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허와 실, 그 환상 속에서
지은이: 조성원
1부: 서울공화국 부동산 불패 그 서막은
2부: 진화의 땅 안양 30년
3부: 구즉 마을의 송강동 별곡
머리말
세월! 시간의 알갱이가 켜켜이 쌓인 부유물이 그 흔적이다 싶어서인지 세월은 그 말만으로는 어딘가 션찮고 헙헙하다싶다. 담배 한대쯤 지그시 물고나 한숨을 한 번 내뱉고 말을 시작해야 제대로 임할 것 같은... 그러기에 세월은 삶의 과정이 내포된 흐른다든지 간다든지 하는 여정내지 겪음이 들어서야 비로소 직수굿한 의미를 사려 갖는 게 아닐까. 숫한 인연과 사연을 보담은 그런 세월은 누구에게든 한때는 유심한 여정으로서 이겠지만 또 무심히 내처 흔적도 아련해지는 무정함도 서려 있다. 누구든 시간이 지난 연후에는 눈 지릅뜨고 뻗질러 나서며 부엿하다 싶었던 시절이 그 언제이던가 하며 소회를 말하곤 한다.
어름거리며 미루적거리다 어느 참 눈물지으며 애틋한 정서로 남은 것들이 수두룩하다. 우리는 아쉬움에 미처 지우지 못한 여남은 것들을 추슬러 부황난 가슴 구석 후비며 스민 채독을 가시곤 한다. 이를 달리 감성적으로 표현해 그리움이라 하던가. 그런 점에서 글쟁이들은 행복도 하다. 언제든 거미줄에 드레드레 얽힌 것들을 설핏 상면하고 또 곱씹으니 말이다. 누가 얼마나 생동감 넘치게 지난 시간 묘사를 잘 하는가. 나도 그 재주를 탐하며 세월의 매듭을 잇고 있다. 아니 나는 곰팡이 피우며 그 겨울날을 여전히 알겨먹고 있다.
하지만 세월을 오두망절 서글픈 시절의 우수어린 동정 아니라면 간수에 그만 부얼부얼 엉기던 두부 솥의 구수한 내음이나 탐스런 뽀얀 자태 같은 여음의 논조로만 묘사하는 것은 글쟁이들의 그야말로 어설픈 낭설이다. 세월은 덩실하고 우아하다거나 싱글싱글한 그런 앳된 해설 핀 기억으로서 말할 것만이 아니다.
실상 세월은 지난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 이룬 것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날로 새로워진 것을 보며 내가 그만큼 낡아졌음을 터득하고 때로는 서글퍼하기도 했으나 실상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가는 대수롭지도 않았다. 당연 변하는 게 하도 많아서이기 때문이겠지만. 무엇이 왜 안변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나로선 더 중요했다. 그게 현실을 사는 것이고 바로 세상사는 이치다. 이에는 꼭 결부된 것이 있다.
벌판에서 얼음지치던 바람이 신작로로 몰려 말달리기 시작하면서 눈자위가 맵고 두 볼이 남의 살이 되도록 그 모진 추위는 한결 같았고 그 시름을 저물리며 이날 이때 산 존재들이 무엇을 달리 말하겠는가. 가는 세월에 대해 보다 더 솔직해지자면 정도 사랑도 행복도 밑천이 들어간다는 엄연한 사실이고 각다분하다는 것의 여로로써 먹고 산다는 것은 씁쓸한 노릇이지만 다분히 경제 돈을 말하는 것이라는 엄연한 사실이다.
멍울졌던 회포나 구순한 삶의 여울이 그다지 할 일이 없는 이 나이쯤 더 어루만져지고 애틋해지는 것은 그만큼 삶의 존립이 허술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나이 큰돈은 벌릴 리도 없지만 벌 필요도 없다. 이미 내 인생의 의미가 싫든 좋든 사진 영상 투영되듯 거실 다 표출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어느 누구도 이를 거슬려 살수는 없다. 누가 현세에 달라지지 않는 것쯤의 하나로 순수함의 극치 전영택의 화수분을 곱게 그려낼 수 있겠는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물론 살아보니 겪음 한 바가 적지 않았듯 길흉화복이건 일상의 범속한 일이었건 삶의 과정은 무슨 조짐이나 예측도 없이 우연으로 시작되기 예사이고 종말 역시 그렇게 맺던 것에 바탕 하여 거두어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어느 날로 시작되는 지극한 우연성을 부인을 못하겠다. 하지만 그 우연을 그냥 두지 않는 기실 거반 차지하는 거나 다름없는 경제관념을 도외시하곤 태반 성립이 안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우연에서 필연으로 아니면 이미 정해진 귀결을 자처한 숙명이란 것을 뒤 미쳐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점에서 세월은 변하여 달라진 것들을 사랑할 뿐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투영한다. 인간의 정서, 목숨은 소중하기 때문에 가치가 1조를 넘어 무한대라고 부여하는 것의 무궁함으로써 의미 있지만 막상 현실에선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도 다 아는 상식이다. 사람 목숨에 대한 가치 측정은 늘 요구받는 사회시대 값이기도 하다. 사람 몸값이 개 값이란 말은 70년대 소설에서 줄곧 회자되었었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시 사람 목숨의 가치가 1조라면 이 사회는 어떻겠는가. 경제학 적 논조는 비정하고 아름답다 할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실생활에서는 꼭 필요한 본능적 학문이고 먹고 산다는 세월 속에는 늘 돈이 인류사와 더불어 수 천 년 째 심통을 췌지르는 부아덩어리로 웅크리고 앉아 버티고 있음이다. 일찍이 역대 글들은 사랑과 이별 권력과 명예 등등 격렬한 사회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인간군상등을 숫하게 그려왔다. 그 저변엔 굶주림이나 가난이 차지하는 것은 거의 예외가 아니다.
