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9일 약산회제 27차 정기산행 두타산~
일시:2011년 6월 19일
코스:댓재~햇댓등~통골목이~두타산(1353m)~박달재~무릉계곡~삼화사~무릉계곡 주차장
13km 총 7시간 소요
날씨:쾌청
참가인원:54인의 약산건각,,
한해를 절반이나 넘어버린 6월,,夏至를 코앞에 두고,안그래도 짧은 밤인데,,
늦은 손님을 치루고 새벽 3시에야 겨우 잠을 청한다.
1주일 내내 바빳던 탓에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채..
못 깨어 날거면 겨우 문자만 보내고 못 가리라 마음 먹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무엇에 끌리듯 깨어난 시간 5시 30분,,잡히는 데로 옷가지를 챙겨 입고
6시 집앞 길 건너편에서 차를 기다린다.
오늘도 허만돈부회장의 차를 박찬선 선생과 김고문님과 함께,,, 얻어 탄다.
요즈음 갑갑한 심중과 맞딱 뜨려 지는듯,,산대장팀께서
모두에게 갇혀있던 여행본능을 자극한다..
오늘은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두타산행이다~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에 있는 태백산맥의 主峰이며
북쪽으로 무릉계곡,남쪽으로 태백산군,,,
두타하면 청옥이 꼭 따라 오지만 오늘은 두타산행마저도 빠듯하다.
평소보다 1시간 이른 6시 시약을 출발한 버스를
6시 30분 성서 홈플러스 앞에서 받아 탄다.
54인의 우리 약산인은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중앙고속도로를 접어든다.
좀 이른 시간덕분에 시원한 고속도로를 단숨에 달려 군위휴게소에서
미역국으로 이른 아침 식사를 한다. 오늘 아침 스폰스는 북구 강미숙 선생이시다.
곧바로 출발한 우리버스는 8시 20분 영주ic를 통과해서는 여기서부터 국도를 따라
봉화 외곽을 돌아 봉화 명산휴게소에 잠시 휴식한 다음 내륙 국도를 달려
이젠 폐허가 된 태백시의 아파트촌 옆을 지나 친다.
거기도 어김없이 계절은 지나 가는것..
이젠 빨간 장미가 쇠퇴하면서 하이얀 찔레꽃의 계절이다.
6월은 끝까지 흰색을 안고 가려는듯,,눈돌리는 곳마다 산야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개망초꽃.
건너편 산위에는 하얀 밤꽃이 허드러지게 피어있다.
뿌리 내린 논의 모들은 나날이 짙어만 가고,,
녹음이 짙어갈수록 멀리서 보리밭,밀밭이 익어가는소리가 들린다.
6월의 창밖은 산기슭에 햇살이 자지르지듯이,,, 따뜻한 기름을 퍼붓듯이,,
비스듬한 계단식밭에 고랭지 배추가 익어가고 있다.
꼬불꼬불 길에서 멀미가 날때쯤 10시 40분 댓재에 도착한다
뜨거운 햇살아래서 5분 몸풀기를 한후 A조 20명을 남기고
나머지 34명을 태운 버스는
무릉계곡 주차장으로 B조와 특A조를 내려놓으려 간다.
서둘러 행장을 챙기기가 바쁘게 11시 좁은 등로를 따라 숲길로 접어 든다.
해발 810M 댓재에서 시작한 오늘산행은 두타산 1353M고지를 향해 500M여해발차를
거스르며 6.1KM거리를 치고 올라야 한다.
산초입부터 금강송과 참나무 군락의 원시림이 내뿜는 달고 서늘한 공기를 마시며,
30분후 어느새 햇댓등의 작은 봉우리를 우회하여 완만한 능선의 육산의 숲길을 들어선다.
마치 더위를 먹은듯 숨이 차고 견디기가 힘들다.
열기에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평소에 너무 지쳐 있고 관리하지 않은 체력이 바닥이 났다.
선두는 시야에서 벗어났는데 민폐를 끼치고야 만다.
정샘께서 배낭을 달라지만 고집을 피우다가 보다못한 선업선생께 배낭을 뺏기고야 만다
다시 속세로 돌아가면 열심히 체력키우기 작전에 몰입해야 겠다.
완만한 육산을 이렇게 힘들어 하다니,,,
키 맞춘 떡갈나무 그늘진 오솔길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면
내 영혼은 흠뻑 녹색물이 든다.
불어오는 솔바람에 근심을 날려 버리고
각박했던 삶에 좁아터진 마음이 말없는 산의 너름 품에 안겨 위로받는다.
숲속에서 가끔씩 만나는 작은 풀꽃들에 눈이 호사를 누리고
자연속에 내몸을 맡기고 산새소리 벗삼아
하늘을 이고 나뭇잎을 스치면서 그저 걷기만 할뿐이다.
유달리 이산은 참나무종이 많다.떡갈,신갈,갈참,상수리,,,,
통골목이 근처에서 산대장일행은 벌써 중식을 챙기고 계신다.
