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남극 최초의 '허브공항'을 우리나라가 건설하는 문제(본보 지난 10월 31일자 1, 3면 보도)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지난 31일 극지연구소에 대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감에서 새누리당 하태경(해운대·기장을) 의원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활주로 건설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예동 극지연구소장은 이 사업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연간 최소 1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 의원은 우선 우리나라에서 남극까지 가는데 최소 일주일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남극을 다녀온 적이 있는 민주당의 김우남 의원은 "저는 칠레를 통해 갔는데 간단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남극기지에 정상적인 활주로가 없어서 수송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날씨에 상당히 민감해서 도착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일주일보다 더 걸린다"고 말했다.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언급
여야 국감서 필요성 공감대
이어 하 의원은 "장보고기지가 내년 초에 완공되는데, 그 옆에 활주로를 만들면 가는 시간이 얼마 정도 줄어드느냐"고 물었다. 김 소장은 "우리가 항공기를 직접 운영하고 활주로를 확보하고 있다면 3일 내로 갈 수 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남극에서는 주로 얼음 위에 활주로를 만든다. 그래서 남극대륙에는 암반 위 활주로가 없다. 그런데 장보고기지 주변에 암반이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도 "우리가 그곳에 활주로를 건설하게 되면 남극대륙 안의 유일한 암반 활주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활주로 길이도 1.8㎞ 정도로 인근 섬에 있는 육상활주로보다 더 길다"고 덧붙였다.
이어 하 의원은 "육상활주로가 해빙이나 빙원활주로에 비해 어떤 이점이 있느냐"고 물었고, 김 소장은 "빙원 위 활주로는 여름에 따뜻하면 녹아 연중 사용할 수 없지만 육상활주로는 연중 활용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김 소장은 "육상활주로를 갖게 되면 이른 시일 내 연구원의 투입과 철수가 가능하고, 현재 10위권인 우리나라의 남극 연구 경쟁력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또 하 의원은 "활주로 건설에 약 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데 연간 부가가치는 어느 정도 생길 것 같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소장은 "최소 1천억 원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추가 건조 예정인 쇄빙연구선 제2아라온호의 모항과 관련해 김 소장은 "북극항로와 관련된 곳으로 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손영신·김종우 기자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