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6년 9월 11일 (일)
o 날씨: 맑음 (구름 약간)
o 산행경로: 남창주차장 - 은선동 갈림길 - 남문 - 북문 - 갓바위 - 은선골 - 은선동 갈림길 - 원점회귀
o 산행거리: 10.5km
o 소요시간: 3시간 반
o 지역: 전남 장성군
o 산행정보: 입암산
o 일행: 나홀로
▼ 등산지도
오늘은 입암산이다. 입암산은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하며, 인근에 있는 내장산과 백암산의 유명세에 비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입암산성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단풍산행의 메카인 내장산, 백암산과 함께 가을산행을 나서는 산객들이 많지만 여름 계곡산행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입암산은 남창계곡을 끼고 있다. 또한 백암산과 연계산행코스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여름이 지고 가을이 오는 길목, 오늘은 어떤 그림을 보여줄까? 시정을 방해하는 옅은 안개가 마음에 걸린다. 남창주차장(주차비 5천원)에 주차를 하고 천천히 입암산으로 걸음을 옮긴다.
▼ 남창주차장 (들머리)과 입암산 주변부 암릉
진행방향으로 멀리 암봉이 보인다. 갓바위는 아닌 것 같고... 망덕봉인가? 도로를 따라 가면 좌측에는 전남대 수련원이, 정면으로는 남경산기도원이 보이고, 등산로는 그 좌측으로 이어진다.
▼ 남창주차장에서 바라본 입암산 방향 (망덕봉?)
등산로는 좌측에 남창계곡을 끼고 이어진다. 계곡에 조성되어 있는 삼나무가 우측의 멋진 별장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 같다. 별장이 끝나는 지점에 탐방지원센터가 있다.
탐방지원센터의 우측은 몽계폭포와 백암산 방향이다. 백암산과의 연계산행은 이곳에서, 내장산과의 연계산행은 약 1km 위에 있는 장성새재 옛길~순창고개로 통해 많이 이루어진다.
▼ 탐방지원센터
탐방지원센터 주변에는 숲속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하늘을 가리는 수목 아래를 걷다보면 입암산성 탐방로를 지나고 등로도 차츰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탐방로 입구 왼쪽에는 입암산성 순절제위 위령제단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 입암산성 탐방로 입구
▼ 입암산성 순절제위 위령제단
바람은 한점도 없는데 숲길은 꽤나 시원하고 청량하다. 하늘을 가릴만큼 무성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기운을 그대로 느끼게 된다. 산책하듯이 약 1km 를 걸다보니 어느듯 '장성새재 옛길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순창고개를 넘어 내장산, 백암산과 연계된다.
▼ 장성새재 옛길 갈림길 (주차장에서 1km)
[장성새재] 이 길은 옛 선조들이 장을 보러 가거나, 한양에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정읍으로 넘어 갈때 지름길로 이용한 고개다. 새재라는 이름은 '새의 목처럼 잘록하게 생겨서', '새도 쉬어 넘기 때문에', '샛길(間路) 이라는 뜻'으로 새재라고 한다. 옛날에는 이 길을 통행하는 사람들이 많아 주막이 있었으나, 1960년대 말부터 마을 사람들이 떠나고 군사용 도로로만 이용하다가 지금은 차량의 왕래는 막고 '숲속 탐방로'로만 이용하고 있다. (안내판)
어느 산을 가더라도 등산로에는 돌(石)이 많다. 이곳도 다를바 없지만 등산로의 경사가 완만해 숲속 산책로 같다는 느낌이다. 장성새재 옛길 갈림길에서 그렇게 1km를 걷어가면 은선동 삼거리다. 중간쯤에 삼나무가 조성되어 있는 숲체험길도 있다. 내 나이와 비슷한 수령의 삼나무가 숲속의 청량감을 높혀준다. 저 삼나무들은 아직도 청춘인데.... 우리는 이미 가을에 들어와 있다.....
