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원낙토(桃源樂土)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으로, 속세를 떠난 이상향을 말한다.
桃 : 복숭아 도(木/6)
源 : 근원 원(氵/10)
樂 : 즐길 락(木/11)
土 : 흙 토(土/0)
(유어)
도원경(桃源境)
도원향(桃園鄕)
무릉도원(武陵桃源)
세외도원(世外桃源)
출전 :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
영국의 토머스 모어(Thomas More)가 창조한 유토피아(utopia)는 이상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1515년에 쓴 이 공상 사회소설에서 유토피아는 정치와 경제, 종교의 자유가 완벽하게 갖춰진 나라이지만 그리스어가 뜻하는 바대로 어느 곳에도 없는 나라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이상향은 동양에도 있었다. 여기에는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극락세계를 비유한 도원경(桃源境)이다. 도원의 살기 좋은 땅(樂土)은 무릉(武陵) 지방의 한 어부가 발견했다고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고도 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현실세계에선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해서 이 지역도 가상이다.
동양의 이상향을 창조한 사람은 중국 육조(六朝) 최고의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이다. 동진(東晉) 출신으로 이름이 잠(潛)인 그는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못지않게 유명한 도화원기(桃花源記)를 썼다.
작자가 살던 동진 말기는 전화가 계속되어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있었다. 이 글은 어두운 현실에서 도피하는 이상세계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묘사하여 선경(仙境)의 전승에 중대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내용을 간추려 보자. 진나라 무릉이란 곳에 고기잡이를 업으로 하는 어부가 살고 있었다. 어부가 흐르는 물을 따라 배를 몰고 가다 길을 잃었는데 홀연히 복숭아나무 숲이 나타났다(緣溪行 忘路之遠近 忽逢桃花林).
숲을 따라가다 작은 굴을 발견하여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새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서 사는 남녀노소 모두들 고기와 술, 음식을 대접하며 어부를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그들은 진(秦)나라 때 난세를 피해 왔으며 그 후 한(漢)나라의 건국과 멸망도 모르고 있었다. 집집마다 융성한 대접을 받고 떠날 때 당부했다. ‘외부 사람들에게 말할 거리가 못됩니다(不足爲外人道也).’
마을에 돌아와서 태수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즉시 사람들을 동원하여 찾아 보았으나 어느 곳에서도 그런 이상향은 없었다.
이상향은 가상의 세계지만 정치인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집권하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렇지만 국민들의 삶이 나아졌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말만 앞세우기 때문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을 바라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삶이 모두에 보장되면 만족하는 법이다.
도원경(桃源境)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곳이란 말로, 속세를 떠난 이상향을 뜻한다. 동진(東晉) 때의 시인 도잠(陶潛: 자는 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어느 날 한 어부가 고기를 잡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한참을 가다 보니 물 위로 복숭아 꽃잎이 떠내려오는데 향기롭기 그지없었다. 향기에 취해 꽃잎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앞에 커다란 산이 가로막고 있는데, 양쪽으로 복숭아꽃이 만발하였다.
수백 보에 걸치는 거리를 복숭아꽃이 춤추며 나는 가운데 자세히 보니 계곡 밑으로 작은 동굴이 뚫려 있었다. 그 동굴은 어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조금씩 넓어지더니, 별안간 확 트인 밝은 세상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끝없이 너른 땅과 기름진 논밭, 풍요로운 마을과 뽕나무, 대나무밭 등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두리번거리고 있는 어부에게 그곳 사람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이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으며, 얼굴에 모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어부가 그들에게 궁금한 것을 묻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조상들이 진(秦)나라 때 난리를 피해 식구와 함께 이곳으로 온 이후로 한번도 이곳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지금이 어떤 세상입니까?" 어부는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며칠간을 머물렀다.
어부가 그곳을 떠나려 할 때 그들은 당부의 말을 하였다. "우리 마을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러나 어부는 너무 신기한 나머지 길목마다 표시를 하고 돌아와서는 즉시 고을 태수에게 사실을 고하였다.
