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26 보이지 않는 것 시 29; 사 6:1-8; 롬 8:12-17; 요 3:1-17
율이의 유전자가 좀 독특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엄마 아빠를 닮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율이의 관심과 질문이 예사롭지 않아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여러 번 유관순에 대해 묻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질문이 조금 의아한 정도였지만, 여러 차례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해서 드는 생각입니다. 혹시 율이가 장차 독립운동가에 버금가는 인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입니다.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를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원어마저 곱씹어서 소화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율이의 질문이 또 의미심장합니다. “독립운동하면 죽을 수도 있잖아?” 9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독립운동은 아니더라도 당당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 과연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독립운동가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요? 9살도 죽을 수 있다며 걱정하는데, 그들은 두렵지 않았을까요? 두려움보다 죽음보다 두려움과 죽음도 이겨 낼 수 있는 그 무엇이 무엇일까요? 당시 많은 증언은 독립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세계 최강 일제는 결코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한 것입니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했는데, 독립운동가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요? 1%의 가능성, 어쩌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것, 희망할 수 없는 기대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독립 의지는 단연코, 당위성이나 정체성에 기인할 것입니다. 남의 나라가 나의 땅을 힘으로 정복할 수 없고, 나의 주권을 남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당위, 정체성일 것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정말 존경합니다. 다시금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에 등장하는 니고데모는 한밤에 예수를 찾았습니다. 그가 유대 의회원이기에 사람들의 눈과 귀를 의식했던 탓일 것입니다. 유대 최고 지도자 반열의 의회원이 검증되지 않은 예수를 찾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발걸음은 두근거림과 동시에 용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한밤일지라도 그렇게 찾아갈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예수에게서 무엇을 보기 원했을까요? 예수를 어떻게 느꼈기에 용기를 냈을까요? 니고데모의 질문과 예수의 답변을 토대로 한 가지를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었는데, 니고데모는 표적만 봅니다. 다시 나야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하자, 니고데모는 엄마 뱃속에 다시 들어가야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하자 더 이상 대화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예수의 말이 의미심장합니다. “아는 것을 말하고 보이는 것을 증언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눈과 귀가 닫힌 것입니다.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일지라도 마음을 닫고 있다면, 거짓입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반대로 사실이 아닌 거짓일지라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참이라고 믿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를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분별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영상을 하나 보면, 연관 영상들이 줄을 잇습니다. 예를 들어 트로트 영상을 보면 이어지는 영상들이 트로트로 나열됩니다. 진보 영상을 보게 되면 역시 이어지는 영상이 진보 영상입니다. 이어지는 영상에 진실과 거짓이 교묘히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분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짜도 참인 양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보기 싫은 것과 듣기 싫은 것은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인지, 편향된 정보와 지식이 축적되는 것 같습니다. 같이 일하는 분도 보수성향이 강하다 보니 듣다 보면 의아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상당히 진보적이고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보고 듣는 것은 보수 매체입니다. 돌아보면 저도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모 봉 집사님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함께 일하는 극우 성향을 드러내는 그분은 이상하게도 노무현을 상당히 존경한다고 합니다. 언젠가 이 모 봉 집사님의 말도 기억합니다. “노무현 생가에 왜 가는지 모르겠다”
오늘 로마서 본문은 말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육신을 따라 살도록, 육신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육신을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거의 매번 보이는 것에 집중합니다. 힘과 권력에 집중합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집중합니다. 그러나 사실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힘이 듭니다. 고난을 극복하고 이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먼 미래를 위해 지금을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성령 하나님의 은혜가 저와 여러분을 이끌어 가기를 두 손 모읍니다. 침묵!
240526 시 29; 사 6:1-8; 롬 8:12-17; 요 3:1-17
시 29
1 하나님을 모시는 권능 있는 자들아, 영광과 권능을 주님께 돌려드리고 또 돌려드려라.
2 그 이름에 걸맞는 영광을 주께 돌려드려라. 거룩한 옷을 입고 주님을 바라보며, 그 앞에 엎드려라.
3 주님의 음성이 물 위로 울려 퍼진다. 영광의 하나님이 천둥소리로 말씀하신다. 주께서 큰 물 위에 나타나신다.
4 주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주의 목소리는 위엄이 넘친다.
5 주께서 목소리로 백향목을 쩌개고, 레바논의 백향목을 쩌개신다.
6 레바논을 송아지처럼 뛰놀게 하시고, 1)시룐을 들송아지처럼 날뛰게 하신다.
7 주의 목소리가 번갯불을 번쩍이게 하신다.
8 주의 목소리가 광야를 흔드시고, 주께서 가데스 광야를 뒤흔드신다.
9 주의 목소리가, 2)암사슴을 놀래켜 낙태하게 하고, 우거진 숲조차 벌거숭이로 만드시니, 그분의 성전에 모인 사람들이 하나같이, "영광!" 하고 외치는구나.
10 주께서 범람하는 물결 위에 보좌를 잡으셨다. 주께서 영원토록 왕위를 굳히셨다.
11 주님은 당신을 따르는 백성에게 힘을 주신다. 주님은 당신을 따르는 백성에게 평화의 복을 내리신다.
사 6:1-8
1 웃시야 왕이 죽던 해에, 나는 높이 들린 보좌에 앉아 계시는 주님을 뵈었는데, 그의 옷자락이 성전에 가득 차 있었다.
2 그분 위로는 스랍들이 서 있었는데, 스랍들은 저마다 날개를 여섯 가지고 있었다. 둘로는 얼굴을 가리고, 둘로는 발을 가리고, 나머지 둘로는 날고 있었다.
3 그리고 그들은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화답하였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님! 온 땅에 그의 영광이 가득하시다."
4 우렁차게 부르는 이 노랫소리에 문지방의 터가 흔들리고, 성전에는 연기가 가득 찼다.
5 나는 부르짖었다. "재앙이 나에게 닥치겠구나! 이제 나는 죽게 되었구나!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인데, 입술이 부정한 백성 가운데 살고 있으면서, 왕이신 만군의 주님을 만나 뵙다니!"
6 그 때에 스랍들 가운데서 하나가, 제단에서 부집게로 집은, 타고 있는 숯을, 손에 들고 나에게 날아와서,
7 그것을 나의 입에 대며 말하였다. "이것이 너의 입술에 닿았으니, 너의 악은 사라지고, 너의 죄는 사해졌다."
8 그 때에 나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내가 아뢰었다.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롬 8:12-17
12 그러므로 3)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육신을 따라 살도록, 육신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니다.
13 여러분이 육신을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성령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14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15 여러분은 또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노예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녀로 삼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영으로 하나님을 "4)아바,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16 바로 그 때에 그 성령이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17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으려고 그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입니다.
요 3:1-17
1 바리새파 사람 가운데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대 의회원이었다.
2 이 사람이 밤에 1)예수께 와서 "랍비님, 우리는, 선생님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압니다. 하나님께서 같이하지 않으시면, 선생님께서 하시는 그런 2)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3)다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
4 니고데모가 예수께 말하였다. "사람이 늙은 뒤에,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뱃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
5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4)성령으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다.
7 너희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한 것을, 너희는 이상히 여기지 말아라.
8 5)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는 듣지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4)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 이와 같다."
9 니고데모가 예수께 묻기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하니,
10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네가 이스라엘의 선생이면서, 이런 것도 알지 못하느냐?
11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우리가 본 것을 증언하는데,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인자 밖에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과 같이, 6)인자도 들려야 한다.
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마다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7)
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주셨으니, 누구든지 그를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을 것이다.
17 하나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로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