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해 미련을 끊지 못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많다.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고 잊어야 할 것을 잊지 못해서 그것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마음을 집착의 마음이라고 한다. 자신의 생각에 사로 잡히면 그 속에 갇히게 되는데 이것도 역시 하나의 집착의 마음이다. 사도행전에 보면 집착의 마음을 가져서 죽음에 이른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나온다. 복음서에 나타난 한 청년은 예수님을 따르고자 했지만 집착의 마음에서부터 자유롭지 못해서 결국 제자의 길을 가지 못하고 만다. 가롯 유다는 역시 자신의 생각에 사로 잡혀서 예수님과 같이 동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생각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여 마침내 배반자가 되고 말았다. 집착의 마음은 우리를 작은 것에 묶어 버리고 더 크고 놀라운 것을 보지 못하게 한다. 우리가 집착의 마음에 매이면 내적으로 부자유스러운 사람이 되고 하나님으로부터 사용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집착의 마음처럼 바람직하지 못한 마음이 또 있다. 그것은 포기의 마음이다. 이 마음은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미리 물러서는 마음이다.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이 집착의 마음이라면, 버리지 않아야 될 것을 버리는 마음은 포기의 마음이다. 집착의 마음은 욕심에 의해서 지배당한다면, 포기의 마음은 두려움에 의해서 지배당한다. 포기의 마음을 가졌던 대표적인 사람들은 가나안 땅을 정탐했던 열 두 명의 정탐꾼 중에서 가나안을 들어가지 못한 열 명이다. 이들은 하나님이 약속으로 주신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에 도전해보지도 못하고 미리 포기해버렸다. 하나님은 이들을 기뻐하지 않으셨고 이들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나님이 약속과 기회를 주셨지만 그것에 대해서 도전도 하지 않고 미리 포기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만다.
우리들은 집착의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 그런가 하면 포기의 마음을 가져서도 안된다. 집착의 마음은 우리 앞에 있는 것들에 사로잡히게 하고, 포기의 마음은 우리 앞에 놓은 것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 만약 재물이 나에게 주어졌다고 하면 그것에 집착하지 말고 그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 만약에 어려운 문제가 나에게 주어졌다고 하면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일하실 수 있도록 맡기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게 집착과 포기를 넘어선 마음 자세를 초연한 마음이라고 한다.
초연한 마음은 세상에 대해서는 자유롭고 하나님을 향해서는 열정적이다. 성경에 이런 초연한 마음을 가진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야곱은 사랑하는 막내 아들 베냐민을 애굽으로 보내면서 하나님이 그 아들을 무사히 귀향시켜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한다. 그러면서 비록 하나님이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그런 상황을 기꺼이 받기로 하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창 43:14) 그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후에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서 초연한 자세를 취했다. 욥은 재난을 당한 후에 ‘주신 이도 여호와시오 취하신 이도 여호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 1:21)고 하면서 그가 가진 소유들에 대해서 초연한 마음을 가졌다. 왕후 에스더는 민족을 구하기 위해서 ‘죽으면 죽으리라’(에스더 4:16)고 하면서 하나님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도 사용할 각오를 하자 하나님이 그녀를 사용하셨다. 사도 바울은 그가 예루살렘으로 갈 때 그곳에서 환난이 그를 기다린다는 것을 성령을 통해서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고 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초연할 줄 알았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도구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세상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나 그것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은 다 세상에게 패하는 것이다. 그러나 집착과 도피를 넘어서 살아가면 세상을 정복하게 된다. 하나님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들을 상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이렇게 산다. 하나님이 유일한 목적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은 그것을 위한 도구로 알고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이렇게 산다. 집착과 포기를 넘어서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삶이 곧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다. 영원히 머물 곳이 아니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으며, 버려야 할 곳도 아니기에 포기해서도 안되는 이 세상은 오직 초연한 마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살아가야 할 곳이다. 나그네로 살아가는 우리들은 초연함을 배우면서 걸어가면 좋겠다.
첫댓글 쉽지 않지만 ...오늘도 초연함을 배우면서..^^
초연한 마응..
세상에 대해서는 자유롭고 하나님을 향해서는 열정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