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추석 전후의 휴가가 무려 열흘이나 된다.
남해 큰댁에서 추석 겸 시부모님 제사를 지낸후 여수로 갔다. 긴 휴가로 인해 우리처럼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많은 듯 여수시내로 들어서자마자 차가 막힌다.
여수는 작은 도시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생각보다 공장이 많다. 울산처럼 긴 굴뚝을 볼 수가 있고 여기저기 공장이 들어서 있다. 오동도로 가는 길도 정체가 심하다. 다행히 오동도 가까운 곳에 공용 주차장이 있어 들어갔다. 1층에서 주차 가능 대서를 10대라고 했으나 어디에도 주차할 곳은 없다. 2층에도 5대라고 했으나 역시 주차공간이 없다. 3층에서 내려오는 차가 있어 혹시나 하고 올라갔는데 역시나 없어서 돌려 나오려는데 마침 나가는 차가 1대 있어 그 자리를 빼앗길세라 비켜 서 있다가 잽싸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주치를 하고 난 후 바로 아래에 있는 전주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추천 식당이었으나 해산물이 그다지 신선하지 않았다. 반찬을 많이 주었으나 짜서 다 먹을 수가 없었다. 차를 세워두었으니 마음 편하게 걸어서 오동도로 행했다. 풍랑이 일어서 보트를 탈 순 없었고 걸어가기에는 상당한 거리였다. 동백섬이라고 하더니 자생 동백나무가 많았고 숲도 비교적 잘 조성되어 있었다. 해식애로 생긴 용굴을 구경하고는 바로 하산하였다.
다음은 향일함에 가기로 했다. 향일암은 오동도에서 거의 한 시간 가량 결렸다. 절벽위에 자리잡은 암자라더니 주차장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간신히 주차를 하고 향일암으로 향했다. 오르막을 얼마 오르자 매표소가 보였다. 일반길 15분, 계단길 10분이리고 적혀 있어서 일반로로 오르기로 했다. 길 옆에는 갓김치를 비롯하여 김치를 파는 곳이 여럿 있었다. 관광객이 많이 사 가는 모양이다. 코스모스가 피어 있고 벼들이 익어가는 들판을 구경하며 암자로 향했다. 그동안 구름 낀 날씨였는데 비가 온다. 가량비라서 맞으며 암자에 도착하였다. 정말 절벽에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암자의 앞마당에서 바라본 바다가 장관이었다. 지금껏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경관이있다. 넓고 깊은 바다가 한 눈 안에 들어왔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와는 달랐다. 높은 절벽 바로 앞에서 바라본 바다는 정말 웅장하였다. 이 경관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오는 것 같다. 비가 와서 다소 어둑하였지만 이런 경관도 감동이 작지 않았다. 맑은 날에는 또 색다른 감동을 주겠지. 굵은 비는 아니지민 비 때문에 지체할 수가 없어 이내 내려올 수 밖에 없다 내려갈때는 계단길로 내려왔다. 이 암자는 거북과 관련된 형상이 많다. 아마도 거북과 관련된 이야기기 있는 듯한 암자이다.
저녁은 순천으로 와서 숙소를 정하고 밥을 먹기로 했다.
숙소는 참으로 불필요하게 많은 돈을 들였다. 애로틱힌 분위기기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하룻밤의 잠자리라 생각하고 참고 자리로 했다. 저녁은 한정식 집에 갔는데 여행객들이 많아서 인지 빈자리가 거의 없다. 한정식을 시겼는데 반찬이 너무 적다. 주인인 듯한 사람이 오기에 반찬이 다 나온 것이냐고 물었더니 주인이 얼른 돼지고기를 볶어서 내어온다. 후식은 없냐고 물었더니 매일액을 주었다. 뭐든 말로 해야 더 주는 모양이다.
순천은 정원박람회를 열였었다. 지금은 국가정원으로 이름을 바꾸어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입장료는 8000원이다. 적지 않은 돈이다. 그래도 미안하긴 하는지 순천의 대표 습지인 갈대숲과 연동이 된단다. 오후 6시까지는 입장하라고 하였다. 정원은 정원이다. 예브게 잘 꾸며져 있었다. 한국정원을 먼저 구경하고 꿈의 다리를 건너 세계각국의 정원이 있다고 해서 가 보기로 했다. 꿈의 다리는 세계 16개국의 24만명의 어린이들의 꿈이 그려진 조작들을 붙여 장식에 두었다. 정원과 꿈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어린이들의 작은 꿈들이 그려져 있는 조각 그림들을 모아 이렇게 붙인다고 엄청 노력한 흔적은 보인다. 셰계 여러나라의 정원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으나 참으로 실망이다. 자연그대로의 정원을 만든다는 독일 정원은 억새풀이 만발하였고 스페인 이탈리아 정원 등도 제대로 된 정원이 아니었다. 박람회 당시엔 이런 모습이 어니었겠지. 그랬다간 국가적인 망신이었을테니까.
어쨌든 넓은 지역에 예쁜 꽃들이며 잔디밭, 그리고 나무들이 많아 걷기 운동에는 도움이 되었다. 카페에서 쉬었다가 순천만 갈대습지를 가기로 했는데 네비가 자꾸 국가정원으로 되돌아가는 바람에 폰으로 길을 찾아 어두워지는 갈대밭을 구경하였다. 구름 낀 날씨가 아니었다면 석양과 함께 좋은 조화가 이뤄졌을텐데 그냉 어둑어둑해지는 갈대밭을 구경하게 된 것이다. 4년전에 왔을 때는 습지의 부드러은 진흙길을 밟으며 구경할 수 있었는데 작년의 차바 태풍으로 그 길이 물에 소실되어 나무로 다리를 만들어 관람길을 만들어 두었다. 신발이 더럽혀지는 것은 막았으나 어쩐지 그 전 길이 그립다.
오늘은 민박을 할까 하고 몇 군데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방이 없단다. 별수 없이 어제 그 동네로 와서 묶기로 했다. 호텔은 2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했다. 그나마 어제의 그 애로틱한 곳이 아닌 깨끗하고 소박한 분위기의 잠자리를 구해 잠을 청했다. 밖에서 3일동안 잔 피로 때문인인 집으로 가자 성화여서 진주의 등 축제를 못보고 울산으로 향했다. 얼마나 길이 막히든지 아침에 출발하였는데 거의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