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고(古)의 서술(述)
중경(仲景)이 이르기를 "사시(四時)의 기(氣)에 상(傷)하면 모두 병(病)이 될 수 있다. 겨울철(:冬時)의 엄한(嚴寒)에 중(中)하여 바로 병(病)하면 이를 명(名)하여 상한(傷寒)이라 한다. 바로 병(病)하지 않고 한독(寒毒)이 기부(肌膚)에 장(藏)하였다가 춘(春)에 이르러 변(變)하면 온병(瘟病)이 되고, 하(夏)에 이르러 변(變)하면 서병(暑病)이 된다. 서병(暑病)은 열(熱)이 온병(溫)보다 극(極)히 더 중(重)한 것이다. 따라서 신고(辛苦: 삶이 혹독하다)한 사람들에게 춘하(春夏)에 온열(溫熱)의 병(病)을 많이 하니, 모두 겨울철(:冬時)에 한(寒)을 촉(觸)함으로 말미암은 소치(所致)이고, 시행(時行)의 기(氣)는 아니다.
대개 시행(時行)이란 춘시(春時)에 응당 난(煖)하여야 하는데 다시 대한(大寒)하게 되거나, 하시(夏時)에 응당 대열(大熱)하여야 하는데 도리어 대량(大凉)하거나, 추시(秋時)에 응당 양(凉)하여야 하는데 도리어 대열(大熱)하거나, 동시(冬時)에 응당 한(寒)하여야 하는데 도리어 대온(大溫)하는 것이다. 이는 그 시(時)가 아닌데 그 기(氣)가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일 년(:歲) 중에서 장유(長幼)의 병(病)이 대부분 상사(相似)하다면 이는 시행(時行)의 기(氣)이다." 하니라.
또 이르기를 "태양(太陽)의 중열(中熱)은 갈(暍)이 그것이다. 그 사람이 한출(汗出) 오한(惡寒) 신열(身熱)하면서 갈(渴)하니, 백호가인삼탕(白虎加人蔘湯)으로 이를 주(主)한다.
태양(太陽)의 중갈(中暍)은 신열(身熱) 동통(疼痛)하면서 맥(脈)이 미약(微弱)하니, 이는 또한 하월(夏月)에 냉수(冷水)에 상(傷)하여 수(水)가 피(皮) 속으로 행(行)하는 소치이다. 일물과체탕(一物瓜蒂湯)으로 이를 토(吐)하게 한다.
태양(太陽)의 중갈(中暍)은 발열(發熱) 오한(惡寒) 신중(身重)하면서 동통(疼痛)하고 그 맥(脈)이 현세(弦細) 규지(芤遲)하며 소변(小便)을 다 누면 오싹오싹(:洒洒然)하게 모(毛)가 용(聳: 솟다)하고 수족(手足)이 역냉(逆冷)하며 조금이라도 노(勞)하면 신(身)이 바로 열(熱)하고 구개(口開)하고 전판치(前板齒: 앞니 8개)가 조(燥)하다.
만약 발한(發汗)시키면 오한(惡寒)이 심(甚)하게 되고, 온침(溫針)을 가하면 발열(發熱)이 심(甚)하게 되며, 자주 하(下)를 시키면 임(淋)이 심(甚)하게 된다." 하니라.
장결고(潔古: 장원소)가 이르기를 "정(靜)하다 이를 얻었으면 중서(中暑)이고, 동(動)하다 이를 얻었으면 중열(中熱)이다. 중서(中暑)는 음증(陰證)이고, 중열(中熱)은 양증(陽證)이다." 하니라.
진무택(陳無擇)이 이르기를 "서열(暑熱)은 심(心)으로 잘 귀(歸)하니, 심(心)이 이를 중(中)하면 사람으로 하여금 열민(噎悶) 혼부지인(昏不知人)하고, 간(肝)으로 들어가면 현훈(眩暈) 완비(頑痺)하며, 비(脾)로 들어가면 혼수(昏睡) 불각(不覺)하고, 폐(肺)로 들어가면 천만(喘滿) 위벽(痿躄)하며, 신(腎)으로 들어가면 소갈(消渴)한다.
