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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자연학습원 → 코끼리바위 → 전망대 → 가령산 → 무영봉 → 낙영산 → 범바위 안부 → 685m봉(헬리포트) → 사거리 안부 → 도명산 → 마애불 → 학소대'의 대략 6시간 코스 탐방 후 파천에서 물놀이를 즐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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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산[加嶺山]
높이: 646m
위치: 충북 괴산군 청천면
가령산은 화양동 계곡의 도명산, 낙영산과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산으로 아기자기한 바위 능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령산을 많이 찾는 이유는 산세도 빼어난 곳이 많지만, 산행시간이 짧고 또 가을철이면 송이버섯, 싸리버섯, 잡버섯 등이 많이 나와 아마추어 등산인이 많이 찾는다.
등산 시기는 신록의 초여름을 택하는 것이 좋다. 화양구곡은 화양동 소금강이라고도 부르며, 경천벽, 운영담, 읍궁암, 금사담, 청성대, 능운대, 와룡암, 학소대, 파천을 함께 일컫는다.
산행은 자연학습원 앞에서 시작한다. 남쪽으로 화양천을 건너 나 있는 산길을 따라 계곡을 벗어나면 지능선 위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초반부터 급경사를 이룬 지능선 길을 밟으며 30분 정도 오르면 하늘을 가린 굴참나무 아래 안부(鞍部)가 나타난다.
굴참나무 아래를 벗어나 남쪽으로 더욱 가팔라지는 능선길을 밟으면 일명 거북바위로 불리는 전망대 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곳에 오르면 남근석 등 기암괴석이 한눈에 들어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무릎을 치게 한다. 전망대 바위에 서면 앞뒤로 막힘이 없는 시원한 전망이 펼쳐지고 화양구곡의 전경이 서쪽 아래로 펼쳐진다.
가령산 정상은 온통 굴참나무 숲으로 뒤덮여 조망할 수 없다. 송진 냄새가 진동하는 암릉길을 밟으면 시루 바위 꼭대기에 다다른다. 시루 바위는 50여 평쯤 되는 반석으로 반석 지대 동쪽에 마치 집채만 한 기암이 있어 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소로 인기가 있다.
시루 바위를 뒤로하고 다시 숲 터널을 뚫고 내려서면 급류가 흐르는 화양천을 만난다. 물살이 빠른 하산지점에서는 무리하게 건너지 말고 서쪽으로 150m 거리인 파천까지 걸어 내려가는 것이 안전하다. – 한국의 산하
주중 수목 산행이 예정되어 있던 터라, 토요산행은 무리가 있어 일요일로 변경하여 가령산과 화양구곡을 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갈 수 있었던 친구는 못 가고, 갈 수 없었던 친구는 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못 간 친구에게는 미안! 그래 봐야 가게 된 친구가 상미, 젤라, 낙진 등 나 포함 4명이다. 음성에 일이 있었던 상미는 다음날 괴산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나머지 친구는 동서울발 괴산행 7시 50분 차를 예매하고 동서울 터미널에서 7시 40분에 만나기로 했다.
