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가 이 땅에 탄생하신 크리스마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5일, 30시간 동안
무등, 안양, 대전 발도르프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
광주, 전남, 전북의 공교육 선생님들,
멀리 경남 진주, 경북 영주의 선생님들까지
34명의 교사들이 모여
앎과 삶을 나누는 공부를 했습니다.
(공교육 선생님들은 아직 방학도 안했는데
조퇴나 교장선생님께 특별히 허락을 얻어
참여하신 분이 많았어요.
그 열의에 존경을 표합니다)
인원이 많은지라 강당에서
자신을 소개하며 하루를 열었습니다.
분위기를 사랑하는 무등 가족들인지라
함께 하는 따스한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했는데
어떠했는지 모르겠네요.
자기에게 다가온 미덕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열고~
매 시간
신지학의 몇 문장을 도입으로 오전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1. '시대의 기도'로서 발도르프 교육
~ 교육은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가?
'만남으로서 교육'과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아이에게 세상을,
그 세상 속의 사람과 사물을
'어떻게 만나게 하는가?' 를 고민했습니다.
쉽게, 함부로 세상을 만나게 하는 이 시대에
교육을 통해 세상을 소중히, 아름답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만나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기위해선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 역시 존재하며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기고
만나가려는 시도가
교육에서 필요하다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그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기도겠지요.
그러면서 신지학의 문장을 명상해 보았습니다.
신체, 영혼, 정신, 이 삼중세계의 시민인 우리는
무엇을 더 중요시 여기고 사는지를요.
말로만 정신을 강조하던 내 모습을
실생활 사례를 나누며 돌아보았습니다.
2. 둘째날, 세째날은
'지각, 인상,인식'에 대해 실생활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생각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표상하기와 사고하기의 차이를 살피면서
나는 주로 무엇을 더 많이하는가도 돌아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본질을 인식할 수 있을까도 알아보았지요.
4. 넷쨋날은 '시대정신'으로서 발도르프교육을 살펴보았지요.
물질세계와 정신세계를 잘 지각하고 인식했다면,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청하는 정신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발돌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을 통해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보편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인식하고자 토의했습니다.
물질주의의 극복!
내가 누구인지 아는 정체성 확립!
또한 그 과정을 통해 발돌교육, 아니 교육의 정체성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5. 마지막 날은 발달에 대해 되돌아 보았습니다.
후끈후끈 토론 분위기.
토론 시간이 끝났다해도 안 끝내시던 선상님들.
(그래서 머리가 지끈지끈)
지끈한 머리를 식히려 크레용 그림시간이 있었는데요.
오전 강의와 토론 시간이 매번 길어져
시간을 잡아먹었네요.
다들 연습만 두서너번 하고
작품은 거의 완성하지 못해 제일 아쉬웠던 시간이네요.
기~~~인 점심시간을 보내고
(휴게실에서 쪽잠도 자고~~)
오후는 한글지도를 위한 워크샵을 했어요.
발도르프식(?) 한글지도가 사방팔방에서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많은 것들 중에서 우리는 무엇에 중점을 두고
수업을 짜야하는가를 토론했습니다.
우주반감으로서의 사물,
그 사물 형상의 표현으로서 자음.
인간의 내면세계의 표현으로서 모음에 대해 이야기들으며
슈타이너가 이야기하는 '언어란 무엇인가?'를 헤아려 보았습니다.
제대로 언어를 교육해야하는 일은
말을 통해 잃어버린 우주와의 관계성을 되찾는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또 방법적으로 슈타이너가 이야기한
'결론 ㅡ 판단 ㅡ 개념' 이 아주 중요하며
현재 이 순서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도
발견했지요.
그러고는 열심히 연구하고
창조하고
그 결과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특히 발도르프 교사와 달리
현장에서 수차례 한글지도를 해 보신
공교육선생님들의 경험담들이 빛을 발했습니다.
"이렇게 했더니 이런 문제점이 보이더라"
"이렇게 지도하면 꼭 실패하니 요건 피해라~"
실행하고 다시 재창조를 하려면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발돌교사들과는 달리
같은 학년을 계속 연임하며 실행경험을 가지신
공교육 선생님의 지혜가 빛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현장의 경력은 무시못하는 장점이 있지요.
각 모둠에서 연구하고 창조한 내용을
다시 토론하고 확인해보며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보았습니다.
다시 발표!
재토론과 재창조!
그렇게 열띤 시간들을 보냈더니
그 추위 속에서도 훈훈했어요.
그렇게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우리가 내 안의 무엇을 파괴하고
또 무엇을 창조했는지 보기 위해
마지막 시간에 전시회를 준비했어요.
돌아가며 5일간의 공부를 돌아보았지요.
눈물 흘리며 자기애를 쓰다듬는 돌아보기가 아니라,
'발도르프가 좋아요~' 하며 발뽕맞고 6개월 약발가는 마무리가 아니라,
다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빨리 아이들을 만나 나누고 싶다는 동경과
자신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꼭 발도르프학교에서 함께하는 교사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우리가 함께 같은 이상을 이루려 노력하고
서로 돕는다면
함께 있는 물질적 공동체보다 더 나은
정신적 공동체 아니겠습니까?
선생님들 모습을 한 분 한 분 떠올리며
나직히 이름을 되내어 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이상을 향해
잘 분투하시다가
우연처럼 반갑게 또 뵈어요.
(최선향 선생님, 쌍둥이 순산하셔요~~)
첫댓글 아래목록에 선생님들이 만드신 노래도 있으니 꼭 보시고, 아이들과 함께 불러보셔요~~
배우고 익혀 창조물이 나오고, 그것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다시 재창조해보고.. 참 아름다운 과정입니다~ 12월 연말 분위기에서도 연수를 옹골지게도 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들~
마지막날을 함께하지못해 아쉬워요~
감사하고 수고하셨어요~
감사하고 고마웠네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