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국경없는의사회, 카르툼 튀르키예 병원에서 필수 치료 중단

[김수영1]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카르툼 소재 튀르키예 병원 안팎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생명에 가해진 위협을 포함한 폭력이 1년 넘게 지속되어 온 결과 국경없는의사회는 해당 병원에서 팀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결코 가볍게 내려진 것은 아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쟁 당사자들의 잦은, 때로 고의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거의 14개월 동안 이 병원에서 생명을 구하는 실질적인 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왔다.*관련글 읽어보기 그러나 최근 사태로 이러한 실질적 지원이 더는 불가능해졌다.

수단 카르툼 소재 튀르키예 병원. 2024년 5월. ©MSF

신속지원군(Rapid Support Forces, RSF) 통제 지역에 위치한 튀르키예 병원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병원 부지 안팎에서 여러 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우리 직원들의 생명도 반복적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6월 17일과 18일 밤에 부상당한 수십 명의 전투원들이 튀르키예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우리 팀은 칼라시니코프 소총이 침실에 가하는 총격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폭력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병원과 의료 시설은 병자와 부상자를 위한 안식처로서 의료진이 안전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쟁 당사자들의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습니다."_클레어 니콜렛(Claire Nicolet),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긴급 대응 책임자  

지난 1년 동안 튀르키예 병원에서 일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이 시설 내부와 출퇴근길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다수가 체포 위협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 6월 초,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한 명이 병원 내에서 무장 괴한 두 명에게 체포되어 알 수 없는 장소로 끌려가 심한 폭행을 당했다.

팀원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 있습니다. 9월부터 수단 당국이 취한 봉쇄 조치로 인해 의료 물품과 인도주의적 구호인력이 신속지원군 통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금지되어 튀르키예 병원 팀은 지난 10개월 동안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봉쇄로 인해 그들을 대체할 새로운 팀을 데려올 수 없었고, 그들은 극심한 압박 속에서 병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해 왔습니다."_클레어 니콜렛

보건부 직원들 덕분에 튀르키예 병원은 여전히 가동중이다. 그러나 대피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없이는 더 이상 수술이 불가능하며 병원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튀르키예 병원은 카르툼뿐만 아니라 멀리 알자지라(Al Jazirah) 주의 와드 마다니(Wad Madani) 출신 환자들까지 치료하며 보건체계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와드 마다니에서도 카르툼과 유사한 치안 상황과 직원 및 물품 반입 방해의 반복으로 2024년 5월 운영을 중단해야만 했다.*관련글 읽어보기

2023년 5월 중순, 국경없는의사회가 튀르키예 병원에 응급실을 설치하고 수술실을 확장하기 전까지 이곳은 여성 및 아동 전문 병원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병원에서 진행된 전체 수술 중 거의 80%가 임신과 출산 중 합병증을 겪는 여성을 위한 생명을 구하는 제왕절개 수술이었다. 반복되는 치안 사고로 인해 현재 병원 내 모든 수술이 중단된 상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산전/산후 관리와 가족 계획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아 중환자실, 중증 급성 영양 실조 아동을 위한 입원 환자 치료 급식 센터, 카르툼 전체에서 유일한 신생아 병동을 운영했다. 이러한 활동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실질적인 지원도 현재 중단된 상태다.

2024년 5월 수단 카르툼 소재 튀르키예 병원 구내 ©MSF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카르툼의 바샤이르 수련 병원 역시 지난 몇 달 동안 여러 차례 무장 세력의 침입을 받았으며,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월 사이 국경없는의사회는 병원 내 수술을 중단해야만 했다.*관련글 읽어보기 이러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는 해당 병원 활동은 계속한다. 수단 전역, 특히 카르툼의 치안 상황은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교전 당사자들에게 병원과 기타 의료 시설을 포함한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 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시설의 경우, 의료 물품과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전선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허가 제공이 필수적이다. 수단 당국이 인도주의적 구호 단체들을 대상으로 지속하는 봉쇄로 인해 많은 시설들이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카르툼과 기타 지역 수백만 명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에 처한 상황이다.

[송순영]

반복적인 생명의 위협속에도 함께 병원을 지켜 준 의료진에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