이번 산행 들머리가 되는 충청북도 자연학습원은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아주 불편했지만, 가능한 버스 시간을 맞추고 경우에 따라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일단 괴산으로 가 10시에 출발하는 청천행 버스를 타고 청천에서 10시 50분에 출발하는 송정리행 버스를 타면 학습원에 대략 11시 10분가량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 시각에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면 막차 시간을 고려하면 우리에게 대략 6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다. 물론 좀 늦어지면 청천까지 택시를 타도 된다. 우리가 타야 할 버스가 예정된 시각에 도착한다는 것과 산꾼의 산행기에는 10시 50분 송정리행 버스는 학습원에 정차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보이지만(그럴 경우 택시를 탈 예정), 정차한다는 것, 이 두 가지를 만족하여야 예정된 산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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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해 승차장으로 가니 젤라는 줄을 서 있는데 낙진이 보이지 않았다. 터미널 내에서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아 일단 탑승을 하고 텔레그램을 확인하니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보였다. 출발 직전에 낙진이 탑승하고 비어 있는 뒷자리에 각자 두 자리씩 차지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대략 한 시간가량 자고 일어나 창밖의 경치를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증평에 도착했다. 증평에서 출발해 조금 가니 괴산이었다. 증평과 괴산이 이렇게 가까웠구나, 둘 다 난 모르는 도시지만. 문제는 애초 2시간 소요 9시 50분에 도착해야 하는데 9시 40분도 되지 않아 괴산 터미널에 도착해 청천행 버스를 2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괴산 시외버스터미널과 시내버스터미널(아성여객)이 떨어져 있어 초행에 곤란을 겪을 수 있었지만, 우리에 앞서 괴산에 도착한 상미가 스톱워치를 들고 두 번이나 거리와 시간을 확인 후 그 정보를 우리에게 보내줘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상미는 앞차로 출발해 이미 학습원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터미널 내에서 있는 시간표 사진을 찍는 등 하며 시간을 보낸 후 버스를 타기 위해 승차장에 가보니 출발 시각이 가까워졌음에도 청천행 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천장에 달린 승차장 번호와 목적지를 보니 오른쪽 끝에 창천행 승차장이었고 미니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아니 대중교통에 미니버스라니! 서울의 마을버스 수준이라는 얘기. 그렇게 승객이 없나? 그랬다, 승객이라곤 우리 셋에 도중에 탄 한 명까지 모두 4명이 다였다. 해서 과거의 산행기를 보면 자연학습원 이전 자연휴게소 시절에는 하루 20여 대의 버스가 있었다고 했지만, 현재는 4~5대에 불과했다.
가는 중에 기사님에게 학습원을 가려면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묻기도 했다. 그러는 중 10시 30분경 청천에 도착했다. 젤라가 얼린 물과 옥수수, 하드를 사 와 먹고 있는데 화양동행 버스가 들어왔다. 아까 우리를 태우고 왔던 기사님이 버스를 가리키면 저걸 타면 학습원에 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두 버스의 기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곳에 가 화양동행 기사에게 학습원을 가려면 그 버스를 타는 게 맞는지 다시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기사 왈 "학습원이 어디죠?", 괴산에서 우리를 태우고 왔던 기사가 "고개 넘어 삼거리!" 모든 대화를 종합해 보면 과거 산꾼의 산행기에 있듯이 이 버스는 학습원에 정차하지는 않는 거 같았다.
일단 우리를 포함해 4명이 탑승해 버스는 출발했고, 그 버스의 정규 정류장으로는 보이지 않는 학습원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7대에 이르는 산악회 관광버스도 등산객? 관광객을 내려놓고 있었다. 그때 이미 상미는 가령산 6부 능선을 오르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쏟아져 나온 등산객을 따라가며, 가령산은 화양천 건너 산행을 시작하므로 천을 건넬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500여 미터 정도 지났을 때 앞서가는 치마 입은 여성을 보고 옆에 있던 낙진에게 "등산객이 아닌데!"라고 한마디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했다. 폰을 꺼내 지도를 확인하니 가령산 들머리는 학습원에서 바로 화양천을 건너야 했다. 바로 왔던 길을 돌아 학습원으로 돌아갔다. 대략 1.2km의 속칭 알바를 한 것이다. 시간상으로는 2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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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들머리를 찾아 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11시 45분이다. 화양천을 건너 본격적으로 가령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 시각 상미는 8부 능선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앞장서고 다음이 젤라 후미를 낙진이 서서 천천히 오르고 있는 상미와 접선하기 위해 서둘러 산을 올랐다. 울창한 숲이 뜨거운 햇볕은 가려주었지만, 후덥지근한 더위는 가려주지 못해 200여 미터 오르니 땀이 소나기처럼 떨어져 내렸다.
