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어느날 금정산에서
⌬ 산에서 머문시간 ⇒ 2006년 10월 29일(일) 09:45 ∼ 18:35 (8시간 50분)
부산 온천장역앞에서 9시 출발하여 양산 다방삼거리에 9시 30분에 도착
대정그린파크(09:45)⇔다방봉(10:40)⇔727봉(11:15)⇔장군봉734.5m(11:40)⇔옹달샘(11:50)⇔
고당봉801m(12:30)⇔금샘(12:55)⇔북문에서 점심먹고(13:30)⇔동문(14:25)⇔남문(15:10)⇔
샘터(15:25)⇔만덕사거리(15:40)⇔만남의 숲(16:15)⇔불웅령(17:00)⇔
백양산642m(17:20)⇔삼각봉(18:00)⇔신라대학교(18:35)
⌬ 25∼30여km(추정)의 거리를 나홀로
⌬ 산행후기
가을은 온것 같지도 않았는데 10월이 어느 세월에 훌쩍 가버린다.
설악산에 첫눈이 내리고 영하의 기온이 겨울 채비를 하는것 같지만 여전히 한낮은 무덥다.
10월의 마지막 주말 토요일은 예식장 볼일 때문에 산행계획은 일단 접고 일요일 당일치기를 생각해 본다.
마땅히 정해놓은곳이 없다보니 근교산에 갔다오기로 한다. 근교산하면 부산에서는 영남알프스가
하루 코스로 적당하여 통도사 영축산에서 시작하여 재약산 표충사로 하산하는 산행을 위해
언양행 아침 첫차(06:30)를 타고자 아침 5시에 알람을 맞쳐놓았으나 일어나니
아뿔사, 7시가 넘어버렸다. 그래서, 코스를 변경한것이 금정산이었다.
산꾼은 무엇보다 부지런해야하는데...
금정산을 종주할려면 양산 다방리에서 시작하거나
그 반대인 신라대학교나 개금 등지에서 시작하면 되며 오늘은 다방리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 걸었던 길 -
온천장역앞에서 12번 양산행버스에 승차(1,200원), 30여분후 도착하는 다방삼거리(다방마을)에
하차하여 좌측 산능선에 있는 대정그린파크 1,2동 우측으로 오른다.
금정산 이정목이 나오면서 오늘의 들머리이자 금정산 종주코스의 시발점인 등산로가 열려있다.
통상 다방리에서 산행을 하다보면 산행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시피하는데
오늘은 몇 개의 단체팀에서 여러사람들이 오르고있었다. 금정산 이정목을 지나니 등로입구의
금정산 안내도 좌측으로 길이 열리며 호젓한 낙엽밟는 길이 이어지더니만 얼마후
급경사 오름길이 이어진다. 새벽날씨는 제법 쌀쌀했는데 급경사길을 오르다보니
이마에는 땀방울이 솟고 몸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열이난다.
시간이 늦은감이 없진않지만 첫째 무명봉을 오르니 몇몇의 산님들이 보인다.
봉우리에는 묘기 1기가 지나가는 나그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듯 지키고있고 이어 쾌적한 소나무숲이
상쾌함을 더해준다.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소나무숲을 지나 약간 내려갔다가
다시 두 번째 봉까지 오른뒤 급내리막길을 잠시 떨어지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가로질러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는데 산행팀별로 여러단체들이 오르다쉬며 저마다의
산행을 즐기고있었다. 안부를 지나 계속 오르니 다방봉 도착하기전 좁은 암릉길이 나온다.
암릉사이 좁은 오르막에 밧줄이 서너줄 연이어지고 암릉을 올라 우측으로 조금가니 전망이 확 트인
봉우리가 나오는데 다방봉이다. 오늘의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날씨라 할수있으나 조금 무덥고 짙은 안개가
주변 조망을 흐리게한다. 좌우로 양산과 김해시가지가 한눈에 훤히 보이고 가야할 능선따라
727봉, 장군봉과 우측 멀리 고당봉이 아스라히 조망된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온 산하를 밝혀주고 있지만 가시거리가 그렇게 좋은편은 아니다.
평소 다방봉을 오를때 너무 이른시간이라서 그런지 보통 나홀로 산행이었는데 오늘은 앞뒤로 줄줄이
사람들이 이어져 오르고있었다. 때로는 오름길에 밀려 기다려야할때도 있으며...
