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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살림상주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돼지엄마
하는 일도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서둘러 상주문화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일곱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 사전 공연도 못보고 이미 시작한 강연에 뒤늦게 앉아 들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과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 비교하시는 부분부터 들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는 비등경수로라고 하여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이 그대로 물을 증기로 바꾸어 터빈을 돌리는 구조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가압경수로는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이 코일을 뜨겁게 만들어 물을 끓이고 그 물의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라 원자로와 냉각수가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구조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압경수로 방식이라고 해서 100%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는 기술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는 지진으로 인해 원자로의 일부가 파손되었고, 그로 인해 냉각수가 제때 공급되지 못하였습니다. 주전자를 불 위에 놓고 끓이는데, 물이 다 새어버렸는데도 빈 주전자가 그대로 불 위에 있었던 상황과 같습니다. 그래서 냉각수가 내려가면서 연료봉이 그대로 노출되었고, 이후 폭발하여 건물 위쪽의 파손 부위로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는데도 일본 정부는 사실을 숨기고 안전 범위에 있다고, 관리 하에 있다고 일본 국민들을 속이기 바빴습니다. 그래서 일본 국토로 이렇게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었습니다. 김익중 교수가 인용한 자료의 지도는 정말 보는 순간 끔찍했습니다.
(출처:PNAS)
일본 국토의 70%가 오염되었습니다. 70%가 오염되었다는 것은 밥 10그릇 중 7그릇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었다는 것이고, 열 번 먹는 밥중에서 일곱 번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일본의 서남부 쪽은 오염이 덜하지만 도쿄를 포함한 일본의 동부지방 전체가 고농도 오염 지역이 되어 더 이상 농사를 짓거나 아이를 키울 수가 없는 땅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슘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그저 널리 확산되어 농도가 옅어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원자력에서 나온 세슘은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물질이었는데,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 퍼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에 또 막대한 방사능이 일본 땅을 오염시켰습니다. 게다가 녹아버린 연료봉은 지하 어디까지 녹아내려갔는지 알수도 없는 상황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바닷물이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방사능물질이 퍼져나간 태평양을 나타낸 구형 지도(출처:NOAA)
쿠로시오 해류를 지구를 한바퀴 돌려면 5년이 걸립니다. 5년이 지나면 편서풍을 타고 태평양을 한바퀴 돌아온 오염수가 우리나라의 바다로도 흘러들어올 것입니다. 수산물이 걱정되어 먹지 못하는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지금이 아니라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은 편서풍 해류의 복귀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2006년 우크라이나 정부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벨라루스와 인근 지역 역학 조사를 발표하며 음식을 통한 피폭이 8-90%라고 발표하였습니다.(20 years after chernobyl catastrophe, future outlook, national report of Ukraine)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지 이제 3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일본의 수산물이 아직도 거의 그대로 수입되고 있습니다. 특히 냉장명태, 냉동고등어, 활돌돔, 활방어, 냉장대구에서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준치 100 bq/kg 이하의 수산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대로 유통되고 있는 것입니다. 100 bq/kg 이나 고농도의 방사능에 피폭된 식품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 정부는 비현실적으로 높게 설정된 기준치를 가지고 안전하다는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면서까지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을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일부 오염되지 않은 명태나 대구, 고등어에게는 정말 억울한 일이지만, 일본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수산물의 안전성은 누구도 입증할 수 없습니다.
김익중 교수는 일본산 수산물은 절대 위험, 표고버섯도 국내산 국외산을 막론하고 절대 위험하다고 합니다. 본인이 직접 측정기를 가지고 충분한 양에 대해서 조사한 내용만을 가지고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이러한 내용을 이야기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내산 농산물과 연근해 수산물은 아직 검출되지 않았으며, 안전하기 때문에 농민과 어민들을 위해서 안심하고 먹으라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정부의 거짓말 중에서 가장 큰 거짓말은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사능은 기준치 이하이든 아니든 일단 존재하는 만큼 정비례로 암과 유전병, 심장병을 가져옵니다.
