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뜻밖의 만남이 있기도 하지요.
아침 강의가 있는 날 지하철역까지 택시를 타곤합니다. 오늘도 그랬군요. 출발하자마자 기사님이 "저 한말씀 드려도 될까요?"하시길래 "예? 그러시죠" 했더니 명함을 하나 건네시는군요, 자신이 전국에서 월급을 가장 많이 받는 택시기사하는 말과 함께 책을 썼다고 하시더군요. [어느 지독한 택시기사의 이야기] 책을 알리는 선전용 명함에는 그 기사분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이창우 기사님. "달리 선전할 방법도 없고 해서" 택시 승객들에게 직접 알리기로 하셨다더군요.
명함을 받고 바로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더니 출판된 지 채 몇일도 지나지 않은 신긴이더군요. e-book으로도 나와 있는데 본문이야 확인할 수 없고 목차만 대략 훓어보았습니다. 기사님의 간단한 이력, 법인택시기사를 하게 덴 경위 등과 함께 저자의 이야기가 실려있었습니다. 택시기사를 하면서도 월수입 300만원은 할 수 있다, 라는 다소 선정적인(?) 문구를 통해 택시기사로사 자신의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놓은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눈에 더 많이 든 것, 택시운전을 하면서 기사님이 언급한 몇가지 일화들 속에 담긴 남다른 비범함이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
그는 늦은 밤이나 저녁 여성분리 택시를 탔을 겅우, 집 앞따지 근접해서 내려준 다음 이렇게 말한다고 적혀 있더군요. "한 20초 정도는 여기 이 자리에 서 있을테니 안심하시고 들어가세요"라고요. 더러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달라는 승객의 요구에는 자신은 골목길 운전 전문이라고 말하면서 군말없이 간다고요.
읽으면서, 쉬운 일 같으면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다, 생각했습니다. 이창우 기사님이 어떤 마음과 태도로 일을 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가 어떤 일을 하느냐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자신이 하는 일을 어딴 마음으로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사회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창우 기사님같은 마음을 가지고 일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책 안내도 그렇고, 책을 쓰게 된 까닭에 대한 이창으 기사님의 말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평균 120만원인 법인택시기사의 월급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300도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만 제 생각에 아직 읽지 못한 이 책의 미덕은, 그리고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히 수입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일을 태하는 태도, 멀리 보자면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한 이창우 기사님의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영미시교육 강의를 시작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침 오늘 시도 Charlot Bronte의 "Life"였습니다. 이창우 기사님과의 뜻밖의 만남이 학생들과 함께 읽는 시를, 그 시가 전하는 "인생의 희망"이라는 주제를 더욱 의미있게 해주었습니다. 저도 아직 읽지 않은 책입니다만 오늘 아침 그 짧은 만남의 순간만으로도 권해드릴만 하다는 느낌, 들었습니다. 더욱이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이렇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기회들이 더 많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더욱 뜻깊은 만남이었습니다. 조만간 사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께도 조심스럽게 알리고 권해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