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정치란 (서로) 다름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필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혜택을 입어 ‘다름’과 ‘함께 살기’를 50년 이상 지속한 경력자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정규직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관점에 서 보면 ’다름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는 행위’라는 정치의 정의가 부부의 결혼생활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을 같습니다.
가족상담 전문가 이신 김용태 박사가 ‘부부 같이 사는 게 기적입니다’라는 저서에서 ‘부부가 악순환으로 사는 확실한 방법’과 ‘선순환으로 사는 확실한 방법’을 다음과 같이 구분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악순환으로 사는 확실한 방법:
1. 자기말만 한다.
2. 자기식으로 말한다.
3. 큰일만 중요하게 여긴다. 월급, 자녀교육, 경조사 등 큰일만 중요하게 여기다 보면 부부사이에 친밀함이 사라진다.
4. 각각 하나로 뭉뚱그린다. 예를 들어 시댁이 싫다고 남편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것, 등
5. 뭐든 당연하게 여긴다. 예를 들면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 고 하지 않고 쓱 넘어 간다.
6. 늘 내가 옳다고 주장한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무오류를 고집하면 상대가 불신감을 갖는다.
7. 잘못된 일은 (언제나) 배우자 탓을 한다. 우리나라 정당의 익숙한 정치 문법을 보는 듯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부부같이 사는 게… 197-200쪽’ 참고바람.
○선순환으로 사는 확실한 방법.
1. 배우지에게 얘기를 더 많이 듣는다.
2. 배우자 방식으로 말한다.
3. 작은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마음이 통하고 연결된 사람 끼리는 작은 것도 재미있고 즐겁다.
4. 뭉뚱그려진 것을 하나씩 푼다. 예컨데 남편과 시댁 식구의 구분 그리고 아내와 처가 식구의 구분, 등 분리대응.
5. 뭐든 감사하게 여긴다.
6. “내가 틀릴 수 있다”고 한다. 보통사람의 인간미와 겸손을 엿볼 수 있다.
7. 잘된 일은 상대 덕이라고 한다.
→‘부부 같이 사는 게… 204-210쪽’ 참고바람.
○선순환관계로 가는 7단계:
부부가 같이 이 단계를 밟으면 이상적이나 보통의 경우 부부 중 한사람이 먼저 이과정을 거치면서 먼저 성장한다. 한 사람만 성장해도 부부관계는 웬만해서 악순환으로 가지 않는다. 성장한 배우자를 보며 상대방도 자극을 받아 변화가 시작된다. 함께 성장하면 부부는 온전히 선순환으로 들어간다. 남편과 아내 어느 쪽이든 먼저 다음의 과정을 거치며 자기를 초월해보자.
1단계: 상대가 홧김에 한 말을 곱씹는다. 거기서 상대방 불평의 실마리를 파악할 수 있다.
2단계: 나를 돌이킨다. 선순환으로 가는 데는 돌이키는 과정이 있다. 상대가 아닌 자기를 돌이켜야 선순환으로 갈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관철하며 전쟁터를 만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
3단계: 사과는 ‘미안하다’는 말로 한다.
4단계: 반성한 내용을 말하며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준다.
5단계: 수시로 상대의 의견을 묻는다.
6단계: 솔직하게 속마음을 애기한다.
7단계: ‘내 주제’를 찾는다. 이를 위해 하루동안 자신이 한 말을 녹음한후 들어 보길 권한다. 자신이 했던 말을 들어보면 평소에는 몰랐던 자기 모습이 보인다. 자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그 말을 왜 했는지 객관적으로 들어보면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 ‘부부같이 사는 게… 211-221쪽’ 참고바람.
부부는 다투더라도 서로를 사랑하고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동력이 되어 어려운 성장의 과정을 견뎌냅니다. 서로의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순환의 관계가 만들어 집니다. 작은 성장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선순환의 관계를 만들고 지속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상대방이 아닌 자신에게 원인이 있음을 보는 것, 그것이 성장의 시작입니다.
권력이 일방에게 편중되면 서로 거리가 멀어지고 친밀감이 사라집니다. 권력자는 권력의 정점에서면 자신의 권력에 도취 되여 자신은 남의 기분이나 사정 따위에 구애 될 필요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우를 범합니다. 이런 사고는 지성을 겸비한 현명한 권력자가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공감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정서지능의 일부로 보고 있습니다. 정서지능은 지성인이 갖추어야 할 인간관계의 토대입니다. 보다 나은 도덕적 행위를 하기위해 타인을 배려하며 자신을 제어하는 힘은 지성인의 미덕입니다. 목표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태도는 지성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비정상적인 태도입니다. 지성인은 느리고 더딜지라도 결코 서둘러서 사후에 후회할 일을 하지 않습니다.
