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1편은 시편 분류상 제5권(시편 107편 ~150편) 중에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시편 120편~134편)에 해당이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에 올라가면서 어떤 하나님을 찬양하였을까요?
1절을 보면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일차적으로 “산”은 성전산, 시온산을 의미합니다. 또한 고대 사람들을 염두에 두면“산”은 모든 신이 거하는 장소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에게, 자기가 믿고 있는 신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에제르”는 “돕다”라는 의미로서 돕는 신, 돕는 사람입니다. 창세기 2:20절의 “돕는 베필”라고 할 때 “에제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편 121편 전체를 보면 하나님을 지키시는 분으로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키다”라는 말은 히브리어 “쇼메르”로서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설명하는 단어입니다. 즉, 하나님은 “에제르”, 즉 돕는 하나님이 아니라, “쇼메르”, 즉 지키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2절을 보면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게서로다”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우리를 지키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무사히 예루살렘 여정을 마치는 것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구체적으로 우리를 어떻게 지키십니까? 먼저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시편 121편을 보면 다양한 신체 표현이 등장합니다. 1절을 보면 “눈”이 나옵니다. 3절을 보면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키십니다. 6절을 보면 낮의 해와 밤의 달이 몸을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해치지 않도록 지키십니다. 8절을 보면 몸으로 행하는 모든 일상을 지키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에게 단지 눈을 들었는데, 하나님은 우리의 눈뿐만 마니라 발도, 몸도,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지켜주십니다.
둘째로 해와 달로부터 지키십니다. 해와 달은 하나님이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해와 달로부터 우리를 지키십니다. 성경을 보면 태양의 열기는 살상 무기와 같이 강렬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묘사합니다(열왕기하 4:18~20, 요나 4:8). 해와 마찬가지로 달도 인간 신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합니다. 근동 지역의 노천에서 달빛을 맞으면서 잠을 잔 사람의 경우 심한 현기증을 느끼게 되고 좀 더 심하면 정신 이상에까지 이르며 종국엔 사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대인들에게 있어서 낮의 해와 밤의 달은 병, 불운, 악운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하나님은 2절에 천지를 창조하신 분입니다. 낮의 해와 밤의 달을 만드셨습니다. 그렇기에 낮의 해와 밤의 달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셋째로 하나님은 모든 악으로부터 우리를 지키시는 분입니다. 7절을 보면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는 히브리어 “아쉬마르카 미칼 라”로서 직역하면 “모든 해악으로부터 보존하시리로다”입니다. “모든 해악”은 총체적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 어떤 어려움도 없게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시편 23편처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두려워하거나 낙망치 않고 궁극적으로 지키시고 보호해 주셔서 승리케 하여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넷째로 지금부터 영원까지 우리를 지키시는 분입니다. 8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모든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라고 말씀합니다. “너의 출입”, “체트카 보에카”는 직역하면 “너의 들어오는 것, 너의 나가는 것”입니다.
먼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면에서 보면 집에서 출발해서 예루살렘 성전까지 지켜주십니다. “나가는 것”은 하루의 시작이고, “들어오는 것”은 하루의 끝으로서 시간 전체를 지켜주십니다. 또한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켜주십니다.
7절과 8절을 보면 “지키시리로다”라는 “아쉬모르”가 세 번이나 집중적으로 쓰입니다. 이는 보호하심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모든 하나님의 사람, 그리고 모든 일에까지 확대되는 보호 하심에 대한 완전성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믿고 소원하지만, 실제로 보면 지키시는 은혜보다는 당장 도움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도움 역시 “하나님이 나의 도움이시다.” 보다는, 하나님이 주신, 하나님이 허락하신 돈, 힘, 건강, 자랑이 자신의 도움인 양, 이런 것이 자기를 지키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나의 도움도 좋지만,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당장 어떤 것을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 도움의 절정이요 최고는 지키심입니다. 하나님의 지키심이 없다면 우릴 모든 해악으로 말미암아, 낮의 해와 달로부터, 그리고 나가고 들어오는 모든 일상의 어려움, 위험으로부터 상하고 해를 받음으로 궁극적으로는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모든 시간에서, 모든 일상에서 처음부터 영원까지 지켜주시는 분이십니다. 데살로가전서 5:23절을 보면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의 온 영과 혼과 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실 때에 흠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은혜가 넘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