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단톡방에 실린 글입니다.)
오늘은 천로역정 전도였던 것 같습니다.
천로역정은 영국의 존 번연이 쓴 작품으로써
죄악의 세계를 대표하는 멸망의 도시를 벗어나
천국에 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담겨 있죠.
제가 얼마 전 천로역정 영화를 보았는데
오늘 들어선 산길이
아주 비슷하게 생긴 길이었습니다.
거칠고 험한 길이었고
특히 폭우로 인해 길이 끊어져서
몇 번에 걸쳐 작은 물길을 건너야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도는 잘 되지 않았습니다.
날씨마저 더운데 습도까지 높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등산객들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나마 전도를 하는데
극단적으로 반발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여자 분을 만나서
남편에게 기쁨으로 제 치유 간증을 했더니
산에 놀러온 사람에게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하더군요.
심지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치 예수와 원수를 맺은 사람 같았습니다.
그래도 예수 믿고 천국에 가야 한다고 하면서
부인에게 제 전도 명함을 주며
남편님께 방송 영상을 보여주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믿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더니
아직 멀었다고 하더군요.
천로역정 주인공도 천국으로 가는 길에
많은 조롱과 핍박을 받았죠.
산에 올라오는 남성을 전도하려고
"건강하십시오."라고 인사를 하는데
퉁명스럽게 "예."하면서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쳤습니다.
"네. 건강하세요."라고
함께 맞장구 인사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약간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부부를 전도하려고
천국 복음을 전했는데
그냥 빨리 가라고 하는 표정이어서
무안했습니다.
어떻게 하다가 산에서 길을
잘 못 접어들고 말았습니다.
계속 좁은 길이 나왔고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땀이 온 몸을 적시고요.
죽은 나무들도 덩그러니 널부러져 있더군요.
아무래도 비바람에 쓰러져서 죽어갔겠죠.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죽은 나무 목회자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도 멘트가 늘 반복되는 것 같아
가끔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입으로는 복음을 전하면서도
가슴으로는 저 영혼 구원해달라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간절해 집니다.
기도없는 전도는 없겠죠.
다시 조금 큰 길로 나와
할머니를 전도했습니다.
알고 보니 두 번째로 만난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를 들으셨으니
지금은 교회를 다니시지요?" 했더니
안 다니신답니다.
오늘 두 번째 만나게 된 것을 보니까
하나님이 교회를 다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며
속히 신앙생활을 하시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저를 세 번째 만나시면
꼭 교회에 다니고 계셔야 한다고 했습니다.
천로역정의 내용처럼
천국에 대한 무관심이 문제더군요.
산으로 올라가는데 신선교가 나왔습니다.
신선이 건넌 다리라는 의미인가요?
우리는 천국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야겠습니다.
천로역정 주인공도 물에 빠져가면서
다리를 건너 천국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한 여성이 내려오길래
제 치유 간증을 꺼냈지만
듣지도 않고 내려갔습니다.
아주 냉정하게 느껴지더군요.
저는 전도를 하면서 지옥에 가는 것 까지는
책임을 못 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저 천국 복음을 전할 뿐이지요.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능한 대로 성품이 부드럽고 친절하며
상대방을 넉넉하게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부터 그래야겠죠.
굳이 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성격상 저는 사도 바울은 닮지 않고
마가를 챙겨준 바나바를 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는 게 더 힘이 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실상은 바울을 더 닮고 싶은데요.
바나바도 자기 고향 구브로 섬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장렬하게 순교를 하기도 했죠.
우리 교회에도 코로나 19로 인해
교회에 안 나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파서
천국과 지옥 유튜브 영상을
몇 번 보냈습니다만
아무리 자극을 줘도 소용이 없군요.
이 모두가 제 책임인 것 같아
무거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과연 사람들에게 구원의 믿음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일까요?
천국과 지옥의 실제를 믿는다면
앞다투어 교회에 나올텐데요.
그래서 불쌍한 성도들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을 전도했습니다.
역시 어린이라서 전도를 잘 받았습니다.
꼭 구원받아 천국에서 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산에서 내려오는데
저 멀리 있는 동탄신도시가
마치 소돔과 고모라성처럼 보였습니다.
천로역정에 나오는
멸망의 도시같기도 하고요.
저기 사는 많은 영혼이
불구덩이 지옥에 가면 안 되는데
큰 일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제 전도 보고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혜의 예비일 되십시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