장기 단식정국 상황속에서 현재 여당의 태도로 보아 다름을 바탕으로 하는 선순환의 정치에로 급선회는 단시간내 이루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서 소리가 나는데 지금은 야당이 단식의 출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부부관계이든 여야의 관계이던 서로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위에 제시된 선순환관계로 가는 7단계를 원용해서 서로가 서로를 포용하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차분히 모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와 보수는 지금까지 상대당에 반대하는 이유를 집중 부각시켜 지지층의 적대감을 먹이감으로 자기진영의 결속을 강화하는 매우 유치하고 원시적인 방법에 의존하여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와중에서 여야가 공히 자기진영정체성에 걸 맞는 정책을 개발하여 중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국가운영의 미래청사진 마련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집권이래 정부와 여당은 ‘비정상의 정상화’란 명분으로 정권교체후 16개월이 지난 지금도 전정권 비리 파헤치기 메뉴에 매료되어 정작 자신들이 할 일은 못하고 있습니다. 권력이 산탄총이 되여 절제하지 못하니 큰 타깃을 명중시키지 못하고 있는듯 합니다. 문재인 전대통령의 전 정권흔적지우기에 다른 이름인 적폐청산을 닮아 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참된 보수주의자의 정체성에 대해서 관점에 따라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주세페 프레치올리니라는 서구의 문인이 쓴 참된 보수주의자의 특성에 관한 긴 글을 읽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도록 그 간추린 내용을 여기에 인용합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지은 ‘침묵하는 소수(silent minority)’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또 인식을 경시하지 않으나 그것이 원칙을 동반하지 않을 경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우선 흔한 보수반동이나 전통주의자나 회고주의자와 구별되어야 한다. 그들은 그저 실패한 경험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경시하지 않는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자신이 ‘내일의 인간’은 되지 못해도 ‘모레의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참된 보수파는 원래부터 추상적인 사고를 싫어 하는 자요, 경험에 의하지 않은 이론 일변도를 즐기지 않고, 평생 찰나주의와 무관한 사람이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무엇보다도 책임감을 중시한다.
○참된 보수는 언젠가 반드시 혁신이 보수화 하리라고 확신하고 있다.
○참된 보수주의자가 한 조직이나 제도의 개혁이나 변혁에 신중한 것은 사회의 쳇바퀴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기능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참된 보수는 개혁하지 않은 편이 좋은 것은 개혁되어서는 안된다고 여기고 있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국가권력이 비대 해지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 국가가 모든 권력을 관리하려는 사태는 그것이 복지라 할지라도 흐뭇하게 여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귀착하는 곳은 비능률이라는 사실 단 한 가지 뿐이기 때문이다.
○참된 보수주의자라면 소수에 의한 부의 과도한 집중도, 다수의 과도한 빈곤도 모두 사회적인 위기로 판단할 것이다. 그리고 과도한 부자와 과도한 빈자를 억제하여 사회를 조화 롭게 이끌어, 보다 폭 넓게 중간층을 육성하고 보호하는 것을 중시할 것이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개인의 자유가 발명이나 진보나 발견의 소지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참된 보수주의자라면 부(富)가 재능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과, 그렇다고 빈곤이 장점이 되지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좋은 사회는 어차피 좀더 적극적인 자, 정직한 자, 지혜로운 자, 재능이 있는 자가 지도적지위에 임할 수 있는 사회라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의무의 관념도, 그리고 인간적인 것을 존중해 주는 마음도 소수만이 가지는 덕성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참된 보수주의자는 인간이 고안해낸 모든 제도가 완벽은 커녕 불완전 투성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완전무결한 제도는 조물주조차도 만들지 못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없는 것보다 낫다’는 관점이 의외로 진보에 공헌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완전한 텍스트는 시오노 나나미 에세이 ‘침묵하는 소수(silent minority)’ 145쪽에서 153쪽에 실린 ‘참된 보수주의자’ 꼭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오늘 글을 마치면서 내년 4월 총선에 투표하러 가실 때 꼭 기억할 유익한 정치풍자 격언 한가지를 여기에 소개합니다.
Politicians are a lot like diapers, they should be changed frequently, and for the same reasons.
정치가는 여러모로 기저귀와 유사하다. 둘 다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같은 이유 때문에. 뜻이 명확하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 작가 마크트웨인이 위 격언의 저자라는 설이 있습니다만 사실은 익명의 저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속담이 동서양에서 유권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리라고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간 여야정치인들 다수가 오로지 당리당략에 몰두하여 정쟁을 일삼으면서 유권자들에게 정치혐오와 정치적 냉담을 조장하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유권자들의 대의를 전달받아 올바르게 의정활동을 하지 않은데 대하여 응분의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싸워야 잘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개 부부싸움은 싸움을 통하여 서로를 발견하면서 성숙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따라서 부부 싸움은 십중팔구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긴박한 단식정국속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주도권 다툼과 그 여파로 여러 정치적 이슈가 어디로 흘러가 어떻게 귀결될지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께서 조용히 전망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