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헤르 카스티아에
황혼이 깃들고 밤이 왔다.
출출하여 잠시 밤거리에 나가
십 디람으로 셀러드
듬뿍 넣어 돌돌 말은
샌드위치 하나를 샀다.
어슬렁 거리며
슬리퍼 신은 한국 호야가
집으로 걸어간다.
가디언 호야가 다가와
내 주머니에서 떨어졌다며
이십 디람을 건넨다.
반바지 구멍난 호주머니 ㅎㅎ
살아있는 양심이 좋다.
집 근처 제스민향도 아니었다.
달콤한 오랜지 꽃향기도 아니었다.
자르 엘 아살(زهر العسل)
와! 과연 이름 답다. '꿀의 꽃'
처음 흰색이 후에 금색으로
변하여 금은화라 했다.
그 향이 어찌나 진한지
발걸음을 멈추고
담장 넘어 뻗은 가지 아래에서
긴 들숨 날숨하며
꽃향기에 취해 잠시
머물며 행복을 느낀다.
그냥가기 아쉬워
몇가락 꽃잎을 따왔다.
전기 포트에 물을
끓여 금은화를 띄워
샌드위치와 한잔 하니
찬송이 저절로 난다.
<2026.5.23>
참고
호야: 모로코 일반 남성을 부르는 호칭
자르 엘-아살 (Zahr el-Asal / زهر العسل)뜻: 직역하면 '꿀의 꽃(Flower of Honey)'이라는 뜻. 한국어로는 금은화 또는 인동덩굴, 영어로는 'Honeysuckle', 프랑스어로는 셰브르푀유 (Chèvrefeuille) 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