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에서 혼魂까지
이번 달 공연은 호른입니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반응이 여러가지 입니다.
귀 밝은 분들은
“ 이마트 가면 맨날 나오는 음악, 그거 호른곡이라던데?”
조금 더 아시는 분들은
“ 호른? 아, 스타워즈 주제가에 나온 악기 맞죠?”
전문적 경지인 분들은
“브람스가 짝사랑했던 클라라에게 헌정한 곡인 교향곡 1번에서 가장 극적인 부분에
호른이 나오잖아요. 호른만큼 사랑의 고통과 환희 고독을 표현해내는 악기도 없지요”
혹은
“ 호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깊은 소리를 특별히 사랑했던 작곡가들이 많습니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브람스…….”
식으로 강의 수준까지 나아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호른 소리를 들어본 적 없고, 본 기억이 없다는 분도 여러분 계셨습니다
그만큼 호른이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 접하기 힘든 악기라는 거지요.
음악공연이라면 초대권이 생겨도 남 주기만 하던 (그런데 하우스 콘서트는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오는?!) 제 후배 한 명도 ‘호른이 어떻게 생긴 악기’냐고 물었습니다.
대답 대신 사진을 보여줬더니 제 후배 말이 가관입니다.
“ 아아, 그 곱창처럼 생긴 악기”
허걱.
호른과 곱창.
이번 공연의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지금 곱창을 떠올리는 제 후배가 다음 주 토요일 호른 무대가 끝난 뒤
우리의 메시지인 ‘ 인간의 魂을 부르는 호른 ’ 까지는 안 가더라도
최소한 호른에서 곱창을 떠올리는 일은 없도록 하기.
그런데, 제 후배 말처럼 호른이 곱창처럼 동글동글 말린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왜 다른 금관악기와 달리 왜 그런 별난 모양을 갖게 되었을까요?
다음 주 하우스 콘서트에 오시면 알게 됩니다^^
동물의 뿔에서 기네스북까지
지난해 독일의 동굴에서 4만 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상아로 만든 피리가 발견되어
뉴스가 되었습니다. 인류 최초의 악기라고 말이죠.
인류가 처음 음악을 실은 악기는 입으로 부는 모양새의 관악기 종류였습니다.
호른도 영어이름 그대로 혼Horn, 즉 동물의 뿔로 만들어져 인류의 문명과 함께 발전해왔지요.
처음 호른은 그저 소나 양의 뿔을 뚝 잘라 안을 파내고 불었던 정말 단순무식(?)하게 제조해
불었던 악기였지요.
말을 타고 달리며 사슴을 쫓으며 불던 사냥용 지참물이었으니 악기라기 보다
호루라기란 말이 더 맞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랬던 호른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오케스트라에 섰을 때는 앞서 말씀 드린
동글동글 말린 커다란 악기 모양으로 발전됩니다.
그런데요,
그 발전된 호른이 현재 오케스트라 악기 중 유일하게 기네스 북에 올라있는 악기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세상에 악기는 수없이 많고 오케스트라에만 28개의 악기가 있는데 호른이 기네스북에
오른 이유가 무엇일까요?
역시 하우스 콘서트에 오시면 알게 됩니다^^
스타워즈에서 브람스까지
이번 공연 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귀에 익은 스타워즈 주제가가 호른을 통해 연주되고 영화의 장면들도 흐르게 할 예정입니다.
사실 스타워즈 뿐만 아니지요.
지구촌을 뒤흔든 대작 영화들의 주제가에서 호른이 빛을 발합니다.
슈퍼맨, ET, 죠스, 쥬라기 공원, 인디애나 존스, 캐러비안의 해적, 백투 더 퓨쳐 등 엔리오 모리코네와
함께 영화음악의 양대거장이라 불리는 존 윌리엄스의 대작 영화음악 대부분에 호른이 등장하지요.
존 윌리엄스가 만든 호른 선율은 영웅적이고 거대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의 호른은 말 달리는 초원의 생동감으로 다가오구요,
클래식곡 ‘라벨의 죽은황녀를 위한 파반느’에서의 호른은 무겁고 어두운 슬픔으로 흐르고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에서의 호른은 브람스의 연인 클라라를 향한 사랑의 고통과 고독을
고백합니다.
웅장한 선율에서 생동감, 어두운 슬픔, 사랑의 고독까지…..호른만의 독특한 소리, 다양한 소리는
정말 대신할 악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호른을 카멜레온 같은 악기라고 말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호른 소리는 감정을 잡아 끄는 힘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케팅용 음악으로도 자주 사용되지요. 그렇다면 우리 동네 이마트에서 매일 나오는
호른곡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요것도 하우스 콘서트에 오시면 아시게 됩니다.^^
호른 - 연주에서 춤까지
오케스트라의 영혼, 오케스트라의 스타……
우주의 울림 같은 깊은 선율과 금관의 번쩍번쩍 화려한 외양 때문에 붙여진 호른에 대한 찬사들입니다.
이런 말도 있지요.
오케스트라의 마더(mother)…….
오케스트라 악기와 악기 사이를 이어주고 모든 악기와 다 잘 어울린다 해서 붙여진, 호른에 대한
또 하나의 찬사입니다.
그런데 호른은 연주악기로만 어우러지는 게 아닙니다.
무용과 만났을 때 호른만큼 인간의 육체를 빛나게 하는 악기도 드물다고 하지요. 미친 사랑 이야기인
카르멘 조곡이 호른에 실려 흐를 때,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였던 발레리나 김순정씨의 춤이 함께
합니다.
호른과 현대무용의 만남, 어떤 무대일지 상상만으로 흥분되는 것, 저만이 아니지요?
이번 포도나무 하우스콘서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밤에 열렸던 포도나무 하우스콘서트!
그래서 이번 달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비워두셨던 분들에게 항의(?)를 좀 들었습니다.
저희가 꼭 만들고 싶었던 호른 무대의 주인공들인 ‘소프라 호른 앙상블’의 8인 아티스트들의
연주 일정이 연말까지 꽉 차 있어서 시간 조정이 불가피했습니다.
대신,
쉬고 싶은 주말 토요일, 당신의 귀한 시간을 내주신다면,
어쩌면 당신이 생애 처음 만날 ‘혼魂이 서린 호른’ 무대를 선사해드릴 것을
약속 드립니다.
장소는 당신이 지난 달 찾아주셨던 파주출판단지의 아름다운 무대 호텔 지지향, 그곳입니다.
저희 포도나무 하우스콘서트의 약속을 믿으신다면 다음 주 토요일 저녁을
저희에게 맡겨주십시오.
비영리 문화운동인 포도나무 하우스콘서트는 지난 4회까지 전석매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예약은 필수!! 감사합니다.
일 시 : 2013년 10월 26일(토) pm 7
장 소 :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1F (파주출판단지내)
예약처 : cafe.daum.net/podohcon (다음카페 포도나무 하우스콘서트)
문의전화 : 1600-4695
입장료 : 성인 1만5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취학아동)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