다방봉을 지나 좌측 무덤 1기가 있는 봉우리와 또 다른 봉우리를 지나니 은동굴삼거리인 안부가 나오고
들머리 지나 오늘 처음으로 나타나는 이정목(좌-은동굴,금륜사 0.5㎞, 직진 정상 4㎞)이 나그네들을 반긴다.
여기서도 여러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은동굴삼거리를 지나 봉우리에 오르니 전망바위가
나타나는데 말그대로 양사방 막힘이 없이 기차게 좋은데 글쎄, 가스가...
전망바위를 지나 약간 가파른 철계단이 나타나는 암봉을 오르니 완만한 길이 이어지면서 돌탑이 있는
727봉에 도착한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양사방 막힘은 없는데...
☞ 들머리인 다방삼거리(좌)와 대정그린파크(우)
☞ 대정그린파크(좌)와 들머리의 이정목(우)
☞ 무덤이 있는 첫째무명봉
☞ 소나무숲속길(좌)과 오름길(우)
☞ 임도(좌)와 오름길(우)
☞ 밧줄구간
☞ 다방봉에서 가야할 능선
☞ 금륜사삼거리
☞ 727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727봉
☞ 727봉에서 가야할 능선(뒷편 우측의 장군봉)
이제 장군봉이 지척이고 우측의 고당봉도 여러 송전탑과 함께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장군봉 오름길에는
암릉의 직등코스와 우회길이 있으나 직등코스인 암릉길로 바로 올라 암릉길을 조금 지나니 장군봉이다.
얼마전 직장동료 7,8명이 야간산행을 하고자 짙은 안개속에 약간의 비까지 내리는 날
다방리에서 저녁 11시에 출발하여 727봉까지 갔다가 727봉 아래 어느지점에서 귀신에 씌였는지,
장군봉앞 전위봉인줄 알고 열나게 올랐는데 봉우리에 오르다보니 돌탑이 있는 727봉이 다시 나오는데
너무나 황당하였다. 주간에도 알바를 하는 경우가 있고 야간에는 알바산행이 다반사지만
그래도 수없이 다니던 길을...
원인이야 칠흙같은 어둠과 짙은 안개속에 헤매다가 왔던길을 되돌아갔겠지만 아무튼 이게
야간산행의 맹점이자 또한 묘미가 아닌가한다. 약간은 겁이났다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고당봉은 지척이고 장군평원의 억새밭 은색빛깔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린다. 억새밭으로 내려와
고당봉을 향해 길을 재촉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의 고운 자태가 약간은 고개를 숙이고있으나
그래도 장군평원의 억새는 억새답게 바람에 펄럭이며 자랑스러움을 뽐내고있었다.
☞ 장군봉
☞ 장군봉에서의 고당봉
☞ 장군봉에서의 조망
☞ 장군봉에서의 지나온 능선(봉우리)
☞ 장군평원
☞ 장군평원의 억새
☞ 장군평원에서 올려다본 장군봉
낙동정맥갈림길(좌-계명봉방향)을 지나 좁은 고랑형태의 등로를 조금 내려오니 옹달샘이 나오고
길따라 내려가다가 완만한 오름길을 꾸준하게 오르니 늠름한 고당봉의 암봉이 시야에 드러난다.
겨울 채비를 하느라 옷을 벗고 마른 나뭇가지만 댕그러히 놓여있는 오름길을 지나 제법 소나무숲이 우거진
능선을 오르니 범어사 내림길(좌)과 마애여래입상(우) 내림길의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직진길은 고당봉 우회길이고 수풀에 둘러싸인 희미한 우측 오름길도 고당봉 가는길인데
우측으로 조금 오르면 암봉이 나타나고 바위에 올라서면 우측 아래쪽으로 마애여래입상이 훤히 보인다.
또 조금 위쪽으로 오르면 송전탑이 있는 운동장같이 넓은 안부가 나오고 맞은편에는 범상치않은
거대한 암봉이 버티고 있다. 부산의 자존심과 같은 금정산의 고당봉이다.
장군봉에서 고당봉을 오르는길 옆(좌측)에 금샘으로 바로 가는길을 얼마전에 알았는데 원래 길이 있었는지
근래 새롭게 개척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고당봉을 안오르고 금샘을 지나 북문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
☞ 낙동정맥갈림길
☞ 옹달샘
☞ 고당봉가면서...