물론 높은 농도의 방사능에 노출되면 백혈구 감소, 소화기 증상, 폐렴, 백내장, 화상, 사망의 순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일정한 농도 이상의 방사능에 노출되어야 그렇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준치 이하의 방사능에 노출되더라도 암, 유전적 변이, 배아성장 저하 등의 이상반응은 반드시 나타납니다. 단지 확률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방사능은 괜찮다고 정부에서 말하는 것은 전부 거짓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예방의학 교과서에서는 임계치 이상의 수치가 되어야만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 이외에도 확률론적으로 존재하는 만큼 반드시 나타나는 확률론적 영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피폭량과 암 발생이 바로 그것입니다. 피폭량과 암 발생 통계의 그래프는 정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연방사능
자연방사능은 자연계에서 일정 수준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주선, 라돈 가스, K40, 땅 속의 우라늄 등입니다. 지역에 따라 2-3 mSv/y 정도 나타납니다. 이것은 위험하지만 누구를 탓할 수 없습니다. 기준치에 포함되지 않을 정도의 극미량이기도 합니다. 자연방사능은 또한 생물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져와 진화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는 조물주의 위대한 창조섭리이기도 합니다. 자연방사능의 피폭량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병원방사능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CT 대신 초음파와 MRI를 선택할수 있는 부분입니다. 신중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인공방사능입니다. 핵폭탄, 핵실험, 핵발전소, 핵사고로 발생하는 인공방사능은 오염된 식품을 기피하고 정부가 국민 피폭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것으로 줄여야 합니다. 후손들에게 책임지지 못할 인공 방사능을 만드는 것은 선조로서, 인간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는 국민 피폭을 줄이기 위해 할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일본산 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하고, 방사선 기준치를 ALARA 원칙에 맞게 수정하는 것입니다. 식품 원산지 표시를 국민들이 믿을수 있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표고버섯이나 노루궁뎅이 버섯, 숭어나 숯 등에 누적되는 세슘등을 가지고 방사능 물질의 생물학적 농축과정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안 하고 있죠.
ALARA 원칙이라는 것은 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 (무리하지 않고 달성 가능한 최소값)을 뜻합니다. 기준치를 무리하지 않고도 달성 가능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100 bq/kg 이라는 기준치는 어떻습니까? 너무나도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 기준치를 어기는 식품은 아직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고, 발견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기준치는 일본과 동일한 기준입니다. 이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안전하니 마음껏 먹으라고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하고 있는 것이 현 정부입니다.
정부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총 131회의 오염수산물을 수입했습니다. 그러나 124회는 10 bq/kg 이하로 검출되었고, 단 7회만 10 bq/kg 이상이 검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오염수산물이 한번도 반출되지 않고 그대로 수입되었습니다. 발견될수 없는 기준치를 설정해놓고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오염물질은 확산과 희석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기준을 100에서 1-4 bq/kg 정도로 낮추어도 충분히 달성 가능합니다.
1 bq/kg 가 얼마정도냐면요, 우리가 1 bq/kg 오염된 식품을 먹으면 1초에 1번 세슘 원자 분해가 일어납니다. 1시간이면 3600번 원자 분해가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거에요. 이게 1년이면? 그런데 정부는 안전하다고 합니다.
정부의 피폭량 계산법
오염도(bq/kg) x 1년간 먹는 양(kg) x 피폭선량계수(Dose Coefficients=1.3 x 10-5) = mSV/y
그러면 세슘 5 bq/kg 로 오염된 일본산 명태를 일년에 25kg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5 x 25 x (1.3 x 10-5) = 0.001625 mSV/y
기준치 이하가 되죠. 이걸 안전하다고 합니다. 정부에서는.
