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이삭빛
평생을 마주보고 싶은 사람
죽을 때까지 지켜주고 싶은 사랑
66번째 아름다운 기부이야기
사회학과 김영기 명예교수발전지원재단 0건 266회 22-11-09 10:19
사회학과에는 매년 훈훈한 장학금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2005년 퇴직 후 매년 장학금을 기부해 주시는 김영기 명예교수님의 이야기인데요. 이 장학금은 교수님의 호를 딴 ‘석정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사회학과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합니다.
1981년 전북대학교에 부임해 20년 넘게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교수님은 퇴직하며 장학금을 내게 된 이유에 대해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을 내겠다는 약속을 자기 자신과 했다며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고 학교 수업 커리큘럼 외에도 배울 수 있는 여러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제12회 석정장학금 시상식
더 자세한 이야기는 김영기 명예교수님의 제자이자 현재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송정기 교수님께 들을 수 있었는데요. 퇴직 후에도 학교를 잊지 않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김영기 교수님은 전북대학교가 본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가끔 말씀하셨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그 이유는 교수님의 전공을 이곳에서 맘껏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인구와 의료사회학을 전공하셨는데 전공이 특수하다보니 그 당시 교수로 지원할 수 있는 국내 대학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은 산업화가 진행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의료나 복지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거든요. 반대로 미국은 학술적으로 의료사회학이 많이 발달해 개인 복지에 관심이 많았고 그것을 사회가 어떻게 제공할 것이냐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기였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에 교수로 재직하시다가 1981년 전북대학교에 부임하셨는데 그 때 제가 대학교 4학년이었어요. 학생들을 친근하고 편하게 대해주셨던 분이셨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어느 날, 학과 건물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늦은 시간까지 교수님 연구실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더라고요. 당시에는 보기 드문 모습인지라 열심히 책을 읽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아 교수님을 찾아갔더니 저를 반갑게 맞아주시며 공부와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교수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저는 농촌사회학을 전공했는데, 그 당시에 학교에는 전문적인 통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어요. 교수님은 미국에서 그 분야를 공부하셨기 때문에 통계 보고서 및 관련 논문을 쓰는 방법도 많이 배울 수 있었죠.
시간이 흘러 제가 전북대학교 사회학과에 부임하기 1년 전인 1994년에 교수님이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쓰러지셨어요.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강의를 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제가 할 수 있는 한 옆에서 많이 도와드렸던 것 같아요. 은퇴 후 강의하시러 학교에는 못 오셨지만, 전북대학교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 하셨는데 그 마음이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 기부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끔 등산도 함께 가실 만큼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분이셨거든요. 저도 교수님을 본받아 학생들에게 지식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해서도 교육하며 교수님께 받은 사랑을 제자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어요. 앞으로 학생들이 지역에 대한 관심도 키우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계획도 잘 짜서 훌륭한 인재로 거듭났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