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유통단지 절반은 비었다
- 분양업체 "상권 매력없다", 2년째 미입점 창고로 사용
'김해공항과 신항을 연결하는 부산의 물류 중심'을 목표로 조성된 서부산유통단지가 준공 이후 2년이 흘렀는데도 입점률이 저조하다. 현재와 같은 미입점 상태가 지속할 경우 상권의 집적효과가 떨어져 상황이 더욱 나빠지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저동 서부산유통단지 내 자동차부품도소매 구역. 입주 업체의 영업이 활발해야 할 시간이지만, 사무실 상당수가 셔터를 내린 채 인기척이 없고 상호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자동차 부품 도매업을 하는 박모(48) 씨는 "문을 열지 않은 사무실 상당수가 창고 용도"라며 "상권의 매력이 없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사무실을 분양받은 뒤 물품만 쌓아둔 채 필요할 때만 오간다"고 설명했다.
인근 기계공구판매단지도 비슷했다. 상당수 사무실이 입점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부산유통단지 조합협의회에 따르면 단지 내 사무실 입주율은 56% 수준. 이 중 사무실을 분양받았으나, 괘법동이나 서면 등지에 본사를 둔 채 이전을 망설이는 업체를 고려하면 실제 입주율은 50% 미만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2년째 사업을 해온 한모(여·38) 씨는 "관련 업체가 모이지 않다 보니 물품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상권 집적효과가 없다"며 "에코델타시티 사업과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입주 업체의 80% 이상이 소매유통업자인 상황에서 기존 거래처를 두고 이쪽으로 옮겨오는 게 쉽지 않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유통단지 계획 수립 단계부터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제조업체의 역외 유출로 기존 산업부품업체가 공급처를 못 찾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부품 업체가 늘어나 서부산에 입점하기를 기대한 것부터 판단 실수였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부품산업을 잠식하고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직접 단지를 키우겠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부산 유통단지는 2010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4월 준공했다.
국제신문 201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