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7분이 동시를 보내오셨고, 예심과정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9분의 작품이었다.
본심에 오른 9분의 작품들을 소개하면 이렇다.
2번 쌍봉낙타 외 21편, 12번 대파밭 외 19편, 34번 놀라 자빠진 도서관 외 20편,
40번 저녁별 외 19편, 58번 마씨 말씨 맘씨 외 25편, 65번 모래시계 외 19편,
68번 눈물의 이유 외 19편, 69번 풀내음 미용실 외 19편, 82번 사과 양말 외 28편.
본심 심사과정에 올라온 9분의 작품을 놓고 심사위원들이 읽은 전체 소감을 나누었다.
간단히 옮겨보면 이렇다.
* 2번 쌍봉낙타 외 21편은 사물이나 시를 보는 관점이 일반 동시 쓰는 사람들과 다르다.
한편으로는 관념적인 작품도 있다. 「쌍봉낙타」, 「잠자리의 결혼식」, 「오리너구리」, 「날치」,
「할아버지 한 바퀴」 같은 작품이 괜찮았다.
* 아이들이랑 놀이를 한다고 했을 때, 그 취지에 어울리게 놀이 측면을 많이 살리기는 2번 「쌍봉낙타」,
58번 「마씨 말씨 맘씨」, 괜찮게 본 거는 34번 「놀고 자빠진 도서관」, 65번 「모래시계」 정도였다.
시가 좋다는 관점에서는 2번 「쌍봉낙타」 가 자연스럽다.
* 동시가 확산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보았다. 문학 관점보다도 출판놀이가 시도하는 것이
자리 잡으면 좋겠다. 음악 만드는 자리에서 본다면 확산가능성을 볼 때 쌍봉낙타에 실린 「양파」 같은 작품이
글자 크기를 이용한 동시인데 음악적으로 표현하면 재미가 있겠다. 두 번째는 「마씨 말씨 맘씨」도 말놀이적
측면 때문에 확산 가능성이 있고, 65번 모래시계에 실린 「눈사람 키우기」는 중간에 액자가 들어가 있어
이런 시의 형태가 음악적으로 표현하기는 좋은 소재이다.
* 전체 시를 읽고 나니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발상이 새롭다 싶으면 시가 얕아서 너무 깊이가 그렇고, 시다운
측면이 있다면 조금 식상한 느낌이 들었다. 작품 보면서 2번 작품에 별표 했고, 이 작품은 65번과 서로
대조가 된다.
* 시하고 유희하고 만난다는 게 문학이냐 아이들 호기심이냐. 아이들 호기심에 다가가려니 시가 경박하고
가볍고 약해지고 유희나 풍자가 해학으로 가서 좋은 동시가 나와야 되는 데 이런 점에서 아쉬운 작품들이
많았다.
본심작 읽은 전체 소감을 나눈 다음에, 다시 심사위원들이 9분 가운데 2분씩의 작품을 집중 토론할만한
작품으로 추천을 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해서 심사위원들이 공통으로 많이 뽑아주신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집중 토론에 들어갔다.
먼저 65번에 대해 나온 이야기를 옮겨본다.
* 65번 작품 중에 「태풍」, 「풍경」, 「스파이더맨」, 「슬리퍼」, 「빨래동산」, 「모래시계」,
「눈사람 키우기」, 「기차나비」, 「시장 구경」, 「뒷모습」이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고르다.
초보 같은 작품이 없고. 작품을 읽어보면 아이, 사물, 생명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에서 휴머니티가 느껴진다.
* 시상도 독특하다고 볼 수 없고 언어 감각도 세련된 느낌이 들지는 않는데, 그런데도 묘하게 읽히는 맛이 있다. 65번은 심심함에서 오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애들한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는데 이걸 점수로 주고 싶다.
시인이 애정을 가지고 일상을 계속해서 안 떠나고 자기 고집으로 가져가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냥 일상인데 한 번 눈길 가게 만드는 느낌. 그러나 세련된 느낌은 없다. 심심함이 역으로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이에 비해 2번 응모 작품은 재기 발랄하다. 2번과 65번은 색깔이 다르다.
* 65번의 소재는 대부분이 일상인데 일상을 따뜻하게 재발견하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은 이런 시가 재미없게
되는데 이 작품은 일상에 따뜻한 눈길이 가게 만든다. 화려한 건 없지만 약간 무디고 구수한 맛, 그런 맛이 있다. 재기발랄, 톡톡 튀지는 않지만 어떤 면에서 삶의 은근한 이면이 드러나는 것도 같고, 요즘 아이들도 이런 시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얼마든지 노래를 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 65번은 네 편 정도가 괜찮았다. 다른 것들은 어디서 본 듯한 느낌. 아까 심심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과연
이 시들을 읽고 다시 또 읽고 싶겠는가. 이런 시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
다음은 82번에 대해 나온 이야기들을 옮겨 본다.
*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하면 무겁다. 놀이를 하고자 하는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놀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작가의 놀이 아이의 놀이. 요즘 많은 동시집들이 있지만 가슴에 못 막힌 아이들 하나라도 보듬어
주는 힘을 가진 동시집들을 보기 힘들다. 이 부분을 출판놀이가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82번이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
* 아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이런 부분에서 해방감을 주지 않을까. 풍자 해학의 요소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아이들 유희와 만나는 지점이 있을 텐데 무겁지 않게 재밌게 다가왔다.