태수는 기이하게 여기고, 사람을 시켜 그 곳을 찾으려 했으나 표시해 놓은 것이 없어져 찾을 수 없었다. 그 후 유자기라는 고사(高士)가 이 말을 듣고 그곳을 찾으려 갖은 애를 썼으나 찾지 못하고 병들어 죽었다. 이후로 사람들은 그곳을 찾으려 하지 않고, 도원경은 이야기로만 전해진다.
서양의 유토피아는 없는 곳이란 뜻이다. 도연명도 이상향으로 도원경을 그리며 인간이 찾을 수 없는 곳이라 말하고 있다.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고도 한다.
도원향(桃園鄕)
이 세상을 떠난 별천지, 이상향으로, 화목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을 말한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온다.
도원향(桃源鄕)은 중국 동진 때 도원명이 언급한 이상향이다.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선경(仙境) 이야기에서 나오는 세속을 떠난 별천지인 무릉도원(武陵桃源)을 가리키기도 한다.
도원향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타난 유토피아이며 도연명이 죽고 난 이후에도 이 도화원기에서 나타난 도원향의 이야기는 화자들에 언급되며 여러 설화들이 만들어졌다.
도연명이 살던 시대는 북위와 같은 이민족들의 정복 왕조들 나타나 중국을 긴 시간 동안 지배하던 시기였다. 이미 남쪽으로 도망친 한족들은 동진이란 국가를 건국했는데 동진마저도 이민족의 침략에 어지러운 전란이 되풀이되었고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는 한족들의 심리 속에서 도원향이라는 유토피아가 나타난 것이다. 즉 도연명은 낙원을 꿈꾸기만 하는 예술가였던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가 살았던 어지러운 시대에는 이 산속의 낙원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현실감을 띠고 있었다.
도연명은 동진에서 전란과 극심한 정치적 혼란이 되풀이되는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당시는 그런 전란이 싫어서 인적 없는 산악지대로 피난하는 사람들, 소위 유민이 적지 않았다. 이민족의 침략이 거듭되면서 많은 한족들은 노역을 피해 피난해갔다. 그들은 산속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적당한 장소를 발견하면 그 주위에 흙으로 담을 쌓고 완전히 푹 파묻혔던 것이다.
이러한 공동체를 '장(場)'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진나라가 멸망할 때 전란을 피해 산속에 '낙원'을 만들었던 '도화원기'의 마을 사람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일들이 실제로도 존재했다.
桃花溪(도화계) / 張旭(장욱)
隱隱飛橋隔野煙(은은비교격야연)
石磯西畔問漁船(석기서반문어선)
桃花盡日隨流水(도화진일수류수)
洞在清谿何處邊(동재청계하처변)
들녘 안개 너머 어렴풋 높은 다리 보이는데, 시냇가 바위에서 어부에게 물어보네.
복사꽃이 종일토록 물을 따라 흐르는, 맑은 시내 어디쯤에 도화동이 있나요.
[通釋]
높이 솟은 다리는 들녘에 서려 있는 안개로 인해 희미하게 보이니, 나는 물가의 바위 서쪽에서 어부에게 물어본다. “이곳 어딘가에 종일토록 복사꽃이 맑은 물을 따라 흐르는 도화원이 있다는데, 과연 그곳이 어디인가요?”
[解題]
이 시는 도화계(桃花谿)에 대해 읊은 시이다.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 한 편으로 인해 세인(世人)들은 도화원(桃花源)을 인간 세상의 낙토(樂土)로 여기게 되었다. 도화원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이는 본디 하나의 우언(寓言)이며 찾을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낙원(樂園(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실제 그 유적을 만들고 싶어 했다. 때문에 호남성(湖南省) 도원현(桃源縣) 서남쪽 도원산(桃源山)을 찾아 도원(桃源)의 유적이라 간주하고 그 호기심을 만족시켰다.