쏟아지는 땀에 젖은 옷을 입은 듯해 걷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산행하는 친구는 무더위와 체력 때문에 계속 쳐지는 일이 발생했다. 과거의 그 빠릿빠릿한 모습이 아니었다. 밧줄이 있는 바위를 위에 있던 등산객의 도움으로 올라 들머리 기준 1.2km 정도에서 젤라가 가져온 수박으로 당과 수분을 보충하며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앞서가는 상미에게 연락해 점심을 먹어야 하니 더 가지 밥 먹기 좋은 적당한 장소에 쉬고 있으라고 했다. 그 시각 상미는 이미 정상을 지나 무영봉 쪽으로 대략 300여 미터 갔다고 했다.
가령산 정상 300여 미터 남겨둔 곳 숲을 헤치고 나오니 앞에 눈에 익은 친구가 나타났다. 기다리기 지겨웠던 상미가 거꾸로 우리를 마중 나온 것이다. 초면이 젤라와 상미가 인사를 나누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올랐다. 1시 30분경 가령산 정상에 도착해 인증사진을 찍고 멀리 갈 거 없이 그 자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젤라가 싸 온 밥과 김밥 과일 등과 청천에서 사 간 맥주와 후배가 준 매실주로 점심을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음식이 충분해 보여 라면을 끓이지는 않았다.
2시 30분경 정상을 떠나 이정표에 없는 무영봉을 향해 갔다. 내가 앞장서고 두 여성 동무가 그 뒤를 후미를 낙진이 맡아서 갔는데, 뒤따라오는 친구를 충분히 기다리며 갔지만 쉽게 따라오지 못했다.
해서 가령산에서 2.3km 떨어진 능선에서 아예 모든 짐을 풀고 누워 친구를 기다렸다. 그 시각이 3시 43분이었다. 드러누워 셀카도 찍고 주변 경치를 찍으며 시간을 보냈는데, 마지막 친구가 도착한 시각이 4시 8분이었다.
적당히 휴식 후 742m로 이 코스 중 가장 높은 봉우리지만 정상석조차 없는 무영봉에 도착한 시각이 4시 18분이다. 그리고 가령산 정상에서 무영봉에 이르는 구간은 쉽지 않은 코스로 초보 등산객에는 힘든 코스로 보였다. 그래서 인지 데크 작업을 위해 대부분 재료를 이미 곳곳에 갔다 놓아 이번 성수기가 지나면 바로 공사를 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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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봉에서 조금 쉰 후 다음 목적지인 낙영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무영봉에서 낙영산을 향하는 곳에 거의 수직에 가까운 암벽에 밧줄을 얼기설기 매어놓은 구간이 나타났다. 우여곡절 끝에 두 여성 동무를 데리고 내려오니 거기도 데크 작업을 하기 위한 재료를 밑에 쌓아두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이 코스 줄을 타는 마지막 산꾼일지도 몰랐다.
미끄러지며 무영봉을 내려와 이름 모를 고개에 도착하니 가령산 3.2km, 낙영산 1.0km라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그 시각이 4시 46분이다. 버스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최소 6시까지 정류장에 도착해야 했지만, 시간상 늦었다. 낙영산을 바라보며 고개 왼쪽으로는 마을이 보였고, 오른쪽엔 울창한 숲과 출입금지 플래카드가 매달려있었다.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며 나무에 누워 폰의 지도를 보니 낙영산 도명산 거쳐 학소대까지 대략 5km 정도를 더 가야 했다. 거리도 문제지만, 두 여성 친구의 체력상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게 쉽지 않아 보여 고민이었다.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쪽이 화양천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고 희미하게 길도 보였다.
