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모임에 모처럼 여유있게 가서. 상념을 늘어놓기도 좋고.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감동도 컸어요~
일단. 역시 수업천재 고민성 선생님 답게 중학교에서 아이들에 맞는 수업고민을 실천하고 계시고...
유리병 속 일체화 이야기로.. 우리가 어떻게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만질 수 없는 실현 불가능한 것일지다로 곰곰히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알쏭달쏭한 화두가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교직경력이 길어질수록 너의 유능함을 증명하라는 세상의 소리 앞에서 작아지는데
저는 여전히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을 것들만 향해 가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민성샘의 놀라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모임에 오신 과학선생님들을 뵈니
한결같이 한 철학 하시는 분들이신거에요. 삶과 학생과 교육에 대해 철학적 관점과 교육적 관점을 고민하시는 이과계열 선생님들의 수업 고민이 그래서 더 반갑고 저에게 영감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감성에 치중한 편이라 체계나 논리성이 떨어지는데 과학쪽 선생님들 수업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의 빈 곳을 보게 되는
영감이 가득한 배움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문학선생님. 김미경 선생님.
만약에 제가 아무도 쓰라고 하지는 않지만
굳이 책을 하나 쓴다면 딱 김미경 선생님이 쓰신 책같은 내용을 쓰고 싶었답니다. ㅎㅎㅎ
그러니 저는 이제 아이들 가르친 내용을 정리하고 싶은 아쉬움을 안 느껴도 되는 해방감을 맛본 시간이었어요.
20년 전에 외국의 교육과정에서 문학은 우리처럼 입시교과가 아니라 마치 음악미술체육처럼 예술교과로 다뤄지더라구요.
중세 시대에는 더더군다나 철학처럼 사유와 논증의 대상이었고.
그래서 아이들과 문학을 공부할때마다 저의 목마름은 이거 이렇게 밑줄긋고 암기해서 오지선다에서 정답 맞추면 문학공부 되는거가 맞아?
평생을 사는 동안 영혼의 힘이 되어줄 시와 소설인데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친구 사귐이고 지혜를 배우는 통로인데 이렇게만 해도 되는 거 맞아? 라는 뼈아픈 질문이 늘 있었습니다.
미경샘 수업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만히 목차에다 중1 중2 중3 고1 고2 고 3 공통다룰 것 이렇게 표시 해 보았는데....와...아름답게 문학교육과정이 완성되더군요.
올해는 미경샘이 친히 읽고 빼곡하게 추천하신 책 속에 나온 청소년 소설을 다 읽어볼 꿈을 꿔 봅니다.
저는 정말 얄팍한 마음이 담긴 청소년 문학을 읽는데 지쳤거든요. ㅎㅎㅎ 선생님의 안목만 따라가렵니다.
이제 또 저무는 노을과 같은 교직인생기에 접어들었지만.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과 수업과 교육과 이 직업에 대한 마음을 느끼는 날이면 저는 참 힘이 납니다.
그 나이에는 좀 쉬지... 공부좀 그만하지라는 통념적인 조언을 걷어 차 버리는 통쾌함이 있네요.
다음달에도...우리 막내 숲체험 날이랑 겹쳐서 이렇게 여유있게 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두분과..함께 공부하는 친구가 되어주시는 동아리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첫댓글 빼곡하게 추천해주신 청소년 소설 목록이... 저도 궁금합니다... 😅😅
위 사진의 책에 관련 자료를 담뿍 실어놓기는 하였습니다. 사례발표일에 목록 이야기까지 드릴 겨를은 없었는데 부지런한 은희 샘이 벌써 훑어보신 모양이에요.
https://www.readread.or.kr/recommended-books/
급히 좀 참고하시고 싶으시면 이 링크 누르시고 검색 창에 다양한 키워드를 넣어보시는 것도 방법이고요~
@김미경구남판곡고 아~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년 전에 외국의 교육과정에서 문학은 우리처럼 입시교과가 아니라 마치 음악미술체육처럼 예술교과로 다뤄지더라구요. ==> 오 저도 보고 싶습니다.
저무는 노을과 같은 교직인생기 ==> 격하게 공감합니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잘 갈무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