☞ 마애여래입상
☞ 기암
장군봉에서 고당봉 오름길은 암릉구간을 통과해야하는데 밧줄구간도 나오며 오르기에는 다소
조심스런 곳인데 겨울에는 더욱 주의해야 할 구간이다. 암릉을 타고 오르는데 제법 힘이 실리는
그런곳이다. 그러나, 고당봉에 오르면 지금까지의 고생도 끝.
양사방 조망이 터지는게 막힘이 없으며 봉자체가 거대한 바위군으로 이루어져
과연 부산의 자존심이라 할만하다. 구포, 김해방향으로 700리 낙동강이 도도히 흐르고 교각들이
낙동강 사이사이 열려있으며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 멀게는 영남알프스군과 주변 봉우리, 능선들이
모두 연결되어 물결치듯이 한눈에 조망된다.
정상 바로아래에는 산신각 고모영신당이 있고 북문과 우측의 산성로를 따라 가야할 능선이
연이어지나 아직 백양산은 희미한 자태속에 윤각만 드러낼뿐이다.
가을을 산행의 계절이라 했던가, 유산객들도 동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고당봉을 오르내리며 희열을
만끽하면서 휴일을 즐기고있었다. 모처럼보는 산정상의 인산인해였다.
바람불어 약간은 싸늘한 날씨속에 바람이 없는 바위를 찾아 휴식을 취하면서 사방 풍광을 느긋하게
감상해 본다. 북문 하산길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 계속 올라온다. 오르는길도 정체, 내려가는길도 정체,
내려가다,서다를 반복하며 고당봉 조금아래 고당샘까지 내려와 좌측 금샘으로 방향을 튼다.
☞ 금정산 고당봉
☞ 고당봉의 이모저모
☞ 고당봉에서의 지나온 능선
☞ 고당봉에서의 조망
☞ 고당봉에서 바라다본 상계봉능선과 백양산
☞ 고당봉에서 바라본 북문과 산성로
고당샘앞에는 이정표가 세워져있고 고당샘 좌측으로 금샘 500m 길이 열려있는데 예전에는 표시판이 전혀없어
찾기가 상당히 어려웠는데 근자에 표시판이 금샘까지 표시되어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갈수있다.
전국적인 가뭄에 예외가 아닌듯 금샘의 샘물도 가물어 정말 누런 황금빛의 물로 변해있었다. 안타까운지고.
☞ 금샘갈림길
☞ 금샘가는길(좌)과 금샘오름길(우)
많은 인파속에 파묻혀 북문으로 내려와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우측 돌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올라
좌측 봉우리에서 아래쪽의 도심(금정구)을 구경하고 완만한 능선길을 룰루랄라 널널산행 이어간다.
오늘 유난히 등산객보다 유산객이 훨씬많은 금정산. 어쩌면 도심의 휴식공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현 실정으로 볼 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찌든때와 고단함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할 때 산자락을
거니는것 처럼 좋은데가 어디있겠는가... 있으면 나오봐라 그래...
원효봉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도심의 시가지를 또다시 내려다본다. 나 자신 아파트에 살면서도
틀에 박힌 듯 수많은 아파트군들이 답답하게 느껴지는건 또 무슨 이유에서일까...
의상봉과 4망루와 무명바위를 지나 산성로를 따라 이어가면서 부채바위를 지나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이때까지의 훤한 산성로의 길은 숲속으로 바뀌고 동문까지 계속 숲속의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금정산의 능선길에는 어딜가나 장사치가 있어 배고픈 걱정은 없겠으나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의 이미지 손상이 없을까 염려되는것도 사실이다.
☞ 북문
☞ 원효봉가면서 뒤돌아본 고당봉
☞ 산성로1
☞ 산성로2
☞ 산성로3(제4망루와 의상봉, 무명바위)
동문을 지나니 이제 유산객들은 거의 보이지않고 그렇게 많던 등산객들도 드문드문 보인다. 그렇고 그런
능선길을 지나 산성마을(우)과 동래방향(좌)의 차도를 건너 장승(민족평화여장부)을 끼고있는 오름길을
제법 가파르게 치고 올라간다. 한20여분 올랐나 땀품팔이 좀 했다고 생각하니 앞이 확 트인
평평한 넓은 바위가 나오는데 대륙봉(평평바위)이다.
