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글입니다.
굳이 읽으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글이 쓰고 싶어서 우리 동기들의 공간을 빌립니다.
제가 근무하는 소나무 사무실의 편집실은 그야말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곳입니다.
더구나 냉, 난방 시스템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기에 더우면 덥게, 추우면 춥게 버팅기고 있습니다.
한 여름엔 저의 취미생활이 옥상에 물 뿌리기 였지요.
옥상에 심어 놓은 고추와 상추, 감자에 흠뻑 물을 주고 다소 사치스러운 짓인 것은 알지만 용광로처럼 달아 오른 옥상에 물을 뿌립니다. 그러고 나면 편집실의 열기가 조금은 식거든요.
이젠 겨울이 되서 걱정입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작은 이동식 난로가 두 개 있습니다.
오늘은 간만에 야근하려고 혼자 남아 난로를 독차지 하고 있답니다. 옆구리와 허벅지가 뜨근하니 좋을 뿐입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자연의 이치에 사람들은,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도시인들은 너무나 많은 인위적인 방식으로 그 계절의 순리를 거꾸로 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말이죠.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울 땐 땀을 흘려야 하듯이, 마음이 진땀나게 흘러갈 때는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하겠지요.
추울 땐 얼어 죽지 않을 정도의 한기를 가지고 살 듯이, 마음이 냉각될 때도 갖은 사족과 의미를 붙이지 말고 한 두어번 쯤은 그냥 그대로 놔두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비틀즈가 불렀던 걸까요?
"내비 둬"라고...
저 자신도 위의 얘기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합니다.
더울 땐 짜증 많이 납니다.
추울 땐 으시시한 게 싫습니다.
마음이 흘러갈 때 이것 저것 재어 보기도 하고, 누군가 떠나 가거나 내 마음이 떠나갈 때 졸라 속상합니다.
공자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나 항시 어진 마음가짐으로 살면 그것이 바로 군자의 길이라지요.
붓다도 그러더군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암튼 그런 얘기는 동양적 사고에서는 무진장 자유롭습니다.
합리적이고 도구적 이성의 서구사상의 패러다임이 넘보지 못할 깊은 속내와 철학적 깊이를 지녔기 때문이지요.
근데 우리는 언제 군자가 되고, 보살이 되고, 대인이 되고, 또 성인이 되어 대동세계에서 살 수 있을까요.
서두에 밝혔듯이 재미 없는 글이 계속됩니다.
정돈시키지 않은 채, 애써 정화시켜 다듬지 않은 채 그냥 지껄여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니 역시 헛소리가 나오는 군요.
밤이 시나브로 사위를 압도해 갑니다.
저는 요새 <인간론(가제)>이라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의 실질적인 데뷔작이 될 책입니다.
이 책 한 권을 만들면서 깨지기도 많이 깨지고, 혼자 끙끙거리기도 엄청 많이 했습니다.
그 과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구요.
대학 다닐 때 좀더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게 많이 속상합니다. 도무지 장자철학은 알아 먹을 수가 없습니다.
동기 여러분 보고 싶습니다.
밀린 얘기도 많고 듣고 싶은 얘기도 많아요.
단 몇 명이 모이더라도 모임을 가졌으면 합니다.
얼음의 연애담만 들어도 하루밤은 족히 넘길 수 있을 겁니다. 하하...
이제 일 할렵니다.
가끔 궁상맞은 글을 올려 죄송합니다.
마음이 허해서 그런거 봐요.
빅인호는 이런 맘을 헤아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