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강의/미산스님
5강. 사성제와 팔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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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苦), 모든 것은 괴롭다
2-3. 병들어 얻는 고통
늙으면 몸이 병주머니로 변합니다.
젊었을 때 없던 각종 질환이 자꾸 생기지요.
나이 들면
가장 많이 찾아오는 병이 고혈압입니다.
당뇨병도 많이 생기지요.
우리는 여러 가지 유해물질들을
알게 모르게 섭취하기 때문에
70~80년 살다 보면
암세포가 몸속 어디선가 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늙어서 죽는 것보다는
병들어 죽는 경우가 많지요.
사람의 명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병든 것도 괴롭고 죽는 것도 괴롭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호스피스 교육을 하는
언양의 마하보디 교육원에 가서
불교의 생사관을 강의하고 왔습니다.
그 교육원을 운영하시는
능행 스님이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때
스님들과 재가불자 포교사들을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있는데,
제게 강의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시더군요.
가서 보니
이제 불교에서도
임종을 앞둔 사람들에 대해
본격적이고 전문적인
배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보통 때는
선원과 학교, 종단 일에 매여
지방 강의를 잘 나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는 생각일 들어
먼 길이지만 강의를 하고 왔는데,
오히려
능행 스님께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그분들이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일까요?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부처님 말씀을 들려주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그래서 간호하는 분들에게
호스피스 교육을 시킵니다.
교육 받는 분들도
자기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수행을 하고,
또 죽음을 목전에 맞는 분의 수행을 인도해서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
바르고 평온한 마음으로 임종할 수 있게 합니다.
아주 중요한 역할이죠.
병드는 것 자체는 괴로움입니다.
이 괴로움을
함께 나누려는 것이 자비행이죠.
괴로움을
괴로움으로 정확히 인식하는 게
첫 번째 할 일입니다.
이미 병들었는데
괴롭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면
훨씬 더 괴로워집니다.
병을 받아들이고,
‘어떻게하면
병에 파묻히지 않고 극복해가면서
정념, 즉 바른 마음챙김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수행자의 마음을 갖게 되면
병이라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