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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출판사 '한국 美의 재발견' 시리즈 완간 한국의 아름다움은 비장미 보다 '생명력'
2003년 6월 ‘선사 유물과 유적’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가 6권 ‘회화’(이원복 국립광주박물관장 지음) 10권 ‘목칠공예’(박영규 용인대교수ㆍ김동우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 지음)편을 마지막으로 총 14권으로 완간됐다. 실로 한국 미술에 대한 대탐사라고 할 수 있다. 과학문화, 불교조각, 탑, 불교회화, 금속공예, 도자공예, 목칠공예, 불교건축, 유교건축 등을 망라했지만 딱딱하고 머리 아픈 개론서와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시리즈는 주요 미술사학자와 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이 짝을 이뤄 집필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국의 미는 ‘생명력’임을 절감하게 된다. 문갑, 반닫이, 화각장, 베갯모, 인궤, 영정함 등 ‘목칠공예’편에 실린 가구에서는, 화사하고 아름다운 여성용 가구와 간결한 남성용 가구를 구별해 만들고 사용했던 조상들의 미적 감각이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화’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진경산수에서는 조상들의 어엿함을, 풍속화에서는 멋과 해학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그림은 단순히 보는 즐거움이 아니라 옛사람의 마음을 읽는 즐거움도 선물한다. 무심한 이의 눈에는 허허벌판에 서 있는 돌덩어리에 불과한 탑에서, 인사동 골동품점에나 나와 있는 고가구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24명 집필진의 공통된 소망일 것이다. 전 시리즈에 걸쳐 실린 3,000여 장의 세심한 사진도 빼 놓을 수 없는 이 책의 아름다움이다. 특히, 촛대 거울 화장용품 주거용품 등으로 세분화해 시대별로 대표적인 작품을 선별해 실은 ‘금속공예’편은 2004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한국의 책 100’으로 선정,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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