대개 중갈(中暍)로 사(死)하려고 하면 치(治)할 때 절대로 냉(冷)을 쓰면 안 되고, 오직 온양(溫養)이 마땅하다. 길을 가는(:道途) 중이라서 탕(湯)이 없으면 곧 열(熱)한 토(土)로 제중(臍中)을 위(熨)하고 다시 그 토(土)에 오줌(:溺)을 누고는 이를 취하여 제상(臍上)을 덮으니, 그 대개(槪)를 알 수 있다.
대개 중서(中暑)를 각(覺)하면 급히 생강(生薑) 큰 덩어리(:大塊) 하나를 씹고(:嚼) 수(水)로 송하(送下)한다. 만약 이미 미민(迷悶)하면 대산(大蒜) 큰 쪽(:大瓣) 하나를 씹고(:嚼) 수(水)로 송하(送下)한다. 만약 씹을(:嚼) 수 없으면 수(水)에 갈아서(:硏) 이를 관(灌)하면 즉시 깨어난다(:腥)." 하니라.
대씨(戴氏)가 이르기를 " 하월(夏月)에 졸도(卒倒) 불성인사(不省人事)하면 이를 명(名)하여 서풍(暑風)이라 한다." 하니라.
왕절재(王節齋)가 이르기를 "서(暑)를 치료(治)하는 법(法)은 청심(淸心) 이소변(利小便)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서(暑)는 기(氣)를 상(傷)하니, 마땅히 진기(眞氣)를 보(補)하는 것이 요(要)이다.
또 오한(惡寒)하고 혹 사지(四肢)가 역랭(逆冷)하며 심(甚)하면 미민(迷悶) 불성(不醒)하면서 곽란(霍亂) 토리(吐利) 담체(痰滯) 구역(嘔逆) 복통(腹痛) 사리(瀉利)하면 이는 서(暑)가 사람을 상(傷)한 것이 아니고, 서(暑)로 인하여 저절로 이른 병(病)이다. 서(暑)로 인하여 얻은 것이므로 서병(暑病)이라고도 말하지만, 그 치법(治法)은 다르다.
만약 토사(吐瀉)하고 맥(脈)의 침미(沈微)가 심(甚)하면 양약(凉藥)을 쓸 수 없고, 부자대순산(附子大順散)이나 혹 부자이중탕(附子理中湯)에 작약(芍藥)을 가하여 쓸 수 있다.
만약 하월(夏月)에 냉물(冷物)을 다식(多食)하거나 다수(茶水)를 과음(過飮)하면 비위(脾胃)를 상(傷)하여 토사(吐瀉) 곽란(霍亂)에 이른다. 따라서 서(暑)를 치료(治)하는 약(藥)은 대부분 마땅히 온비(溫脾) 소식(消食), 치습(治濕) 이소변(利小便)하여야 한다. 의사(醫)는 이러한 의미(意)를 잘 알아야(:識) 함을 요(要)한다." 하니라.
설립재(薛立齋)가 이르기를 "생각하건대 동원(東垣) 선생(先生)이 이르기를 '서열(暑熱)의 시(時)에는 무병(無病)하던 사람이 서열(暑熱)을 피(避)하려고 심당(深堂: 집 깊은 곳)이나 대하(大廈: 큰 집)에서 양(凉)을 납(納)하여 얻은 것이면 명(名)하여 중서(中暑)라 한다. 그 병(病)은 반드시 두통(頭痛) 오한(惡寒)하고 신형(身形)이 구급(拘急)하며 지절(肢節)이 동통(疼痛)하고 번열(煩熱) 무한(無汗)한다. 방실(房室)의 음한(陰寒)한 기(氣)가 알(遏)하여 주신(周身)의 양기(陽氣)가 신월(伸越)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대순산(大順散)의 열약(熱藥)으로 이를 주(主)한다.