시원한 그늘 속에서 점심,,여태껏 힘들었던 고통을 위로받는다.
총무님 사모께서는 직접 재배 하셨다는 갖은 야채를 권하신다.
매끈한 총무님 외모가 사모덕분인 것이다.무엇하나 나무랄데가 없는 분이시다.
희래선생은 애써 가져오신 막걸리를 나눠주시고
누군가가 매실주를 권하고,, 재 충전해서 두타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능선의 우측은 동해가 따라 붙고,급경사의 깊은 골짜기가 펼쳐진다.
여기서 태백준령의 동고 서저 지형을 엿볼수 있다.
굴참나무 너른 잎새사이로 언듯 트인 청정한 하늘이
화창한 빛줄기 되어 마음에 빛발쳐 온다.
두타8부능선은 굴참나무 군락지이다.
산을 오르면서 이간사는 저쪽 팀이 궁금한지 내내 무전기를 때려본다.
조미경선생은 무전기 받기도 힘든가보다..한창 음악회가 무르익고 있는듯,,
아하!,,,나무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하늘이 말을 하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산에선 오직 새만이 유일한 이야기 꾼이다.
녹색의 숲으로 들어서면
뻐꾹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노래만 들려오네,,
멀리 아카시아향 살포기 날아오고
발효가 되어가는 원시향에 취해
이름모를 야생화 꽃단지를 돌아갈 때쯤 마지막 깔딱고개를 지나치니
파란 하늘금이 나타나면서 3시간 고투 끝에 도착한 두타정상,,
14:30 잡목들이 스러지고 두타산 정상에 진입한다.
그동안 답답했던 시야를 보상하듯 시원한 조망이 들어온다
1353M 두타산 정상 표지석이 동해쪽을 바라보고 돌아서있다.
북쪽으로 둥글고 완만한 봉우리 청옥산과 그 뒤 고적대가 뾰족하니 서있고
그뒤로 갈미봉까지 장쾌한 능선이 뻗어있고 ,
오른쪽으로는 쉰음산 덕항산 상월산등 백두대간 능선이 참으로 통쾌하다.
頭陀山은 불교의 頭陀行에서 따온말 ,항상 조용한 곳에 머무르면서 의식주에
얽매이지 아니하며,번뇌의 티끌을 털고 도에 정진하는 것이 두타행이라네,,
두타하면 청옥이 같이 따라 붙는다.
頭陀는 骨山, 靑玉은 肉山, 4KM거리에 한 봉우리로 제대로 청옥을 돌아내려오면
23KM구간 대간꾼들도 이틀이 빠듯한 거리이다.
두타산을 접수하고 이젠 하산길,,본래 계획을 수정하여 희래선생이 박달령으로
내려가자는 제의에 산대장님도 수락을 하신다.
남교수님은 벌써 청옥산을 향해 날아가신 듯,,나머지 19명이 박달재로 향해
이젠 내리막길이다.
40분후 박달재 삼거리에 도착,,여기서 능선 사면을 내려선다.
이어지는 지루한 너덜길,,오랜풍화로 부서진 바위돌이 그득한 경사길이
하산을 더 힘들게 한다.
울창한 송림사이 굴참나무 숲,,지루한 하산 끝에 만난 무릉계곡의 진풍경,,
이세상으로 소풍왔다던 어느님의 세상이 여기가 아닐런지,,
名不虛傳,,,과연 신선이 살았음직한 무릉도원이다..
漸入佳境,,, 갈수록 진풍경
이곳에 늘어져 놀고 싶지만 갈길이 멀어 지나친다.
두타의 진풍경은 여기에 다 녹아 있다.이곳을 간과했더라면 얼마나 아까벘으랴..
아래 B조가 기다린가는 전갈과 이미 저녁 석양이 드리워 지기 시작한 시간이라
走馬看山식으로 내려선다.
이윽고 신라선덕왕 640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삼화사,,경내를 볼틈도 없이 바삐 내딛고,
아치형 다리를 지나고 일주문을 지나 내려오니 좌측에 1000평은 너끈히 넘은 직한
커다란 암반하나가 바닥에 드러누워있다.,,이름하여 무릉반석..
산,계곡,물이 어우르진 이곳을 詩人墨客들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을 터..
바위를 글씨가 빼곡이 덮고 있다.
일주문지나 바로 우측에 초서 음각이 있길래 유심히 읽어 본다.
조선초기 문장가 양사언의 초서이다.
武陵仙源,中台泉石,頭陀洞天,,,이때부터 이 지역이 무릉계곡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유래이다.
어느듯 지친 어깨,무거운 다리를 느낄즈음,,무릉계곡주차장옆 집단 지구 식당에서
먼저 도착한 B조와 특A조가 이미 하산주를 끝내고 우리A조를 기다리고 계신다.
저녁7시가 되어 하산완료,,갈길이 멀다,,격려속에서 음나무 삼계탕으로 하산주를 곁들인다.
힘든 만큼 오감이 즐거운 산행이었다. B조와 특A조도 모두들 만족 해 하신다.