* 82번이 무겁게는 안 읽혔다. 「대추나무 의자」는 짠하기도 하고 기존의 작품과 엮으면 밀도 있게 작품집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 시적 발상이 약간 관습적인 것에 기대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신선한 느낌이 덜 든다.
* 82번을 봤을 때 편차가 심하다. 「아이와 붕어빵」을 봤을 때 붕어빵이 꼬리부터 먹힐까 머리부터 먹힐까
하는 장난기 있는 재밌는 장면이 떠올랐다. 춤과 놀이가 연상되어 재미있었다.
2번 작품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 전부 동물을 소재로 했다. 「쌍봉낙타」는 읽는 재미가 있다. 생각하게 하는 동시다. 사물에 대해 말을
걸어보고 요리조리 뜯어보며 생각하게 하고 놀이도 하고 말놀이, 의미도 있다. 「빙어」 같은 시도 재미있다.
* 「자나방애벌레」시가 귀엽고 재미있다. 빙어를 아는 사람들은 「빙어」시도 재미있겠다. 감각적이다.
* 비유가 감각을 일깨우지만 가슴 뭉클하게 하지는 않는다. 가슴을 짠하게 하고 아프게 하고 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조화가 필요하다.
* 책을 만들 때 동물들을 형상화해서 그림도 예쁘게 그리면 재미있는 놀이 요소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동물들이 계속 소재로 나오면서 살짝 식상한 점도 있는데, 그 시편들 중에 「자나방 애벌레」는 반짝반짝
하는 게 좋았다. 「시골 처녀나비」는 좀 떨어진다. 이런 몇 편을 뺀다면 쌍봉낙타가 괜찮아 보인다.
「잠자리의 결혼식」 이런 동시들을 애들이 어찌 읽을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연애시 같다. 상당히 에로틱한.
이런 점에서 새롭다.
* 「자나방애벌레」에 ‘모자를 걸어놔도 되겠지’ 이런 표현은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시적 인식의 문제다.
감각이 감각 그 자체로 떨어져 나간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신뢰를 갖게 하는 작품도 많다.
9분 가운데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세 분을 놓고 집중 토론을 한 다음 어느 작품을 출간 결정작으로 뽑을
것인가, 다시 의견을 나누었다. 심사위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해 준 2번과 65번을 출간 결정작(당선작)으로
정하였다.
출판놀이에서 시도하는 첫 주머니속 동시집 기획에 응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출판놀이 주머니속
동시집 공모는 무슨 상금을 내걸고 작품을 공모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응모를 해 주셨다. 심사위원들하고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중에, 많은 상금을 내 거는 공모제도와, 출판놀이에서 하는
이런 공모제도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잠깐 얘기를 나누었다.
상금을 내건 공모 제도가 갖는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익히 아는 바이니 더 말할 건 없고,
상금을 내 걸지 않은 출판놀이 공모가 갖고 있는 차별성은 일단은 <운동성과 소통>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놀이는 단순히 출판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일종의 문화운동을 겸한 출판사를 지향하고 있다.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출판놀이를 통해서, 작품 쓰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소통하는 장을 어떻게든 마련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그래서 출판놀이에서는 놀이단도 조직하고, 어떤 형태로든 주머니속 동시집이 나오면 이 시집을 갖고 적극적으로 아이들이 있는 현장을 찾아가 놀아볼 것이다.
아이들이 이 시집을 갖고 노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들은 출판놀이 카페나 다른 통로를 통해서 함께 공유해
갈 것이다.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대중들과 함께 즐겨보도록 하겠다. 이번 주머니속 동시집 공모에
응모해 주신 많은 동시인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첫댓글 두분 축하드립니다
노래로 그림으로 입에서 숭얼숭얼신나게 한판 놀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숭얼숭얼, 표현이 재밌어요. 축하 감사드려요!!!
@동동 저도 기원합니다. 기원이니까~~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두 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본심에 제 작품도 끼어있어 흐믓하네요 ^^
아, 훌륭하셔요. 언제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음엔 꼭 성취하시기를 기원할게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동동 아, 그러셨군요. 시리즈로 나온다니까 다음번에는 꼭! 샘의 시를 만날 수 있기를......^^
함께 동시로 소통하며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와~~~ 어떤 놀이로 발전할 지 기대됩니다^^ 출판놀이 첫 주자가 두분이라 더 좋네요 ㅎㅎ
저도 두 명이라 참 좋습니다. 동시로 노는 마당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동동 저도 기대된답니다. 감사드려요.^^
축하드려요. 어떤 작품일지 굉장히 궁금해요^^ 동시집으로는 어떤 놀이가 탄생할지도 궁금하고요.
놀자, 놀자, 동시로 놀자. 얼쑤. 어린이 문학에 새바람이 일어나겠네요. 기대 만땅입니다~~ㅎㅎ...
기대 만땅~, 저도 기대 만땅입니다. 축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재미있어야 할텐데....어른도 아이도 노력할게요.^^
이영애 선생님, 축하해요. ^^ 꾸준한 모습이 오늘을 있게 했으리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주욱~~~ 진심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