퀄리티가 완벽하게 일치한 영화.
음악상
토머스 뉴먼 <스파이 브릿지>
요한 요한슨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존 윌리암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엔니오 모리코네 <헤이트풀8>
카터 버웰 <캐롤>
엔니오 모리코네가 30년 만에 서부극으로 돌아왔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끝없는 구애를 통해 감독의 전작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 이어 <헤이트풀8>에서도 음악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타란티노의 영화 중에선 처음으로 전곡이 오리지널 스코어인데, 때문에 일관성있게 영화의 분위기가 관객에게 전달된다. 특히 영화의 테마곡이 흘러나오며 하얀 눈밭과 눈보라 사이로 예수상이 클로즈업되어 보이고, 점점 줌을 빼면서 역마차가 시야에 들어오는 롱테이크에선 음악만으로 서스펜스가 생겨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주제가상
더 위켄드 – Earned It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데이빗 랭, 조수미 – Simple Song #3 <유스>
앤토니 헤가티, J. 랄프 – Manta Ray <Racing Extinction>
샘 스미스 – Writing’s in the Wall <007 스펙터>
레이디 가가 – Til It Happens to You <The Hunting Ground>
여기도 사심이 가득 들어갈 수밖에 없다. 사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의 주제가, 위즈 칼리파와 찰리 푸스의 ‘See You Again’이 후보에 올랐다면 당연히 그 곡을 꼽았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르지 못했기에 데이빗 랭과 조수미의 ‘Simple Song #3’을 선정했다. 영화 <유스>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 곡은, 영화의 마지막에서 주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불렀기에 꼭 오스카를 받았으면 좋겠다.
시각효과상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엑스 마키나>
<마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린스크린을 쓰지 않고(쓴 경우에는 사막에다 그린스크린을 깔아놓고 배경만 추가했다) 만들어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액션은 그 자체로 스펙터클이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등장한 추격전에서 폭발해 뒤집어지는 V8 인터셉터의 모습은 관객들을 단숨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세계관으로 데려온다. 대부분 지우는데 만 사용된 CG는 실제로 촬영한 액션이 어떤 파괴력을 지니는지 보여주었다. 21세기의 액션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전후로 나뉘지 않을까.
음향효과상
<스파이 브릿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마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는 격렬한 움직임이 전부가 아니다. 폭약이 터지고, 차와 차가 부딪히고, 총알이 날아가는 소리의 표현은 액션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폭발하는 듯한 엔진소리가 압권이었다. 특히 음악 없이 진행되는 액션에서 들리는 거친 음향들은 가히 압도적이다.
음향편집상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마션>
<레버넌트>
<시카리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공중에서부터 내려오는 카메라가 임모탄 조의 군대를 훑고 지나갈 때,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군악대의 드럼과 빨간내복 기타리스트의 기타소리가 점점 커지는 효과는 현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도주하는 퓨리오사의 일행과 뒤쫓는 임모탄 조의 일행 사이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음향은, 영화의 음악이 내화면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영화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장편 애니메이션상
<인사이드 아웃>
<아노말리사>
<숀더쉽>
<추억의 마니>
<Boy and the World>
픽사의 새로운 걸작. 장난감, 자동차, 쥐, 로봇, 물고기 등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던 픽사가 감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기쁨, 슬픔, 소심, 까칠, 버럭이라는 개성넘치는 다섯 감정의 만담과 빙봉이라는 역대급 캐릭터의 조화는 500만에 가까운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주인공 라일리가 직접 겪는 사건 자체는 사춘기를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지만, 무대를 라일리의 뇌 속으로 옮겨 영화의 스펙터클을 만들어 냈다. 사춘기를 보낸, 자신만의 빙봉을 떠나보내 관객이라면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눈물 한 방울씩 흘리지 않았을까.
장편 다큐멘터리상
<침묵의 시선>
<에이미>
<왓 해픈드, 미스 시몬?>
<카르텔 랜드>
<윈터 온 파이어>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은 <액트 오브 킬링>에서 가해자의 시선으로 민간인 학살을 바라봤다. 악마의 눈으로 사건을 본 전작에 이어 <침묵에 시선>에서는 피해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두 작품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민간인 학살들을 재조명하고 반성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걸작이다.
외국어 영화상
<뱀의 포옹> (콜롬비아)
<무스탕> (프랑스)
<사울의 아들> (헝가리)
<디브, 사막의 소년> (요르단)
<A War> (덴마크)
신인감독 라즐로 네메스가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사울의 아들>은 칸 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아카데미 영화에서 <사울의 아들>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한국에서는 2월 말에 개봉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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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냐리투가 또..!
솔직히 2년 연속 감독/작품상은 좀 아닌거 같기도 하고...
역시 초유의 관심사는 디카프리오..
현지 분위기는 디카프리오 유력이더군요
근데 정말로 패스밴더나 레드메인이 받을지도...
레드메인은 작년에 받아서....패스벤더 레오 2파전인데 지금으로썬 레오가 우세한듯 해요ㅋㅋ
@동구리 아직 스티브잡스가 개봉을안해서 정확히모르겠네요
@turnX 스티브잡스가 흥행이 망해서 생각보다 큰 반응이 없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