계곡에서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내신 듯 모두들 화색이 만연하시다.
7시 30분 1호차와 2호차로 나눠 타고 귀가 길에 오른다.
1호차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선업선생이 또 무슨 재치로 즐거움을 주고 있겠지..
아마 오늘 MC는 허만돈 선생이겠지,,그를 능가할 사회는 본적이 없다 적어도
이 약사회 안에서,,,
갈때보다는 좀 짧아진 귀가길 시간,,4시간여를 지나 성서홈플러스에서 내린다.
돌아오는 길 역시 또 신세를 진다,,받은 만큼 돌려줘야하는 인생인데,,
오늘은 왠지 신세를 많이 진 하루였든 듯..
또 만날날들이 많이 있으니,,
약산선생 여러분!!체력 많이 키워서 다음달에 뵙시다~~
첫댓글 "혜령님"글을 보니 반갑네요! 역시 머리좋은 여선생이라 그런지 나보다 아주 상세하게,실감나게 산행과정을 서술하여 미쳐 몰랐던 역사적인 유래까지 알 수 있어서 좋네요.잘 읽고 갑니다!! 환자건강만 신경쓰지말고 본인 건강도 챙기고요....
기다린 보람이 있는 산행후기,~~조작가님의 후기를, 카페를 들락 날락 기다린지 5일째,~~드디어 아름다운 장편의 서사시를 오전 내도록 읽고있습니다,~~과연 약산의 대표작가 답게 멋진 문장과 감정이 살아 움직인다,~~마치 내가 조작가님과 동반산행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것 같다,~~산행에서 흘려보고 잘 못 느끼는 것들을 조작님이 다 일깨워 주는 것 같다,~~조작가님,~ 약국일 가정일 다 바쁜 줄 아는데 우리 약산님들 위해 산행 후기 쓰는 수고도 마다않고 이렇게 아름다운 장문의 후기를 올려 ,~~약산님들을 즐겁게 해 주시고,~~조작가님 고맙고 ,~~사랑해요,~~건강 잘 챙기세요,~~~
전 산행길 내~내 머리는 텅빈채..아랫쪽으로만 기가 몰려 열심히 걷기만 했는데~..선배님은 자연산 뷔페식하듯이 골고루 느끼고~보고~기록하며 맛깔나게 관리하시네요..혜령누님은 신령님과 친척이신가봐요? ㅎㅎ 존경합니다요~
하나하나 노치잔코 상세히 대서사시를 을펐네요..에구 총기도 조은기라~~머라캐싸도 조작가의 글 솜씬 첨이나 오늘이나 여전히 녹슬지 않았구먼...수고했어요
절믈때 하룻밤 새워도 담날 아무 무리없이 산행하든 팔공산 산다람쥐도 이제 나이가 쫌드신강...
이제 맘만 믿지말고 평소 건강식하고 주위에 있는 죤 약도 챙기고 평소 체력단련 열심히 하시고...
정말 요놈의 나이는 못 속이는기라..50대중반에 들어서면 앞으로 갈 길도 생각 해야하고...
남은 연골도 생각 해 볼때 ㅎㅎ A===>B===>특A 화이팅 화이팅~~
고군분투하는 A조가 벌어준 시간이 있었기에 B도 특A도 여유로운시간을 얻어 아름다운 시간들을 누릴 수 있었겠지요. 참가54인 모두 모두 나름대로 즐기는 승자들이셨습니다.
팔공산 다람쥐가 왜 그렇게 힘들어 하나 했더만 그전날 거의 못 잤네요..그래도 A조를 고수 하시고~메모도 하며 정말 산을 즐기는 분이십니다~담달엔 많이 푹자고 회복하여 즐산 되시길~잘 읽고 갑니다~
이 후기로 모든 신세를 모두 다 돌려준 것 같아요 바랍니다
이 아름다운 후기를 읽게 되기에 넘 행복하고
앞으로도 쭉 아름다운 후기를 볼 수 있게끔 항상 언니의 건강 챙기시길
챙기도록 뭘 해드려야 할건데 말만 하네요
뻐꾸기 소리에...지저귀는 새소리에...풀 찔레향기에...오솔길에... 솔바람에...녹색 숲 속 깊이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아하!,,,나무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하늘이 말을 하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산에선 오직 새만이 유일한 이야기 꾼이다.
녹색의 숲으로 들어서면 뻐꾹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노래만 들려오네".....어찌 이렇게 한마디로?.. 사설이 필요없습니다
그져 이글로 산행의 느낌을 대신하네요.....담달에도 아름다운 인연의 향기를 뿌려주시길~~!!!!!
조작가님 A조로 산행하시느라 무지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그 덕에 이렇게 훌륭한 후기도 볼수있고요...
우리 약산회에 조부산대장님 없으면 무슨 재미로.....
멋진후기 읽고 또 읽었습니다.. 멋진구절은.. 마음을 담고, 영혼을 담아.. 보는 이의 심금을 울리네요.. 감사해요...
후기를 읽는 동안에도 행복하고...가슴에는 감동을 남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