만약 행인(行人)이나 혹 농부(農夫)가 일중(日中)에서 노역(勞役)하여 얻은 것이면 명(名)하여 중열(中熱)이라 한다. 그 병(病)은 반드시 두통(頭痛)으로 고(苦)하고 조열(躁熱) 오열(惡熱) 기열(肌熱) 대갈(大渴) 한설(汗泄) 나동(懶動)한다. 이는 천열(天熱)이 외(外)에서 폐기(肺氣)를 상(傷)한 것이다. 창출백호탕(蒼朮白虎湯)의 양제(凉劑)로 이를 주(主)한다.
만약 사람의 원기(元氣)가 부족(不足)하여 앞의 약(藥)을 써도 응(應)하지 않으면 마땅히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으로 이를 주(主)한다.' 하였다.
대체(:大抵)로 하월(夏月)은 양기(陽氣)가 외(外)에 부(浮)하고 음기(陰氣)는 내(內)에 복(伏)한다. 만약 사람이 음식(飮食) 노권(勞倦)으로 중기(中氣)를 내상(內傷)하거나 혹 혹서(酷暑)에 노역(勞役)을 하여 양기(陽氣)를 외상(外傷)하면 대부분 이를 앓게 된다(:患). 그 치법(:法)은 마땅히 원기(元氣)를 조보(調補)하는 것을 위주(爲主)로 하고 해서(解暑)를 좌(佐)로 한다.
만약 중서(中暑)이면 곧 음한(陰寒)의 증(證)이니, 그 법(法)은 마땅히 양기(陽氣)를 보(補)하는 것을 위주로 하고 해서(解暑)를 조금 좌(佐)하여야 한다. 따라서 선철(先哲)들은 건강(乾薑) 육계(肉桂) 부자(附子)의 종류(類)를 많이 썼으니, 이는 내경([內經])의 '시(時)를 버리고 증(證)을 따른다.'는 것을 유추(:推)한 좋은 치법(法)이다.
요즘 서증(暑證)을 앓다가(:患) 죽은(:歿) 사람은 그 수족(手足) 지갑(指甲)이나 혹 지체(肢體)가 청암(靑黯: 검푸르다)한데, 이는 모두 그 원인(因)을 궁구(究)하지 않아 그 내(內)를 온보(溫補)하지 않으면서 향유음(香薷飮)의 종류(類)를 널리 사용(用)한 잘못(:誤)이다." 하니라.
또 이르기를 "앞의 증(證)은 당연히 중서(中暑)과 중갈(中暍), 맥허(脈虛)와 맥침(脈沈), 무한(無汗)과 유한(有汗), 발열(發熱)과 불열(不熱), 작갈(作渴)과 불갈(不渴), 혹사(或瀉)와 불사(不瀉), 음한(飮寒)과 음열(飮熱)을 분별(分別)하여 그 음양(陰陽) 허실(虛實)을 변(辨)하여야 하니, 한량(寒凉)한 방제(劑)를 두루 투여(投)하면 안 된다.
대개 하월(夏月)에는 복음(伏陰)이 내(內)에 있다고 하여 고인(古人)들은 부자대순산(附子大順散)의 종류(類)를 써서 양기(陽氣)를 온보(溫補)하였으니, 여기에 지(旨)가 있도다!
어찌하여 요즘 사람들(:今人)은 노약(老弱)한 자가 하월(夏月)에 이르러 식소(食少) 체권(體倦) 발열(發熱) 작갈(作渴) 혹 토사(吐瀉) 복통(腹痛) 두통(頭痛)의 제증(諸證)을 앓는데(:患) 도리어 향유음(香薷飮)을 복용(服)하여 다시 원기(元氣)를 상(傷)하게 하니, 서증(暑證)을 불러들이지(:招引) 않음이 없고, 또 일어나지(起) 못하게 하는가?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의 경우에도 그 내(內)에는 택사(澤瀉) 창출(蒼朮) 황백(:黃栢)의 종류(類)를 사용(用)하였는데, 반드시 살펴서 습열(濕熱)의 옹체(壅滯)가 있어야만 비로소 이를 사용(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리어 그 음(陰)을 휴손(虧損)하게 되니, 당연히 잘 살펴서 사용(用)하여야 한다." 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