▼ 은선동 삼거리 방향 등산로
▼ 은선동 삼거리 (주차장에서 2km)
은선동 삼거리는 우측의 입암산성 남문과 좌측의 은선골로 갈리는 갈림길이다. 어느쪽을 가더라도 갓바위 아래에서 합류하게 된다. 갓바위까지 거리는 우측길이 3.5km, 좌측길은 2.8km다. 오늘은 우측으로 올라가 좌측으로 내려올 계획이다. 계속하여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가 이어지며, 등산로 주변에는 조릿대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 은선동 삼거리 차단성 안내판을 읽고 좌측을 바라보니 무너진 성벽의 흔적이 보인다.
▼ 남문 방향 등산로
▼ 은선동 삼거리 차단성 안내판
[은선동 삼거리 차단성] 입암산성은 성곽을 보호하기 위해 계곡을 따라 성문까지 보호시설을 설치한 난공불락의 요새다. 이곳의 유적은 입암산성을 초입부터 지키기 위한 차단성으로 쳐들어오는 적들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곳이었다. 엣날 선조들은 산성외곽에 차단성, 옹로(유인하는 통로) 등을 설치하여 적의 침입에 대비하였다. (안내판)
▼ 이런 나무도 만나고....
완만하지만 계속되는 오르막 길, 머리와 등에서 땀이 차오르고 눈앞에는 높다란 성벽이 길을 가로 막는다. 입암산성 남문이다. 성벽 뒤쪽에는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 입암산성 남문 (주차장에서 3.2km)
이곳에서 부터 갓바위까지 입암산성과 관련한 몇개의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삼한시대에 축조되어, 몽골과의 전쟁, 정유재란, 동학농민혁명 등의 다양한 역사를 간직한 호남제일의 산성이라고 한다....
▼ 입암산성 관련 안내판 모음
입암산성 남문을 지나 다시 숲길을 0.5km 정도 지나면 하늘을 덮고 있던 숲길에서 벗어나 습지 같은 평원을 만난다. 입암산성의 해자(저수보)로 사용되었던 곳이며, 지금은 습지로 변한 모습이다.
▼ 성내마을터 방향 등산로
▼ 입암산성 해자(저수보) 안내판 모음
해자(저수보) 주변은 갑오개혁이후 사람들이 몰려들어 '성내리'라는 마을을 이루었으며, 습지는 농경지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우거진 수풀만이 과거의 시간을 담고 있다.
▼ 성내마을터 (주차장에서 3.9km)
성내마을터를 약 0.3~4km 지나면 등산로의 우측으로 1백m쯤 들어간 곳에 의병장 윤진의 순의비가 세워져 있다. 수풀이 깊어 혹시라도 벌이나 뱀을 만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최근 대간산행에서 두차례나 벌에 쏘인터라 더욱....
▼ 윤진 순의비 (주차장에서 4.1km)
등산로가 완만하다. 숲속 터널을 벗어난 하늘에서 햇볕이 쏟아지지만 숲의 청량감이 압도한다. 시원하다. 이렇게 약 0.7km를 걷다보면 입암산성 북문을 만난다. 북문은 남문에 비하여 성곽의 형체가 분명하지 않다.
▼ 북문 방향 등산로
▼ 입암산성 북문 갈림길 이정표 (주차장에서 4.7km)
북문에서 갓바위 정상까지는 0.8km, 잠잠하던 등산로가 고개를 치켜든다. 나무사이로 보이는 갓바위는 통바위의 모습이다. 이곳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하는 내장산, 백암산과 입암산의 암봉은 형체가 비슷비슷하다. 주왕산, 청량산, 군자산 등과도 비슷한 모습이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갓바위
갓바위 정상을 앞두고 가파른(?) 나무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계단 상부에 입암산을 지키는 수호신 '거북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전체적인 모습으로 봐서는 왜 거북바위인지 약간 의아스럽기도 하다. 바위의 갈라진 겉모습이 거북을 닮아서 그런가?
