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라고스/230627/박찬석
라고스는 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도시이다. 인구가 2천만, 세계4위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증가한다. 하루에 3천명, 1년에 100만 명씩 불어난다. 도시인구 증가는 농촌에서 들어오거나 외국에서 들어오는 경우이다. 도시가 크고 인구가 빨리 성장한다는 것이 자랑 거리는 아니다. 좋은 도시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도시이다. 집값과 생활비가 싸고, 범죄가 없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공해가 적고, 일자리가 있는 도시이다. 라고스는 큰 도시이긴 해도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니다. 대도시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나이지리아는 36개 주로 되어 있는 연방 국가이다. 라고스는 라고스 주에 있다. 한때 주도(capital of state)이기도 하고 나이지리아 수도이기도 했다. 니제르 강 하구 해안에 있다. 니제르 강 하구 라군(Lagoon)에 있는 도시이다. 라군은 하천의 하구에 나타나는 지형이다. 해안 사주(sandbar)로 가로 막힌 호수이다. 강릉 경포호가 라군 지형이다. 니제르 강 삼각주의 한 부분이다. 서쪽 끝, 베냉(Binin) 수도 포르토노보(Porto-Novo)까지 라군으로 연결되어있다. 국경 가까이 있다. 섬, 호수, 육지로 되어 있다. 100m높이 산도 없는 완전한 평야이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가장 먼저 침수 피해를 입을 도시가 라고스라고 한다.
라고스 이름은 포르투갈 말로 호수이다. 영어로 라군(lagoon)이다. 포르투갈은 16세기부터 라고스에서 노예무역을 했다. 아프리카 서해안 도시는 모두 노예무역을 하던 도시들이다. 아프리카 내륙에 원주민을 잡아다가 대서양 건너 미국, 카리브, 브라질에 노예로 팔았다. 19세기 중엽부터 영국은 노예무역을 불법화 했다. 노예무역을 하던 포르투갈, 프랑스, 카리브 노예 선을 체포 했다. 노예장사를 못하도록 감시를 했다. 영국이 라고스에 들어온 동기이다.
어떻게 라고스가 이렇게 큰 도시가 된 것일까? 큰 배후지가 있다. 2억1천만 나이지리아 인구가 라고스 밥이다. 도시의 기원은 시장이다. 강과 육지 호수를 끼고 있다. 농산물과 수산물이 많이 생산되고 교환하기 쉬운 장소였다. 교통이 편리한 곳에 포르투갈, 영국이 식민지 거점으로 삼았다. 인구가 더 불어 났고, 행정 중심지가 되었다.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는 제조업이 일어났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이지리아 산업혁명의 중심지가 되었다. 항구를 통하여 해외물자가 들어오고, 나이지리아 생산물이 해외시장으로 나갔다. 직업이 생겨났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직업이 있어 사람이 모이는 것으로 알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면 저절로 직업은 생겨난다.
코비드 19가 발생했다.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에서 발생했다. 전염병에는 대도시가 농촌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불리한 곳이다. 나이지리아 발병자 25만 명중, 라고스에서 10만 명이 발병했다. 살기 위하여 도시를 떠나 대거 농촌으로 들어갔다. 미국의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 중심지 오피스 건물은 팬데믹 전에 비하여 20%가 비었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대신에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디지털 인터넷 사회이다. 사무실에 가지 않아도 별 불편 없이 업무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코비드가 끝났는데도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임대업자가 야단이다. 임대업 때문에 금융위기로 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걱정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만은 뉴욕타임스(2023.6.2.)에 기고를 했다. 그의 주장은 재미있다. 쓸데없는 걱정, 곧 사무실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인터넷, 전화와 줌(zoom)회의를 하면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 직접 만날(face to face) 이유는 없다. 그러나 우리 일상은 자주 통화를 하는 사람들은 자주 만난다. 직장인들은 업무 때문에 전화를 자주한다. 자주 전화를 하면 자주 만나게 된다. 그 장소는 사무실이다. 대도시의 공실은 곧 회복될 것이라 전망한다. 나는 크르구만의 주장에 손을 든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 대도시보다 지방으로 인구 분산이 일어날 것이라 했다. 언제든지 전화를 할 수 있고, 교통이 편리하면, 공기도 나쁘고, 집값도 10배나 비싸고, 범죄도 많은 도시에 살지 않고 농촌에 살 것 같다. 그러나 대도시 집중현상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 할수록 가속화 되었다. 한국 아줌마들은 한 시간 동안 전화를 해 놓고, 전화를 끊으면서, “만나서 이야기 하자”, 카페에서 두 시간 동안 수다를 떨어 놓고, 일어서면서 집에 가서 “전화로 이야기 하자”고 한다. 단면이다. 전화를 많이 할수록 더 자주 만난다. 만나기 가장 편리한 장소가 대도시 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