시에서는 ‘隱隱(은은)’, ‘飛橋(비교)’, ‘野煙(야연)’ 등의 몽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물(景物)로써 도원이라는 선경(仙境)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한 허무하고 표묘(漂渺)한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홍탁(烘托) 기법으로 드러냈고, 이어서 어부에게 도화원의 위치를 묻는 것으로 맺었다. 이 시의 묘미는 시적 화자가 어부에게 ‘묻는’ 것만을 제시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때문에 많은 여운을 남긴다.
[譯註]
(1) 桃花谿(도화계) : 복사꽃 핀 계곡으로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서 말한 무릉도원(武陵桃源)을 의미하기도 한다. 호남성(湖南省) 도원현(桃源縣)에 도화동(桃花洞)이 있고, 그곳에 도화계(桃花谿)라는 개울이 있다. 도화계(桃花谿)의 수원(水源)은 도화산(桃花山)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다. 《淸一統志(청일통지)》에 이르기를 “도화계는 호남성(湖南省) 상덕부(常德府) 도원현(桃源縣) 서남쪽 25리에 위치해 있으며, 그 수원(水源)은 도화산(桃花山)을 출발하여 북으로 원강(沅江)까지 흘러 들어간다.[溪在湖南常德府桃源縣西南二十五里 源出桃花山 北流入沅江]” 하였다.
(2) 張旭(장욱) : 자는 백고(伯高)이며, 소주(蘇州) 오(吳) 땅(지금의 江蘇省 蘇州市) 사람이다. 초서(草書)를 잘 썼는데 술을 좋아하여 매번 크게 취할 때마다 미친 듯 부르짖었으며, 혹은 머리털에 먹물을 묻혀 초서(草書)를 쓰면 더욱 전신(傳神)하던 까닭에 사람들은 ‘張顚(장전)’ 혹은 ‘草聖(초성)’이라 일컬었다. 상숙위(常熟尉)를 지냈으며, 당시 사람들이 ‘이백(李白)의 시(詩)’, ‘배민(裵旻)의 검무(劍舞)’, ‘장욱(張旭)의 초서(草書)’를 삼절(三絶)로 여겼다. 장욱(張旭)의 시는 6수 정도가 전하며, 舊唐書(구당서) 이백전(李白傳)에 그의 소전(小傳)이 전한다.
(3) 隱隱飛橋隔野煙(은은비교격야연) : ‘隱隱(은은)’은 불분명하고 희미한 모습을 형용한 것인데, 여기서는 들판에 안개가 서려 있으므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飛橋(비교)’는 매우 높이 솟아 있는 다리이다.
(4) 石磯(석기) : 시냇가에 돌출해 있는 바위를 말한다.
(5) 盡日(진일) : 종일(終日)의 의미이다.
동아시아 산수화에 보이는 이상향(理想鄕)
조화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
이상향(理想鄕) 또는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 것은 시대나 특정 문화권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지속되어 왔으며 동아시아에서도 같은 현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이상향을 그린 미술은 한漢나라 때부터 제작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바탕으로 한 도원도(桃源圖)나 소상강(瀟湘江) 주변의 여덟 경치를 그린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를 꼽을 수 있다.
동아시아에서 이상향은 대동(大同), 낙토(樂土), 태평(太平) 등의 용어로 표현되었으며, 유가적인 정치체제가 이상적으로 구현된 사회, 도가에서 말하는 속세와 격리된 별천지의 소박한 공동체 사회 혹은 신선이 사는 선경(仙境) 등으로 생각되어져 왔다.
근대 이전 중국인이 생각한 이상향의 유형은 유교적인 이상향, 도가적인 이상향, 도교 및 미륵신앙 등과 결합된 구세(救世) 종교 사상 관련 유토피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밖에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정토 역시 이상적인 세계로 볼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상향은 동진(東晋)의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에서 등장하는 '무릉도원'일 것이다. 이곳은 도가적인 소국과민(小國寡民)의 공동체가 구현되어 있는 이상향으로 외부의 속세와 단절된 별천지로, 같은 종족이 현실과 동일한 생활 방식으로 살지만 현실 세계에서 느꼈던 불만과 문제점이 소거된 촌락 공동체로 묘사되어 있다.