▼ 갓바위 방향 등산로
▼ 거북바위
[입암산성의 수호신 거북바위] 거북은 물과 물을 오가는 동물로 옛날부터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존재로 생각되었다. 옛날사람들은 거북이 적군들을 저승으로 인도한다고 생각하여, 산성의 중요지점에 자연석을 활용한 거북바위를 조성하였다. 입암산성의 거북바위는 머리를 쳐 들고있는 거대한 모습으로 지금까지 입암산을 지키고 있다. (안내판)
거북바위를 지나 언덕을 올라서며 갓모양을 닮은 갓바위가 그 위용을 드러낸다. 갓바위 왼쪽 뒤로 방장산도 보이고....
▼ 갓바위 (주차장에서 5.5km)
[입암산(626m)]은 정읍시 입암면과 전남 장성군 북하면의 서부지역에 해당된다. 내장산 국립공원의 경계에 위치하고 주위에 축성한 백제 때의 입암산성과 더불어 내장 6봉, 백양 3봉과 함께 호남의 손꼽히는 명승지이다. 실제로는 내장산 11봉과 백암산의 6봉을 비롯해서 이 입암산 지역을 통틀어 내장산국립공원으로 일컫고 있으나 내장산, 백암산의 명성에 가려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폭포와 소, 울창한 숲으로 천연의 신비경을 간직하고 있어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내장산에 못지 않는 가을단풍은 찾는 이의 발길을 붙들어두기에 충분할 만큼 아름답다. 입암산 서쪽 정상에 있는 갓모양의 바위를 속칭 '갓바위'라고 하는데 입암산이란 이름이 이 바위에서 유래되었고 북쪽 산아래 면 이름도 입암면이다. 이곳은 사직제,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봉수대로도 사용되었으며 제석암 또는 제석봉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구석구석)
갓바위는 뽀족한 암봉이라 사방팔방의 조망이 훤하게 트여있다. 정상부에는 서쪽으로 방장산과 선운산, 변산은 물론 멀리 새만금간척지까지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오늘은 시정을 방해하는 연무가 야속하기만 하다....
▼ 갓바위 전망대
▼ 갓바위 정상부 모습과 방장산 (펌)
▼ 갓바위 정상부에 있는 안내판
갓바위에서 바라보는 내장산과 백암산도 실루엣 정도만 보인다. 가을 어느날 다시 찾아갈 것이다... 바로 건너편이 입암산 정상이지만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이곳 갓바위가 정상을 대신하고 있다.
▼ 갓바위에서 바라본 내장산과 백암산 파노라마
갓바위 정상부에 앉아 나홀로 늦여름, 초가을 정취를 즐긴다. 하산은 은선골 방향이다. 하산길도 마찬가지로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이며, 좀 더 경사가 심한 편이다.
▼ 은선골 방향 하산길 (우측방향, 주차장까지 4.8km)
▼ 하산길 전망대에서 갓바위를 올려다 보니....
▼ 입암저수지 방향도 조망해보고....
하산길에 갓바위로 향하는 산객들을 많이 만난다. 남문방향으로 올라갈 때는 한명도 만나지 못했는데....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오는 산객들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정상에 대한 기다림과 기대가 없어진 후라 오히려 저들이 부럽기도 하다...
▼ 은선골 방향 등산로
▼ 안부 쉼터 (갓바위 기점 1km)
안부 쉼터를 지나고 등산로는 은선골 계곡을 끼면서 완만하게 내려간다. 나무와 돌과 흙과 함께하는 하산길, 평온하다. 등산로가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이 든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성판악~한라산 코스와 얼추 닮은 구석이 많다...
▼ 은선골 등산로
은선동 삼거리에서 다시 합류하여 주차장으로 향한다. 숲체험길 구간에서 숲속으로 들어가보니 숨쉬는 삼나무 숲을 느끼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 은선동 삼거리
▼ 주차장 방향 등산로
생각보다 빨리 산행을 마쳤다. 원거리 조망이 아쉬운 부분이다. 빨리 귀가하여 추석맞이 이발과 염색을 해야겠다...
▼ 호남고속도로에서 바라본 갓바위 (우측, 펌)
▼ 방장산에서 바라본 입암산(앞)과 내장산(뒤) (2016년 1/30 촬영) - 중간 좌측 앞쪽이 갓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