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 년 전에 쓰인 갑골문 천부경
- 박대종/대종언어연구소
1899년 중국대륙 하남성 은허에서 갑골문[殷文]이 발견된 이래 100여 년이 지난 현재, 은허갑골문과 완전 동일한 형태의 문자 및 중국대륙에서는 아직껏 발견되지 않은 갑골문자들이 우리나라에서 문서상의 기록을 통해 다수 발견되었다.
해당 문서는 고려말 충신 두문동 72현 중 한 사람이자,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도은 이숭인, 야은 길재, 수은 김충한과 함께 6은으로 불리웠던 農隱 閔安富 선생의 유집[정확히는 유품] 중 하나인 天符經文으로, 현재 소장자는 민안부 선생의 후손이자 전통 옥새전각장인인 閔弘圭씨이다.
필자는 금년 8월말 인터넷 상에서 문서를 처음 접하고 그것이 국내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갑골문으로 작성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문건이 진본사진 외에는 특별한 언급, 논문 또는 해설서 없이 그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논문(한국에서 발견된 갑골문자에 관한 연구, 2002, hanja.com)을 작성, 공개하게 되었다.
2년여 동안 사진자료가 일반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갑골문 자체가 전문적인 수준을 요하는 관계로 사진을 접한 일반인들은 기존 천부경문과 동일한 내용일 것으로 생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천부경 전문가조차도 그것을 갑골문이 아닌 녹도문 등으로 오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대륙에서 발견된 기존 갑골문 및 金文과 비교대조해본 결과, 농은유집 천부경에 기록된 문자들은 대부분 명백한 갑골문자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갑골문은 1899년에 중국대륙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이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자해설서라 일컬어지는『說文解字』의 저자인 후한의 문자학자 許愼조차도 갑골문을 몰랐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 이상의 인물인 농은 선생이 중국대륙 은허에서 발견된 갑골문을 보고 천부경을 작성했을 수는 없는 일이니, 이러한 사실은 갑골학 역사에 있어 다음 두가지 측면에서 일대 사건에 비유될 만한 충격적인 일이다.
첫째, 갑골문 하면 오직 중국대륙 내부에서만 발견된다는 종래의 고정관념이 깨졌다는 것이고, 둘째, 중국대륙에서는 아직껏 발견되지 않았거나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미해독된 갑골문자들이 농은유집 천부경에 다수 발견·확인됐다는 점이다.
갑골문 천부경은 기존 중국 갑골학계의 성과를 뛰어넘어 오류가 있는 것(예: 地)은 교정케 해주고, 불명인 것(예: 太, 環, 動)은 명확히 밝혀주며 미발견된 것(예: 衷, 妙, 極, 本, 鉅, 心 등)은 새롭게 발견됨으로써 그 스스로 진본임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는 실로 귀중한 문자학 자료이다.
문자와 역사가 분리불가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갑골문 천부경의 발견은 속칭 한자의 시원이 華夏로 상징되는 중국민족이 아니라 東夷로 표현되는 우리 민족에게 있다는 문자적 주도권이라는 의의 외에, 민족경전인 천부경이 현대의 위작이 아니라 누천년 동안 우리 민족 정신의 구심점이었던 실재 경전임을 증명하는 한편, 단군과 환웅의 실재까지 입증하니 우리의 민족사 뿐아니라 인류 문명사까지 다시 써야 할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갑골문 천부경은 언제 누구에 의해 쓰여진 것일까? 농은 선생이 고려말 사람이기 때문에 비록 원본을 모사한 시점이 고려말이라 할지라도 천부경에 쓰인 글자 자체는 은문이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3천년도 더 넘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은문 천부경과 한 쌍인 은문 삼일신고에 대한 주목할만한 증언이 존재하니, 발해 文王의『三一神誥奉藏記』가 바로 그것이다.
『후조선기』에는 “箕子가 一土山 사람 王受兢을 초빙하여 박달나무를 다듬어 殷文으로 三一神誥를 쓰게 하여 그것을 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즉 삼일신고는 본래 石本과 檀本의 두 본이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서 전하기를, 석본은 부여의 국고에 간직되었고, 단본은 위씨가 보유하게 되었는데 둘 모두 전란에 분실되었다 하며......, 지금 이 본은 이에 고구려에서 번역하여 전한 것이요, 우리 할아버지 高王께서 읽으시고 예찬하신 것이니라.