도화원기의 무릉도원은 이후 동아시아의 문학과 예술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며 여러 작품들을 파생시켰다. 왕유(王維), 소식(蘇軾), 한유(韓愈)를 비롯해 수많은 시인이 도원의 이상향을 글로 읊었고, 도원을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이 수없이 그려졌다.
당(唐)·송(宋)대부터 도원도가 그려졌다는 기록은 있지만 그 수는 후대에 비해 지극히 적은 편이며, 현재 전해지는 도원도는 대개 명明·청淸대에 그려진 것들이다. 특히 명대 중기 이후 강남에서 널리 도원도가 그려진 것으로 보아 도연명의 시대가 당시 강남 문인들의 상황과 유관하다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도원과 관련된 특별한 그림으로 덴리(天理)대학 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조선 초기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가 잘 알려져 있다. 안평대군(安平大君)이 도원을 거닐었던 꿈을 꾼 후, 안견(安堅)으로 하여금 1447년에 그리도록 한 것이다.
도연명의 '귀거래사'에는 문인이 자연 속에서 누리는 이상적인 은거생활이 묘사되어 있으며, 도원과 같이 현세와 격리된 별천지의 세계는 아닐지라도 고향의 자연을 속세의 사회 생활에서 벗어나 돌아갈 수 있는 이상적인 안빈낙도(安貧樂道)의 귀의처로 제시하였다.
북송 문인들 사이에 도연명이 인기를 얻으면서 소식을 비롯한 문인들이 도연명의 글에 화운(和韻)하여 '화도사(和陶辭)'를 즐겨 지었는데, 이공린(李公麟)의 '귀거래도' 역시 그림으로 나타낸 '화귀거래사(和歸去來辭)' 같은 문예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다. 문인의 이상경을 표현한 것 역시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별서도(別墅圖), 은거도, 아회도(雅會圖) 등을 들 수 있다.
조용한 곳에서 독서를 즐기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문인들의 이상이 되어 왔으며, 유명한 별서도로는 가장 시대가 앞서는 왕유의 망천도(輞川圖)를 비롯해 노홍(盧鴻)의 초당십지도(草堂十志圖), 사마광(司馬光)의 독락원도(獨樂園圖), 두경(杜瓊)의 남촌별서도(南村別墅圖) 등을 꼽을 수 있다.
두경의 남촌별서도는 명(明) 초 이후에 그려지는 수많은 별서도의 모델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기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실경을 토대로 한 작품은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 등이 대표적이다. 소상팔경도는 중국 후난성(湖南省)에 위치한 샤오수이(瀟水)강과 샹장(湘江)강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근간으로 이룬 팔경을 그린 것이고, 무이구곡도는 남송(南宋)의 주자(朱子)가 머물렀던 중국 푸젠성(福建省)에 위치한 우이산(武夷山)의 구곡을 그린 것이다. 이들은 실경에 바탕을 둔 산수화이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점차 전설적인 주제가 되면서 마치 관념산수화처럼 인식되었다.
동아시아에서 소상팔경도가 유행한 시기는 중국은 남송, 한국은 조선 전반, 일본은 무로마치 시대로 시간적 차이가 나타난다. 이 시기에 그려진 소상팔경도는 각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회화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소상팔경은 시와 회화 그리고 실경과 이상경, 은유와 상징 등의 복합적인 성격과 의미로 인해 문인들에 의해 특히 선호되었다.
'무이구곡'이라는 화제는 주자의 무이도가(武夷櫂歌)에서 나온 것으로 그가 은거하던 우이산의 계류를 배로 올라가면서 일곡(一曲)부터 구곡(九曲)까지의 아름다운 경치를 칠언절구로 노래한 것이다.
