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운봉 명창 이성계
-윤동재
남원 운봉 황산대첩비지 어휘각 앞에서
석벽에 새겨진 글자를 또박또박 읽어가는데
인기척이 나는 것 같아
고개를 돌려보니 이성계였네
마침 황산대첩의 공이 이성계 자신만의 공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이룩한 것이라는 대목을 읽고 있는데
이성계는 쑥스러워하면서 그만 읽으라며
대신 판소리 한 대목 들려주겠노라 했네
나는 너무 뜬금없는 것 같아
이성계가 판소리는 무슨 판소리를 하며
이성계를 쳐다보니 그는 개의치 않고
곧바로 판소리 단가 ‘천봉만학가’를 들려주었네
이성계의 판소리를 다 듣고 난 뒤
나는 그에게 판소리를 어떻게 익혔느냐 물어보았더니
바로 옆에 동편제 소리의 시조 송흥록 명창이 살고 있어서
그에게 날마다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했네
이성계는 방금 들려준 소리는 송흥록 명창의 더늠이라며
날마다 배우고 또 배워도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했네
나는 이성계에게 그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은 사람은 누구나
귀명창이 아니라도 모두 엄지척할 것이라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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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대첩비지
어휘각
소리하는 송흥록
첫댓글 윤동재 시인은 이성계에게 시 창착을 가르치면 어떨까? 배우려면 고루고루 배워아지. 요즈음의 위정자는 무식하다고 나무랄 자격을 얻어야지.
오양호
그제나 이제나 기행수필은 많다. 요새는 기행수필 전문잡지, 기행수필가라는 사람도 있다.
그라나 기행시는 없다. 이은상의 <피어린 육백리> 같은 시가 기행시일텐데 그 시를 그렇게 말한 사람은 없다.
얼씨구!
윤동재 시인 기행시 한판 놀아봅쇼.
판소리 가락이면 더 욱 좋겠네. 남도 사람들이 떼로 몰려올테니.
이성계부터 시작했으니 조선 500년 8도 거치고, 남북한 한 바퀴 돌며 신명나게 신명나라 들써여 보소
오양호 교수님이 격려해 주시니 꼭 그렇게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위정자는 시나 판소리에 전혀 무관심하여 나라꼴이 갈수록 엉망이고 이성계는 판소리를 열심히 배우고 또 시를 열심히 배우겠다고 하니 믿음이 갑니다. 저도 이성계에게 시를 가르치기에는 저와 같이 좀 모자라는 사람이 적격인 것 같습니다. 송흥록이 판소리를 열심히 가르치고 있듯이 저는 이성계에게 시를 열심히 가르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성계가 판소리와 함께 시까지 배우고 나면 우리나라가 신명나라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