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가운은 동복과 하복이 없습니다
◎ 우리 목회자는 부활절부터 흰 가운을 입기 시작하여 늦가을에 찬
바람이 불 때 가운으로 바꾸어 입습니다. 예배 시에 입는 가
운도 동복과 하복의 개념이 있는지요?
◎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와 감리교는 예배 시의 가운을 통일하였다
고 하는데 그 내용을 알고 싶습니다.
주님의 날 예배를 인도하는 성직자의 복장이 차이가 심한 것을 볼 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정교회나 천주교회나 성공회나 루터 교회서는 성직자들이 예복을 철저히 입고 예배를 드리는데, 개신교는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에 따라 복장의 차이가 많이 발생합니다. 개신교 중에서도 오순절 계열의 교회에서는 거의가 일상복을 입고 예배를 인도하는가 하면 감리교나 장로교에서는 대부분 목사가 여름과 겨울에 가운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그 이유를 물으면 대체적으로 더우니까 흰 것을, 싸늘하니까 검정색을 입는다는 웃지 못할 대답을 듣습니다. 즉 동복(冬服)과 하복(下服)의 개념으로 가운을 입고 있음을 봅니다. 그러나 이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대답입니다. 성직자의 복장은 단순한 계절복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역사적인 유래와 전통이 담겨 있습니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후 개혁자들에 따라 예배는 크게 네 줄기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예배 의식을 존엄하게 보존하려는 루터 계열입니다. 말씀과 성찬 성례전을 매주일 지키는 예배의 지속이었습니다. 둘째는 설교만을 예배에서 존속시키고 모든 예전 의식을 경시했던 츠빙글리 계열이었습니다. 그는 예배당 안의 어떤 성상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철거시켰고 심지어 예배용 악기도 없애 버릴 정도였습니다. 셋째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찾아 말씀을 강조하면서도 성찬 성찬 성례전을 매주일 거행할 것을 주창하면서 예배의 존엄성을 그대로 살려 나가려고 했던 칼뱅과 부처의 계열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직 말씀만을 중심하고 회심과 죄씻음을 강조하면서 성인 세례만을 고집했던 재세례파입니다.
한국의 장로교는 분명히 칼뱅 계열로서 그 신학과 예배와 기타의 교회생활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칼뱅은 예배 때마다 당시 제네바의 법관들이 입던 검정 가운을 입고 예배를 정중히 집례하고 설교를 하였습니다. 그 후 스코틀랜드 교회를 비롯하여 세계의 장로교는 나라마다 자신들의 고유한 성직자 복장을 만들어 입거나 제네바 가운을 입는 것을 하나의 전통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부활절과 성탄절만은 흰 가운을 입고 예배를 인도하였습니다. 나머지 주일은 여전히 검정색 가운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각 나라의 교회는 검정색에 대한 국민적 정서가 맞지 아니하여 색깔을 달리하는 경우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나라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는 1993년 78회 총회에서 우리의 목사와 장로 가운에 대하여 연구를 거듭하게 한 후 중요한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 내용은 가운의 형태는 칼뱅의 전통을 이어받고, 색깔은 성령님의 뜻하는 비둘기색과 같은 밝은 색의 가운을 입되, 셔츠도 성직자 셔츠를 입도록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장로와 목사는 동일한 가운을 입되 목사만이 멍에를 맨 성직 수행을 표시한 스톨(드림천)을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감리교도 성직자들이 입어야 할 예전복을 제정한 바 있습니다. 외국 교회 예배신학자들은 한국 교회의 이러한 결정에 대단한 평가를 하면서 한국 교회의 성숙성을 치하한 바 있습니다.
장로교는 비록 엄연한 총회의 결정이 있더라도 시행은 개교회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하기에 이러한 결정도 강제 규정이 아닌 권장 사항으로 정한 바 있습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밝아진 가운의 색깔을 선호하는 경향이 드두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한국 교회의 이러한 결정은 자랑스러운 결정이 되고 우리 교회 성직자들의 고유한 복장이 되리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랑스러운 결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성직자의 가운이 동복과 하복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이것은 실로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목사가 예배 인도 시에 입는 예전복을 교회력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어떤 개신교 목사들은 가운 자체를 교회력에 따라 정해진 예전 색깔로 맞추어 입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도 목사의 예전복인 가운을 동복과 하복의 개념으로 색을 달리하면서 입는 경우는 없습니다. 여름철이기에 흰 가운을 입는 것이 아니라 1999년의 경우 4월 4일 주일이 부활주일이기에 흰 가운을 입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교회력에 따른 예전 색깔의 변화는 가능하나 계절에 따라 변하는 예전 색깔이나 하복과 동복이 없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댓글 언젠가는 한국 교회의 이러한 결정은 자랑스러운 결정이 되고 우리 교회 성직자들의 고유한 복장이 되리라고 봅니다.
아멘~주님께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