무이구곡도는 오히려 한국에서 본격적인 작품들을 찾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는 이성길(李成吉)이 그린 것이다. 이 주제와 작품들은 조선에 큰 영향을 미쳐 곡운 김수증의 은거지를 그린 조세걸의 곡운구곡도(谷雲九曲圖), 율곡 이이의 은거지를 그린 '고산구곡도(高山九曲圖)', 그리고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 주변을 그린 '도산구곡도(陶山九曲圖)' 등의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다.
▶ 桃(복숭아 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兆(조, 도)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桃자는 ‘복숭아’나 ‘복숭아나무’를 뜻하는 글자이다. 桃자는 木(나무 목)자와 兆(조짐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兆자는 거북의 배딱지(復甲)에 나타난 점괘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조→도’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복숭아에 대한 고대인들의 인식은 매우 극단적이었다. 설화에서는 장수의 상징인 천도(天桃)복숭아 이야기가 전해져오지만, 도화살(桃花煞)이 있는 여자는 한 집안을 망하게 한다는 민간신앙도 있다. 복숭아는 귀신을 내쫓기 때문에 제사상에는 물론 집안에도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았다. 그래서 어찌 보면 桃자에 쓰인 兆자는 발음역할 외에도 복숭아가 신(神)적인 것과 연관된 과일임을 뜻하기 위해 쓰인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桃(도)는 ①복숭아 ②복숭아나무 ③복숭아(열매) ④대나무의 한 가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복숭아와 자두를 도리(桃李), 복숭아 나무 숲을 도림(桃林), 복숭아의 털을 도모(桃毛), 복숭아나무의 열매를 도실(桃實), 복숭아 밭을 도원(桃園), 복숭아씨의 알맹이를 도인(桃仁), 복숭아 나무 가지를 도지(桃枝), 복숭아 껍질을 도피(桃皮), 나무에 달린 채 겨울을 나서 저절로 마른 복숭아를 도효(桃梟), 복숭아 빛깔과 같은 빛깔을 도색(桃色), 복숭아 꽃을 도화(桃花), 복숭아 나무의 잎을 도엽(桃葉), 신선 나라에 있다는 복숭아를 선도(仙桃), 선가에서 하늘 위에 있다고 하는 복숭아를 천도(天桃), 3천 년 만에 한 번씩 열매가 열린다는 선도를 반도(蟠桃), 흰 빛깔의 복숭아를 백도(白桃), 복숭아와 오얏이 천하에 가득하다는 도리만천하(桃李滿天下), 복사꽃이 아름답게 피는 때라는 도요시절(桃夭時節),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다는 도원결의(桃園結義), 속계를 떠난 별천지를 도원경(桃源境), 이 세상과 따로 떨어진 별천지라는 도원향(桃園鄕), 도화원이 세상과 따로 떨어진 별천지라는 도화원(桃花源) 등에 쓰인다.
▶ 源(근원 원)은 ❶형성문자로 厵(원)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原(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原은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와 泉(천; 샘)을 합친 글자로, 샘이 바위 사이에서 솟아 나오는 모양이다. 전(轉)하여 원천(原泉), 시작, 발생의 뜻이 있다. 후에 다시 삼수변(氵)部를 더하였다. ❷회의문자로 源자는 ‘근원’이나 ‘원천’, ‘기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源자는 水(물 수)자와 原(근원 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原자는 언덕(厂)과 샘(泉)을 함께 그린 것으로 바위틈 사이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본래 근원이라는 뜻은 原자가 먼저 쓰였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水자가 더해진 源자가 물줄기가 시작되는 ‘발원지’를 뜻하게 되었고 原자는 ‘근원’이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그러나 실제 사용에서는 두 글자를 서로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源(원)은 ①근원(根源) ②기원(起源) ③출처(出處) ④수원(水源: 물이 발원하는 곳) ⑤발원지(發源地) ⑥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원천(原泉), 근원을 구명함을 원구(源究), 물이 흐르는 원천을 원류(原流), 어떤 목적에 이용할 수 있는 물자나 인재를 자원(資源), 글자가 구성된 근원을 자원(字源), 낱말이 생겨나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을 어원(語源), 돈의 출처나 재물을 얻는 근원을 재원(財源), 사물이 생겨나는 본바탕이나 일의 밑바탕을 근원(根源), 사물이 생긴 근원이나 사물이 처음으로 생김을 기원(起源), 하천의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수원(水源), 전력을 공급하는 근원을 전원(電源), 근원을 아주 막아 버림을 색원(塞源), 스스로 빛을 내는 물체를 광원(光源), 지각 내부에 있는 지진 진동의 발생점을 진원(震源), 물의 근원이 비롯함 또는 사회 현상이나 사상 따위가 처음 일어남을 발원(發源), 사물의 주장이 되는 근원을 본원(本源), 많은 재물이 생기는 근원을 부원(富源), 어떤 사물이나 일의 근원을 찾아 밝히고 상고함을 소원(溯源), 사물의 근원에 관계된 것을 원천적(源泉的), 어떠한 사물 사건이 생기는 근원이 되는 곳을 원천지(源泉地), 소득세의 징수 방법의 하나로 원천징수(源泉徵收), 물의 근원이 맑으면 하류의 물도 맑다는 원청칙유청(源淸則流淸) 등에 쓰인다.