세월이 엮은 작은 소사로서 우리 집 만 보아도 먹고살기 위해 각기 흩어져 나름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돈은 생을 바꾸고 세월을 지배하기까지 한다. 나를 적자면 아마 돈 벌기 위해가 전제가 되고 태반인 것인데 정작 솔직한 글을 쓰자는 수필가란 작자가 한 번도 이 얘기를 제대로 꺼낸 적은 없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글은 거의 위작이나 다름이 없지 싶다. 수필은 얼마만큼 발가벗겨질 수 있을 텐가가 앞으로 나의 글 행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는 이번 테마 글로 세월 속에 비추어진 부동산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70%를 쥐고 흔드는 부동산은 한국 특유의 빈부를 가르는 향배로써 지금도 불패신화를 낳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동산은 모름지기 이 세상의 주인으로 군림하며 국가도 쩔쩔매고 허둥대기 일쑤다. 부동산은 그러면서 사거나 팔거나 보유하거나 늘 발생하는 국가 재정으로써 막중한 소임을 다하고도 있다. 왜 이런 지경이 된 것일까. 불과 40년 만에 이런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비결은 무엇이며 이에 기대어 사는 우리는 또 어느 처신을 하는 걸까. 고위공직자 청문회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과 논문표절이 말해주듯 법률을 위반하는 적극적 부패행위는 아닐지라도 거반 우리는 사회 적 공익성 의무를 다하지 않고 살고 있다. 이도 넓은 의미의 부패다.
나라고 별 수 있겠는가. 나는 이 번 글에서 조금 더 솔직해지고자 한다. 내 스스로 낱낱이 고백하여 실태를 정확히 알고 깨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수필로써 부동산을 글 테마로 잡는 데는 시사성은 어떨지언정 서정성이라는 일면에서도 무리가 따른다. 일종에 모험을 자청하는 것인데 수필이면서도 얼마든지 세상 바라보기가 가능타는 다소는 이색적인 풍광인 만큼 수수하거나 순수하지 않다는 개념으로서 두려움은 있다. 특히 경제관념이 동반된 글은 꼴값 난 난봉을 유발할지도 위화감 내지 자화자찬으로 돌변하여 쉬이 식상할 수 있으며 재미가 반감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솔직하다는 의미에 더 심중을 두고 어디까지나 수필이라는 장르로써 글을 다루고 싶다. 내 세월 속에서 결코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내 부유물을 짐짓 모른 체 내 인생을 말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허탕이고 거짓에 가깝기 때문 더 이상 위작은 남발하고 싶지 않아서다. 여러분들도 부동산에 예속화된 삶으로부터 벗어날 방도는 없는 것인지 진정한 삶의 질 그리고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다 같이 생각해보는 차원에서 내 글을 바라보면 고맙겠다. 정말 이 의식 그대로는 우리의 앞날은 없다. 그러기에 나는 무량하게 흐르는 세월이 그냥 야속타 말하련다.
차례
1부: 서울공화국 부동산 불패 그 서막은
1. 마당 깊은 집
2. 가난의 대명사 판자촌 그리고 달동네
3. 연탄
4. 전기 (110볼트 선풍기)
5. 쌀 (고봉의 흰 쌀밥과 통일 벼 )
6. 라면이야기
7. 서울은 만원이다.
8. 서울에는 서울 사람이 시골에는 시골사람이
9. 한강의 기적과 김현옥 서울 시장
10. 성남시 단대리
1. 아홉 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11. 나는 모래섬, 율도
12. 여의도가 서울의 섬인가
13. 영등포의 밤 & 마포종점
14. 강남 불패의 신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15. 반포 압구정 그리고 잠실
16. 부동산 잡설 총론 1
2부: 진화의 땅 안양 30년
17. 태어난 곳, 안양
18. 살던 곳, 547번지
19. 신작로
1. 신작로는 곧 문명이다.
2. 신작로는 운명이다.
20. 시간 멈춰 선 영상 둘
1. 소몰이꾼
2. 마부
21. 오라이 버스 1
22. 오라이 버스 2
23. 고구마 밭이 전하는 것들
1. 한민족의 순애보
2. 계
3. 크림빵
24. 안양 읍내
25. 안양유원지
26. 그 시절 안양과 복부인
27. 새 집 이사, 545-29번지
1. 이 세상의 삽질
2. 괘종시계
28. 그 시절의 아픔들
1. 그 시절의 아픈 기억들
2. 나는 그 시절 순진했다
29. 고구마 밭의 변신
1. 취직 시험
2. 고구마 밭은 우리 집의 로또였다
30. 평촌 신도시
31. 2740 숫자와 송암
32. 호암지구 재개발
33. 보상비
34. 현금 청산
3부: 구즉 마을의 송강 별곡
35. 내 집 장만
36. 서울공화국의 의미
37. 근무처 사람들에게 서울 집 값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38. 나의 소사는
1.날 보러 와요.
2. 점심 값 오백 원의 차이
39. 송강동이라는 동네
1. 송강동 1톤 트럭
40. 구즉 마을 사람들
41. 홍가네 생태집 큰 아들
42. 송강동을 한 달 새 수십 번 찾으며
43. 장조카와 삼촌 관계
44. 건물 관리 그리고 세입자
45. 부가세 신고
46. 부동산 잡설 총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