우리 국민이 오염된 식품을 스스로 공부하고 피폭을 피하기 위해서 오염된 식품을 기피하는 것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탈핵을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원자력계는 매우 많은 결정권과 영향력, 자금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정치권에서도 무시할 수가 없어서 지금의 원전 확대 정책이 그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전은 사양 산업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핵발전소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선진국은 핵발전소를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신규 원전은 없고, 기존의 원전을 계속 줄임으로서 탈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핵발전소를 계속해서 줄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만 좋다고 짓고 있는 것입니다. 신규 원전이 없어진다면 세계의 핵발전소는 2050년 즈음이면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아마 2070년 정도되면 지금 짓고 있는 나라들까지도 모두 없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탈핵은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전 세계는 지금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로 탈핵과 에너지 공급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꼴찌입니다. 각국의 재생가능 에너지 비중은 높아만 가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1.9%입니다. 그것도 쓰레기 소각열 1.5%를 제외하면 0.4%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세계 꼴찌입니다. 아무 나라나 컨닝하면 됩니다. 에너지 정책 연구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탈핵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일까요? 전력 수요관리의 실패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량이 전세계 3등입니다. 우리나라가 미국만큼 전기를 많이 쓰는 부자나라인가요? 1인당 전력 소비량이 10000 kWh per capita입니다. 이 높은 전력소비량은 산업 전기의 탓이 큽니다. 가정의 전기 소비량은 전체 전기의 15% 정도만 차지하고 있는데, 가정용 전기는 누진세를 물리고, 산업용 전기를 많이 쓰면 더 싸게 해줍니다. 모순이죠. 적어도 중국보다는 비싸게 전기값을 책정해야 합니다. 전기를 많이 쓰는 중국의 기업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실정입니다.
결론입니다.
정부의 현재 기준치는 안전 기준치가 아니라 관리편의성에 중점을 둔 기준치입니다. 즉시 수정되어야 합니다.
피폭량과 암발생은 정비례합니다. 아무리 적은 양의 방사능이라도 피할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어린이와 여성이 방사능에 더 민감합니다. 우리는 후손을 위해서라도 탈핵과 탈방사능 정책을 펴야 합니다.
급식에서만은 적어도 일본산 수산물과 표고버섯은 제외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은 늦었지만 다른 나라들과 손을 잡고 탈핵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상 강연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이후에도 질의 응답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평소 방사능 문제에 관심이 없이 살았던 것을 반성도 하고 우리 모두의 건강 문제에 좀더 관심을 두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http://laborhealth.or.kr/index.php?mid=action&page=2&category=18297&mode=blog&document_srl=28730
참고로 김익중 교수의 노동건강연대 강연록 링크를 첨부합니다. 더 자세하게 공부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만 보지 말고 김익중 교수 신간 서적을 삽시다.
그 링크도 첨부합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7090204
첫댓글 자료 올려줘서 고마워요. 계속된 이런저런 일 때문에 내려가지 못했는데 이렇게 자료를 볼 수 있게되었네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정말 한시도 눈을 땔수가 없었던 강의 였습니다.
두아이의 부모로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구요...
탈핵... 가치로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만 빼고 다른 나라들이 모두 탈핵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
1등할게 따로있지.. 모든 나라가 버리고 있는 원전을 우리만 깃발들고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얘들때문에 못가봐서 내용이 궁금했는데 국진씨 덕분에 잘봤어요.
정리 잘했네요. 감사~
한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핵 발전소가 바닷가에 분포해 있습니다.
그래서 상주가 그 발전소로부터 가장 멀리(그래 봤지 별 차이가 안 나지만) 떨어져 있서 좋은 지역이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정리를 정말 잘하셨네. 강의 다시 듣는 기분.
작년에 후쿠시마 옆에 있는 야마가타라는 곳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일본 농민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만났을때 탈핵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것을 흔치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사고후 가장 큰 피해자는 어민과 농민들이기 때문에
농민들이 나서서 탈핵운동을 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