▶ 樂(노래 악, 즐길 락/낙, 좋아할 요)은 ❶상형문자로 楽(락)의 본자(本字), 乐(락)은 간자(簡字)이다. 현악기를 본뜬 글자, 신을 모시는 춤을 출 때 손에 가지는 방울을 본뜬 글자, 북 따위의 타악기를 본뜬 글자 등의 유래가 존재한다.기본 음가는 악이고, 전주된 음가로 락과 요가 있다. 락은 주로 형용사로 사용될 때, 요는 좋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락이 두음법칙이 적용되면 낙으로 표기된다. ❷상형문자로 樂자는 '음악'이나 '즐겁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樂자는 본래 악기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처음 등장한 樂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에 絲(실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거문고처럼 실을 튕겨 소리를 내는 악기와 줄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白(흰 백)자가 더해지게 되는데, 이것은 줄을 튕길 때 사용하는 피크를 뜻하기 위해서였다. 또 음악을 들으면 즐거우므로 '즐겁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樂(악)의 경우는 ①노래, 음악(音樂) ②악기(樂器) ③연주하다 ④아뢰다(말씀드려 알리다) 등의 뜻이 있고, 樂(락/낙)의 경우는 ⓐ즐기다(락) ⓑ즐거워하다(락) ⓒ편안하다(락) ⓓ풍년(豐年)(락) ⓔ즐거움(락) 등의 뜻이 있고, 樂(요)의 경우는 ⓕ좋아하다(요) ⓖ바라다(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노래 가(歌), 노래 요(謠), 노래 구(謳)이다. 용례로는 인생을 즐겁게 여기거나 세상을 밝고 좋게 생각함을 낙관(樂觀), 아무런 걱정이나 부족함이 없이 살 수 있는 즐거운 곳을 낙원(樂園), 늘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을 낙토(樂土), 재미 붙일 만한 일을 낙사(樂事), 경기 등에서 힘들이지 않고 쉽게 이기는 것을 낙승(樂勝), 세상이나 인생을 즐겁게 생각함을 낙천(樂天), 노래의 곡조를 악곡(樂曲), 음악 기구를 악기(樂器), 작곡에 관한 착상이나 구상을 악상(樂想), 음악에서 연주되는 음의 배열을 악보(樂譜), 노랫소리 또는 가락스런 소리를 악음(樂音), 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를 악단(樂團), 물을 좋아함을 요수(樂水),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즐기기는 하나 음탕하지는 않게 한다는 뜻으로 즐거움의 도를 지나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낙이불음(樂而不淫), 즐거움도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긴다는 말을 낙극애생(樂極哀生), 타향의 생활이 즐거워 고향 생각을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낙이사촉(樂而思蜀), 즐거움은 언제나 걱정하는데서 나온다는 말을 낙생어우(樂生於憂), 안락은 고통의 원인이라는 말을 낙시고인(樂是苦因), 천명을 깨달아 즐기면서 이에 순응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낙천지명(樂天知命), 즐겨서 시름을 잊는다는 뜻으로 도를 행하기를 즐거워하여 가난 따위의 근심을 잊는다는 말을 낙이망우(樂而忘憂), 즐거움에 젖어 촉 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쾌락 또는 향락에 빠져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낙불사촉(樂不思蜀), 즐거움 속에 삶이 있다는 뜻을 나타냄을 일컫는 말을 낙중지생(樂中之生),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요차불피(樂此不疲),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산수 경치를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요산요수(樂山樂水) 등에 쓰인다.