지나온 고당봉과 장군봉은 숲의 나무에 가려 안보이나 가야할 방향에는 우측으로 망미봉과 상계봉,
우측끝의 파리봉도 선명하게 조망된다. 남문이 지척인 까닭이다. 또 장산과 아래쪽 금정구의 시가지는
한치의 틈도없이 빽빽이 차있다. 대륙봉을 출발하여 2망루를 거쳐 남문에 도착하니 하늘의 해는
구름속에 갇히고 남문의 여러 식당에는 한치의 틈도없이 사람들로 넘쳐난다. 단합행사로 족구도
여러곳에서 즐기고 아무튼 주말분위기가 물씬풍기는 시장 장터나 진배없었다.
☞ 동문
☞ 산성마을갈림길(좌-동래, 우-산성마을)
☞ 대륙봉에서의 조망(금정구)
☞ 대륙봉아래의 기암
☞ 대륙봉에서 조망되는 파리봉
☞ 하늘이시여...
☞ 하늘이시여...
☞ 제2망루
☞ 남문
☞ 남문식당주변의 이모저모
남문과 식당들을 지나 꾸준히 내려서 석불사갈림길을 지나 좌측 산길을 따라가는데 이정목에는
금정산 철학로라 되어있었다. 또 한곳인 샘터를 지나고 완만한 길따라 널널산행 이어간다.
등산로라기보다 산책로에 가까운 철학로를 룰루랄라 진행하니 동래구와 북구의 갈림길인 만덕고개가 나오고
차도를 건너자 기다란 통나무 계단길이 이어진다. 힘겹게 오르니 보상이라도 하듯 널널한 길이
만남의 숲까지 이어진다. 동래구 구민의 숲을 지나 어린이대공원위 만남의 숲에 와서야 잠시 숨좀 돌리며
휴식을 취한다. 지금 올라야할 매봉이 생각보다 급경사로 힘에 좀 부치는 구간이라 할수있다.
만남의 숲에서 마지막 먹을것을 뱃속에 모두 잠재우고 매봉을 향해 오른다.
매봉 오름길은 중간중간 뒤돌아보는 잔재미가 수월찮다.
만덕의 수많은 아파트군과 뒤쪽으로 우뚝 솟아있는 범상치않은 상계봉과 능선들...
매봉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돌탑이 있는 불웅령이 지척이다. 이제 백양산은 코앞에 있고 백양산 가는
길목에는 넓은 방화선이 뚜렷하게 보이고 좌우로 벌써 어둠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었다.
☞ 샘터
☞ 만덕사거리
☞ 매봉(좌)과 만남의 숲(우)
☞ 매봉오르면서
☞ 불웅령(좌)과 백양산(우)
초라하다해야 하나, 아니면 앙증맞다 해야하나 아무튼 너무 작은 정상석이 돌탑위에 세워져있는 백양산에서는
아시아드주경기장이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광안대로와 장산이 흐릿한 가운데 멀게 조망되며
구덕산과 승학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고당봉이 보일똥말똥한다. 그리고, 구포와 모라, 낙동강과 김해 시가지가
날좀 보소하며 넬름거리고 있다. 헬기장이 있는 애진봉을 지나 588봉을 올랐다가 내려가니
갑작스레 어둠이 짙게 깔린다. 삼각봉에 올라 랜턴을 켠다.
오늘은 헤드랜턴을 미쳐 준비못했는데 며칠전에 지하철안에서 구입한 1,000원짜리 랜턴이 마침 배낭안에 있어
다행히 쉽게 하산할수 있었다. 만약 그것마져 없었다면 큰 낭패를 당할뻔했다.
1,000원짜리 랜턴도 비상용으로는 아주 요긴하게 쓰일수있었다.
☞ 백양산
☞ 백양산에서 하산방향
☞ 백양산에서의 조망
☞ 백양산에서 조망되는 지나온 능선,봉우리들
☞ 하산길의 삼각봉(좌)과 능선안부(우)
☞ 날머리인 신라대학교뒷편
금정산.
부산의 자존심이자, 진산인 금정산은 부산 사람들의 영원한 안식처요 사랑이요 희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