내가 다시 여기 올 일이 있을지 모르니 '오늘 계획한 모든 코스를 끝내기 위해 토끼몰이를 할 것이냐', '지친 친구를 데리고 비법정이지만 코스가 짧고 내리 하산하는 계곡으로 갈 것이냐' 고민하다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 도착한 친구 하나하나에 현 상황을 얘기해 주고 의견을 물어보았다. 별다른 의견이 없어 4시 53분에 가지 말라는 계곡길로 내려갔다. 사실 애초 코스인 낙영산 도명산으로 갔으며 최소 2시간 길면 3시간까지 소요될 것이라 날이 어두워져 많이 위험한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가뭄에 계곡이 말라 물은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우리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등산객이 많이 다녀서인지 길은 좋았지만, 군데군데 헷갈리는 지역이 있었다. 어두워진다면 위험할 수도 있는 길이었다. 해서 쉬어가자는 친구를 달래 길을 재촉하며 내려갔다. 20여 분 내려가니 바위 위로 졸졸 흐르는 물이 보여 엎드려 마시고 세수를 했다. 그 자리에서 씻으며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재촉해 도명산에서 내려오는 정규 등산로와 만난 시간이 5시 55분이었다. 그리고 오늘의 날머리 학소대에 도착한 시각이 6시 6분이다. 대략 1시간 13분가량 걸려 계곡 길을 내려왔다.
계곡을 내려오며 이미 버스는 늦은 거 같으니 택시를 타고 청주나 오송으로 가기로 했기에 산만 벗어나면 시간적 여유는 많았다. 화양천에 놓인 다리를 건너며 학소대를 보니 조금 위로 올라가면 학소대에 접근해 놀만 한 공간이 보였다. 바로 그리로 가 등산화와 양말만 벗고 물로 뛰어든 시각이 6시 10분이다. 가뭄에 물이 줄고 폭염 때문인지 물은 미지근을 넘어 따뜻했다. 다행히 학소대에 붙은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은 버티기 힘들 정도로 차가워 거기서 주로 몸을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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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분 물놀이에 허기가 져 학소대 계곡물을 받아 라면을 끓였다. 라면과 김치로 배를 채우고 학소대를 떠난 시각이 대략 7시 20분 경이다. 버스정류장이자 계곡의 입구인 탐방센터를 향하며 상미가 앱으로 택시를 불렀지만, 가능한 차가 없다고 해 내가 '청천 택시'로 구글링해 바로 통화를 했다. 우리의 위치를 설명해 주고 우리도 탐방센터 내려가는 중이라고 했다. 7시 46분에 금사담에 도착해 단체 사진이나 찍을까 하는데 밑에서 올라오는 택시가 보였다.
배낭을 트렁크에 넣고 택시에 타 조치원역으로 가자고 했다. 오송역에서 KTX를 탈 생각이었지만, 수원이 집이 낙진이 불편해 조치원역에서 ITX-새마을을 타기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 시점 9시 15분 서울행은 자리가 있었지만, 택시 도착 시각을 가늠할 수 없어 일단 현장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9시경 조치원역에 도착하니 입석밖에 없었고, 낙진은 수원행, 상미와 젤라는 영등포 나는 서울 표를 끊었다. 입석을 사서 식당칸이 있으면 거기 있기로 하고 마실 맥주캔을 사 들고 정시에 도착한 기차에 타니 통로조차 만원이었다. 식당칸은 아예 없고….
통로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아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하다 낙진은 수원에서 내리고, 그 후부터는 자리가 나 의자에 앉아 다음에 갈 지리산 얘기를 하며 영등포까지 갔다. 그리고 서울역에 도착해 공항철도를 타고 집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11경으로 생각된다. 차 시간에 쫓겨 다니다 보니 뒤풀이를 못 한 산행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낙영산과 도명산을 뺀 '자연학습원 → 코끼리바위 → 전망대 → 가령산 → 무영봉 → 학소대'의 12km, 대략 5시간 30분의 산행을 했다. 물론 물놀이 시간과 휴식 시간은 빼고….
첫댓글 일요산행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