―삼일신고봉장기 중에서―
따라서 위의 증언을 토대로 할 때, 농은유집 천부경문은 箕子의 초빙 및 지시 하에 부여의 법학자였던 王受兢이 삼일신고와 함께 殷文[은허갑골문]으로 쓴 진본을 후대에 일급서예가가 지금으로부터 최소 600년전 이상의 옛날에 정밀모사한 모사본으로, 王受兢이 쓴 당시 연도는 지금으로부터 약 3100년 전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箕子 이전의 원본 천부경, 즉 檀君 나아가 桓雄시대의 천부경까지 고려하면 천부경 자체는 그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소급됨은 물론이다.
글로 된 문화유물의 발견은 전설을 실제화할 수 있다.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설의 왕조에 지나지 않던 東夷族의 殷왕조가 안양에서의 갑골문 발견으로 인해 사실로 입증되어 이제는 그 누구도 “은나라는 전설상의 나라에 불과하다”는 허언을 하는 이가 없게 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로 발견된 은문 천부경본으로 인해 발해 문왕이 증언한 삼일신고봉장기에 실려 있는 기자와 왕수긍에 얽힌 이야기는 사실로 입증되었다. 따라서 삼일신고봉장기에 나오는 그 이외의 기록, 즉 환웅과 단군 시대에 관련된 내용도 은문 천부경본에 포함되어 있는 신시 숫자[산목]가 그 증거이니 한낱 전설적인 이야기 식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며, 부분적인 오류에 대한 비평이 아닌 환단고기 전체를 위서로 매도해서는 안될 것이다.
금번 은문천부경의 발견으로 인해, 그동안 천부경은 조작 또는 허황된 것이라 매도, 치부해온 일부 사학자들은 설 자리가 없게 되었으며, 일제 치하 이후 땅에 떨어진 민족정기가 다시 떨쳐 일어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다시 말해, 농은유집 천부경은 기자시대를 입증할 뿐 아니라, 기자가 단군의 천부경을 은문으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단군시대까지 실증하는 것이며, 또 단군은 환웅의 천부경을 이어받은 것이기 때문에 환웅까지도 역사의 실존인물로 증거하는 국보급 문화유물이니 그 사적 의의와 가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하겠다.
은문 천부경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기자조선 등에 대한 국내 역사학계의 자성과 그리고 은족 및 우리 민족과의 관계를 비롯한 상고사의 새 위상정립을 요구하는 고대 조상들의 준엄한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구제강(顧 剛, 1893∼1981)을 비롯한 현대 중국 사학자들이 공동 편찬한『古史辯』에서 "東夷族은 殷나라 사람들과 동족이며, 그 신화 역시 뿌리가 같다(東夷與殷人同族 其神話亦同源)"라고 증언하고 있는 시점에서, 은허갑골문보다 더 정확하고 오래된 글자를 포함한 은문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었으니, 중국학계는 당황하겠지만 결국 동방문자의 창제 및 시원은 중국 25사에서 東夷로 표현되는 우리 민족에게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문자학계 및 역사학계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올 은문 천부경(약 3100년 전)은 해독 결과, 그간 연구자들에 의해 가장 많이 인용되어온 일명 묘향산석벽[태백일사]본으로 알려진 기존 천부경문과 네 군데에서 차이가 있었는데, 이를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농은유집본 ddd태백일사본
新三極(신삼극)ddd 析三極(석삼극)ddd
大氣合(대기합)ddd 大三合(대삼합)ddd
無匱從三(무궤종삼) 無匱化三(무궤화삼)
七八九衷(칠팔구충) 七八九運(칠팔구운)
주지하는 바와 같이 천부경은 총 81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중복된 글자를 제외할 경우 46자가 되는데, 이 중 약 10%에 해당하는 네 글자는 해석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다. 천부경 해석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시중에 나와 있는 천부경 해석이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 각양각색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판국에 고본이 발견되었으니 천부경 正解의 측면에서 혼란을 방지하고 그 축이 정립되는 긍정적인 결과로 작용함으로써 천부경을 연구하는 국내외 많은 단체 및 인사들에게 새롭고 보다 구체적인 자료 및 천부경 부흥에 있어 촉매제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민홍규 선생의 증언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엔 갑골문 천부경과 함께, 갑골문 삼일신고로 추정되는 또하나의 귀중한 문건이 분명히 있었는데 불행히도 보관과정에서 소실되었다고 한다. 부디 그것 또한 다시 발견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박대종: 대종언어연구소 소장. 저서로는「한자핵」,「뿌리뽑힌 영어」,「나는 언어정복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전 5권 등이 있음
첫댓글 성마루님 덕분에 공부 많이 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