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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집결장소 : 2019년 12월 22일(일) / 3호선 독립문역 5번출구 (14시)
◈ 참석자 : 9명
※ 납회 참석 : 28명 <산행 참석자(9명) + 뒤풀이 참석(19명)>
◈ 코스 : 독립문역-서대문형무소(역사관)-안산자락길-전망대-기원정사-무악재역-동대문역-납회장소
◈ 동반시 :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 납회 : 생선회 등에 소·맥주 및 막걸리 / "종로회타운"<동대문역 근처, (02) 763-8922>
2019년 황금돼지띠 기해년(己亥年)도 며칠 남지않았다. 앞으로 10일만 지나면 2020년 경자년(庚子年) 쥐띠의 해 이다. 그동안을 돌이켜보면 큰 사고없이 무난히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오늘은 금년도 시산회의 마지막(납회) 날인 '안산자락길'을 산책하는 날이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빨리 서둘렀지만, 오늘도 약 10여 분이나 늦었다. 먼저 도착한 산우들에겐 죄송하여 뒤따라 갈테니 앞서서 먼저 가시라고 하였다.
독립문역에서 내려 급히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지나 '안산자락길'을 오르다가 우연히 카톡을 확인했는데, 윤환 친구는 형무소역사관을 구경중이니 형무소로 들어오라며 카톡에 올렸지만, 난, 카톡을 확인 못하고 정신없이 이진아도서관을 지나 오르막길을 한참 오르고 있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내려와 역사관의 시설 및 배치도를 본 후, 순서대로 관람을 하였다. 형무소역사관의 건물은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으로 설립되었으며, 1945년까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되었던 곳이다.
해방 이후엔 서울구치소로 이용되면서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이 수감되었던 한국근현대사의 상징적인 장소이었다.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1988년 국가사적 제324호로 지정되었고, 199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개관했다고 한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상설전시관과 옥사전시관을 갖추고 있으며, 옛 서대문형무소 건물들을 복원해 전시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상설전시관 1층은 서대문형무소의 역사를 주제로 전시관이 조성되어 있으며, 상설전시관 2층은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담은 3개의 민족저항실과 서대문형무소에 있던 지하고문실이 복원, 전시되고 있었다.
옥사전시관에는 형무소 조직기구와 감시도구, 또한 재소자들의 하루 일과 등 전반적인 형무소 생활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중앙사가 있었고,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되었던 11~12옥사, 재소자들이 군수품 제작에 동원되었던 공작사 등이 있었다.
야외전시물로는 한센병사, 사형장, 유관순 지하감옥, 망루와 담장 등이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어린이 500원, 어른이 1,500원, 65세 이상의 우대인들과 6세이하 및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였다.
산우들과 '옥사로 가는 길'에서 만나 함께 전체 시설을 관람한 후 '독립유공자매점'에서 잠시 간식을 들며, 차 한 잔씩을 마셨다.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 최훈범(66) 씨는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점의 간판을 '독립유공자매점'으로 변경 하였다고 한다.
그는 매점을 독립유공자 간판으로 바꾸고, 매점 내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모금함을 설치한 곳은 이곳이 처음이라 한다. 후원금 전액은 한국해비타트를 통해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에 사용된다. 최씨는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한편, 독립운동 후손들을 돕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모금함을 설치하였다고 한다.
동대문역 근처에서 납회때에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남아있어 휴식을 취한 후 항상 걸었던 '안산자락길'을 산책하였다. 자락길 아래에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군부대 및 인왕산과 멀리에는 북한산의 봉우리들(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등)이 뚜렷하게 보인다.
'안산자락길'은 매년 몇 번을 다녀봤지만, 항상 지루하지가 않다. 전망대를 지나 납회시간에 맞춰서 '기원정사'와 홍재 한양아파트 및 무악재역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기원정사' 문 입구에는 "마음의 살림살이"란 글이 걸려있다. "남의 허물은 내 허물처럼 덮어주고, / 내 허물은 남의 허물처럼 / 파서 뒤집는 마음을 연습하라! / 남의 허물이 보이면 그게 곧 내 허물인 줄 알라! / 상대를 부처님으로 보는 마음을 연습하라! / 누가 뭐라든 '예' 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연습하라! / 누구를 만나든 베푸는 마음을 연습하라! / 올라오는 마음을 미륵존여래불 전에 바치는 마음을 연습하라..." -<금강경독송회 '마음 살림살이'>-
무악재역에서 3호선 전철을 탄 후 종로3가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여 동대문역 10번출구로 나왔다. 뒤풀이(납회) 시간(17시)에 맞춰 16시 55분에 ‘종로회타운’에 도착을 하였다. 벌써 5~6명의 산우들은 납회(뒤풀이) 장소에 도착, 기다리고 있었다.
'시산회(詩山會)'가 2004년 10월 10일에 발족하여 2019년 12월 22일 제 375회(15년 2개월)를 마치고, 고갑무 총장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원무 회장님이 납회를 진행하신다. 총 39명의 회원중에 28명이 참석을 하였다. 오늘의 동반시 유안진 시인의 "송년에 즈음하면"은 내년도 총장님이신 홍황표 산우가 낭송을 하였다.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 년이 한 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 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神)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落照)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담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버립니다
일 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안동에서 태어난 유안진 시인은 그곳에서 초등학교까지 마치고 대전으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시인은 1965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나왔다.1970년 첫 시집 '달하'를 출간하고, 이향아·신달자와 함께 펴낸 '지란지교를 꿈꾸며'(1986)로 큰 인기를 얻었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발표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국시인협회상, 목월문학상, 윤동주문학상, 한국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월탄문학상, 소월시문학상특별상, 이형기문학상, 유심작품상, 구상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정남 산우는 4번째의 시집 "고양이의 눈"을 출간 하였다고 하자, 한천옥 산우는 시집중에서 "견월망지(見月忘指)"라는 시를 골라 낭송을 하신다. 또한 기세환 산우는 중국의 유명한 唐代 시인인 이상은(李商隱)의 "登樂遊原"과 백거이(白居易)의 "對酒(술잔을 들며)"를 낭송하였다. 모두가 진실되고 뜻이 깊은 시의 낭송이다.
시산회 집행부에서는 회비를 알뜰하게 남겨 산우들을 위해 Thermos(보온병)도 하나씩 제공을 하신다. 회원들의 납회 참석에 감사드리며, 2020년 경자년(更子年)에도 안산·즐산하시길 희망하면서 납회를 마쳤다. 산우들 모두가 항상 몸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면서...
2019년 12월 23일 김종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