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전기선 좀 꽂아주세요’ ‘여보~ 여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남편을 부르는 아내.
애처가 연하 남편은 아내의 부름이 영 귀찮을 법도 하지만
오늘도 동분서주 걸음이 바쁘다.
경상북도 청도 산골 오지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정영자, 박병조 부부.
단풍잎과 다투기라도 하려는지 빨갛게 곱게 익은 사과는
어찌나 탐스러운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데
오늘은 아삭아삭 사과가 새콤달콤 깍두기로 또 변신한단다.
가을 깊은 오지 숲속에 서로 닮아가며 같은 빛으로 곱게 물들어가는 부부는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둥둥 오늘도 즐거운 해먹을 탄다.
해발 700m.
덜컹덜컹 포장되지 않은 산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
멀리 돌로 지어진 동화 속 성 같은 집이 나타난다.
집 주위를 두른 돌담에 생뚱맞게 자리 잡은 전자레인지는 아이디어 수납장.
신비롭고도 재밌는 숲속 왕국에는 대체 누가 사는 것일까?
때마침 문이 열리고 전투에 나서듯 군복차림의 박봉택, 강지혜 부부가 등장!
두 사람은 굴뚝을 만들기 위해 작업복인 군복을 다시 꺼내 입었다.
알고 보니 한 폭 그림 같이 예쁜 집은
다름 아닌 화가 박봉택 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는데!
강원도 정선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부부의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제4부. 싱숭생숭 단풍주의보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7eSDvs9zsdviLsn8Np?logo
‘최초로 백두대간을 종주한 여성 산악인’
남난희 씨를 설명하는 첫 번째 수식어.
산을 사랑하는 그녀는 25년 전 경상남도 하동군에 위치한 지리산 자락으로 왔다.
오래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옛집에서 남난희 씨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365일 변하지 않고 마르지 않는 신비한 우물!
어디 그뿐이랴 가을 햇살 가득한 툇마루에 앉아있노라면
뻥 뚫린 시야 끝 저 멀리 산등성이가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가방 하나 둘러메고 집을 조금만 나서면 평사리의 황금들판이 장관을 이루고
산행을 내려오면 지리산 사람들의 소박한 장터가 휴식이 되어주는 곳으로
남난희 씨와 함께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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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무시무시한 칼바람이 남편의 공방 문짝을 내동댕이쳤다.
서울 생활을 접고 홍천으로 귀촌해 지금의 흙집을 직접 지었다는
임영택, 김혜정 부부는 겨울이 들이닥치기 전 문을 새로 다는 일이 당장에 마음 급하다.
집도 지었는데 고작 문짝 하나쯤이야.
자신만만했던 말과는 다르게 어딘가 어설픈 부부.
과연 오늘 안에 문짝 하나 제대로 달 수나 있을까.
옥신각신 문짝 수리하다가도 단풍잎 덖어 마주 앉아 차 한 잔 나눠 마시면
세상 둘도 없는 단짝이 되는 부부는 가을빛 곱게 서로를 물들여간다.
제5부. 단풍만 곱던가요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1CamCl2jrUmSssnA9E?logo
‘물고기들이 단풍놀이 갔나 봐’
딸만 다섯. 정선 산골짜기로 시집와 줄줄이 딸만 낳았다고
시집살이 호되게 했던 아내에게는 그래도 든든하게 감싸고 의지가 되어준 남편이 있었다.
단풍이 곱게 물든 백석봉 정상에서 1100m 높이를 곤두박질치는 멋들어진 백석폭포와
시원한 오대천이 흐르는 집에서 함께 머리 희끗희끗해진 김원대, 김정환 씨 부부.
심심풀이 물고기라도 잡을 겸 오늘도 어김없이 낚싯대 둘러메고 대문을 나섰건만
어쩐 일인지 감감무소식이다.
단체로 단풍놀이라도 떠난 것인지 좀처럼 입질 않는 물고기를
오늘은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서야 하는 것인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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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봉화 태백산 자락 백천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띄엄띄엄 집들이 숨어있다 나타난다.
여섯 가구 달랑 남아있는 깊은 산골 큰 바우 집으로 다시 돌아온 김찬영 씨.
도시에 나갔다 고향으로 온 그가 가장 행복할 때는
가을빛 곱게 물든 산골짜기 계곡에 앉아 물소리 바람 소리 듣는 요즘이다.
아버지께 물려받은 망태기 하나 어깨에 둘러메고 토종꿀을 채취하러 가는 길.
아슬아슬 바위 절벽에 자리 잡은 벌통을 향해 오르는데
태백산 깊은 숲속 청정 가을 속에 토종벌들은 얼마나 알차게 꿀을 저장해 놓았을까.
천둥 이와 흑단이 진돗개 두 마리에 오리, 닭, 꿀벌들과 가끔 찾아오는 멧돼지들까지.
동물농장이 따로 없는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김우주 씨의 집.
오리들 놀이터 집 앞 계곡은 울긋불긋 단풍 옷으로 갈아입은 숲에서
떨어진 오색찬란 낙엽들이 벌써 쌓이고,
베어놓은 들깨는 따끈한 가을 햇살에 어느새 바싹 말랐다.
어머니는 벌써부터 깨 털기에 바쁘지만,
우주 씨는 천둥이 흑단이 돌보느라 일을 뒷전.
깨알처럼 쏟아지는 어머니 잔소리에도 우주 씨는
어야둥둥 천둥이 흑단이만 챙기느라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