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초등 3학년 1반, 2반, 3반 전체가 다시 모였습니다.
차량 운행이 힘들어 학교 가까운 곳으로 정하기도 하였고,
자기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의 하천의 실상을 몸으로 느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하천변 공사가 끝난 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하천 바닥은 토사가 쌓여 아랫층은 썩어가는 상태이며,
온통 피라미가 떼지어 다니고 물달팽이와 왼돌이물달팽이가 우점종으로 사는 곳입니다.
하천 하안에는 커다란 돌로 물과 뭍의 경계를 만들어
고마리나 여뀌나 나도겨풀이나 개구리자리나 물칭개나 여러 습지식물들이
물에 바로 닿지 못하고 멀찍이서 조금씩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물이 더럽습니다.
하천바닥에는 자갈이나, 모래나, 돌멩이는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간혹 몇 개씩 있지만 아직 물고기나 수서곤충들이
자리를 잡기에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합니다.
5년 후가 될까요?
10년 후가 될까요?
이곳 남원천은 남원초등학생들이 중.고등학생이 되었을때 그나마 여러 종들의 물 속 생명들이 자리를 잡고 살지 싶습니다.
학생들이 물 속으로 첨벙 들어가
저벅저벅 걸으니 , 물 속에 가라앉아 있던 부유물들이 우루루 떠 오릅니다.
황토색이 되는 곳은 그나마 양호합니다.
검은색 썩은 흙들도 군데군데 보입니다.
피라미들이 떼지어 다녔는데, 물 속의 부유물이 떠 올라서 물고기들이 한 마리도 보이질 않습니다
물고기만 보이지 않는게 아니라
물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됩니다.
내가 발을 내 딛을 곳에 돌멩이가 있는지, 움푹 패였는지, 전혀 보이지 않아 간혹 친구들이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돌멩이가 하천바닥에 거의 없어 다친 친구들은 없습니다.
한 종이 집중적으로 우세하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적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의 증거지요.
종이 다양하여 먹이사슬이 유지되어야 대를 이어 생명들이 살아 갈 수 있을뿐만 아니라,
종 다양성으로 생명체의 단절을 막아낼 수 있는 법이지요.
물고기 중에서 피라미 한 종만이 우글거리는 곳은
인간세상에서 한 종류의 물건만 유통되고 있는 것과 비슷하지요.
그 물건이 필요없는 사람에게나,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물건이 제공되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지요.
그리고, 다른 것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타가 되겠지요.
함께 하였던 숲해설가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아주 미안한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더러운 물에 풍덩거리게 해야만 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으로써...
다음달에는 그나마 좀 괜찮은 요천상류로 생태체험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어린학생들이 직접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에서 보고 느껴서,
물의 소중함이나, 하천의 소중함이나,
어떤 하천이 더 좋은지를 배우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밀려 흘려 내려온 토사들 위로 풀들이 자란다.
참 고마운 풀들이다. 하천 바닥에 자갈이나 모래 대신 더러운 흙이 가득하다.
한발 내딛으면 쿠루루 흙탕물로 변한다.
하천가에다 자전거길을 만들고,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요즘 대한민국에서 유행입니다.
10년~20년 쯤 지나면 시설물을 철거하는 것이 유행이 되리라 예측해 봅니다..
5월인데도 날씨가 더워서 다리 아래에서 주의사항을 전달합니다.
돌멩이들이 부드럽지 못하고 각이 많이 지고 하천과 어울림이 어색합니다.
하천물이 완전 흙탕물이 되었습니다.
더럽거나 말거나 신나게 체험활동을 즐기고 있는 학생들..
2012년 5월 남원시 왕정동 남원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