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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가야산은 멀리서 보면 마치 아이들 팽이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뾰쪽하게 보이는데 그 가파른 경사는 도로변에서 시작하여 정상까지 이어진답니다. 우리는 빛고을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영산포로 달려와 가야산 기슭의 애국지사 나월환 장군 추모비가 있는 공원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앙암바위쪽 계단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어 낙엽이 쌓인 양탄자길을 걸어 앙암정으로 갔지요. 앙암정은 아래쪽에 굽이쳐 흐르는 강물의 빠른 물살로 이곳을 지나는 배들의 조난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곳 처녀의 아름다운 노래에 선원들이 정신을 잃고 배가 언덕에 부딪혀 난파되곤 했다는 로렐라이의 전설처럼 이곳 앙암바위에도 슬픈 사랑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답니다. 앙암바위는 더이상 내려갈 수 없는 낭떠러지라 난간이 가로막습니다. 강쪽에서 바라보아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낙화암과 같은 바위죠. <사랑하는 연인(戀人)들을 지켜주는 앙암(仰巖)바위> 영산강을 사이에 두고 앙암바위 건너편인 택촌에 사는 아랑사와 진부촌에 사는 아비사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중 아랑사가 이를 시셈한 진부촌 젊은이들에 의해 죽게 되었고, 죽어서 구렁이가 된 아랑사와 아비사는 계속 사랑을 나누었는데 진부촌 젊은이들은 아비사마저 암암바위에서 떨어뜨려 죽게 만듭니다. 그 뒤 두 마리의 얽힌 구렁이가 밤마다 진부촌에 나타났고 진부촌 젊은이들은 시름시름 앓다 죽어갔답니다. 마을사람들은 음력 8월에 씻김굿으로 아랑사와 아비사의 넋을 위로하여 그 뒤부터 화를 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죽음도 뛰어 넘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앙암바위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고운 사랑을 영원히 지켜주는 영험한 곳입니다. - 김미경(나주시 역사문화 큐레이터, 스토리텔링 작가)의 글 중에서 발췌 - 앙암정에서 올려다본 가야산 . 도로변에 서있는 이정표를 따라 급경사로 오르면 가야산 정상입니다. 정상이라고 해도 해발 189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산 가야산은 작지만 동국여지승람 나주읍지 등에 가요산이라 기록되어 있는 나주의 3대 명산중의 하나로 등로는 말티고개를 연상케하는 지그재그로 이어지고 안전을 고려해서 밧줄로 등로를 지정해두었답니다. 한동안 땀흘리고 올라가니 산정의 일출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정상에 어김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운동기구들이 눈쌀을 찌뿌리게 하고... 이곳에서 영산강과 나주시, 빛가람도시, 멀리 무등산과 광주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만 선명치 않고, 영암 월출산과 신북 호산도 박무로 인하여 흐릿합니다. 영산강 건너편에 보이는 산은 다시면의 신걸산 그래도 영산강 조망은 장쾌하고 강줄기의 S라인도 어여쁩니다. 이제부터는 걸어온 길 반대쪽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또다른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영산포구는 박정희 대통령이 목포에 영산강하구언을 막기전까지는 배들이 홍어 또는 멸치젓동이를 싣고 드나들었답니다. 하산길에 만난 선바위 단풍잎은 마르고 대부분 떨어졌지만... 사각사각 낙엽을 밟고 가는 걸음도 경쾌합니다. 운동기구가 또다시 즐비하게 늘어 선 곳에서 좌측깜박이를 켜고 차량이 있는 곳으로 걷습니다. 길은 더욱 완만하고 걷기에 편합니다. 마지막 남은 단풍과 열매를 발견하면 참 반갑지요. 호랑가시나무 열매 색상이 선명합니다. 이제 암자가 나왔으니 산행은 끝났겠지요. 산행시간은 2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이제 영천사라는 암자로 들어가봅니다. 절 입구에 9월에 피는 산구절초가 아직도 피어있네요. 규모가 아주 작은 영천사는 새로 단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절집... 11월중순에 왔더라면 곱게 꾸며진 단풍 터널 감흥에 취했을텐데 이제 낙엽지는 겨울입니다. 마지막 남은 단풍잎을 보며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새로운 겨울을 기대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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