▶ 土(흙 토, 뿌리 두, 쓰레기 차)는 ❶상형문자로 초목의 싹이 흙덩이를 뚫고 땅 위로 돋아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흙을 뜻한다. 토지의 신의 신체를 나타낸다. 나중에 이것을 社(사)로 쓰고, 土(토)는 토지(土地), 흙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土자는 ‘흙’이나 ‘토양’, ‘땅’,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土자의 갑골문을 보면 평지 위로 둥근 것이 올라온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흙을 표현한 것이다. 흙을 표현하기 위해 지면 위로 흙덩어리가 뭉쳐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土자는 흙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흙과 연관되거나 ‘장소’, ‘육지’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다만 土자가 쓰였다고 할지라도 단순히 모양자 역할만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土(토, 두, 차)는 (1)토요일(土曜日) (2)토이기(土耳其) 등의 뜻으로 ①흙 ②땅, 토양(土壤), 육지(陸地) ③국토(國土), 영토(領土) ④곳, 장소(場所) ⑤지방(地方) ⑥고향(故鄕), 향토(鄕土) ⑦토착민(土着民) ⑧오행(五行)의 하나 ⑨별의 이름 ⑩흙을 구워서 만든 악기 ⑪토지(土地)의 신(神), 대지(大地)를 주재(主宰)하는 신(神) ⑫살다, 자리잡고 살다 ⑬재다, 헤아리다, 측량하다 ⑭토목공사를 하다, 그리고 ⓐ나무 뿌리(두), 또한 ㉠쓰레기(차) ㉡찌꺼기(차) ㉢하찮다(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땅 지(地), 흙덩이 양(壤), 뭍 륙/육(陸),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흙으로 쌓아올린 높은 대를 토대(土臺), 모래와 점토가 알맞게 섞인 흙을 토양(土壤), 땅이나 흙의 성질을 토질(土質), 흙과 나무를 토목(土木), 본디 그 땅에서 나는 종자를 토종(土種), 진흙으로 만들어 잿물을 올리지 않고 구운 그릇을 토기(土器), 흙과 모래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토사(土沙), 그 지방의 특유한 습관이나 풍속을 토속(土俗), 한 나라의 통치권이 미치는 지역을 영토(領土), 나라의 영토를 토(國土),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풍토(風土), 누른 갈색이 나는 흙을 황토(黃土), 농사 짓는 땅을 농토(農土), 태어난 곳 또는 시골을 향토(鄕土), 늘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을 낙토(樂土),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옴을 출토(出土), 자기가 사는 고장을 본토(本土), 기름진 땅을 옥토(沃土), 더러운 국토라는 뜻으로 이승을 달리 이르는 말로 예토(穢土), 거적자리와 흙베개란 뜻으로 거상 중임을 가리키는 말로 초토(草土), 흙으로 돌아감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죽음을 일컫는 말로 귀토(歸土),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됨을 토적성산(土積成山), 미개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대우함을 토매인우(土昧人遇), 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산산이 깨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이 여지없이 무너져 나가 손댈 수 없이 됨을 토붕와해(土崩瓦解), 흙으로 만든 소와 나무로 만든 말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진짜 같아도 논밭을 갈고 짐을 나르지 못하는 데서 문벌은 있으나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는 토우목마(土牛木馬)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