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에는 기존에는 천황사, 도갑사, 무위사에서 오르는 코스와 경포대 코스가 전부였으나
2015년 10월에 영암읍에서 오르는 산성대 코스가 새로 열리면서 한 코스가 더 늘어났으나
2020년에 무위사에서 미황재로 오르는 코스가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되면서 탐방로 숫자가 원위치가 되었다
그러다가, 2023년 9월에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영구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던
대동제에서 큰골을 경유하여 용암사지(마애여래좌상)로 오르는 탐방로가 새로 개방이 되었다
국보 제144호인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은 구정봉 아래 해발 600m에 위치하여
우리나라 국보 중 가장 높은 곳에 있어 길 이름을 '하늘아래 첫 부처길'로 이름지었다
그동안 월출산은 코스를 달리하여 네 번이나 올랐지만
새로 개방된 하늘아래 첫 부처길을 그냥 둘 수는 없었다
마애여래좌상은 지난 2022년 1월에 신형화와 함께 산성대 코스로 올라
도갑사 코스로 하산을 하면서 삼층석탑과 함께 답사를 한 적이 있지만
경포대 코스도 아직 미답인지라 얼씨구나 하며 산행길에 올랐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경포대탐방지원센터 인근에 있는 무위사를 먼저 답사한다
자연휴식년제로 페쇄가 된 무위사 코스로 올라간다는 회원 두 명을 내려주면서
겸사겸사 사찰 구경까지 하는 꼴이지만 이 무위사에는 국보 1점과 보물 3점이 있는
역사가 깊은 천년고찰이라 답사를 해볼만 한 사찰이다
참고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사찰은 순천 송광사(松廣寺)로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 고려고종제서(국보 제43호), 화엄탱화(국보 제1366호), 수선사형지기(보물 제572호) 등
국보 3점과 보물 10점 등 무려 6,000여점의 불교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무위사 극락보전(無爲寺 極樂寶殿)
무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로
신라 617년(진평왕 39)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관음사(觀音寺)라 했다고 전한다
국보 제13호 무위사 극락보전(無爲寺 極樂寶殿)
무위사의 당우는 대부분 1974년에 중창하여 지은 건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극락보전은 1476년 조선 성종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으며
극락보전 안에는 뒤쪽 중앙부에 불단을 두어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을 봉안했고(보물 제1312호)
그 뒷벽에는 1476년에 조성된 벽화(보물 제1313호)가 있다
극락보전 내의 보물 제1312호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
본존 아미타불좌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관음보살상, 오른쪽에 지장보살상을 협시로 하고 있는 삼존상으로
1476년작인 후불벽화와 거의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 뒤의 벽화는 국보 제313호인 아미타여래삼존벽화다
무위사 삼층석탑 / 고려시대 전기 유물로 추정
대적광전
미륵전
미륵전 안의 고려시대 석불입상
보물 제507호 무위사 선각대사탑비(無爲寺 先覺大師塔碑)
거북 받침돌과 비문 위에 얹혀진 머릿돌에 표현된 조각기법이 정교하면서도 사실적으로
조각예술로서의 우수성을 나타내고 있어 1969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11:44 산행 시작
'월출산국립공원 금릉경포대(金陵鏡布臺)’를 알리는 대형 표석
‘금릉(金陵)’은 고려 시대부터 부른 강진의 옛 이름이고
경포대(鏡布臺)는 월출산에서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무명베를 길게 늘어놓은 모습 같다는 데서 유래한다
학생수련원 입구에서 오른쪽 탐방로 출입문으로 들어선다
산행길은 처음부터 왼쪽에 금릉경포대 계곡을 끼고 진행하고
탐방로도 산책로 같은 완만한 길이 경포대 삼거리까지 이어진다
12:09 3단 폭포
하단의 높이가 사람 키 높이만한 것이 폭포라기엔 좀 거시기하다^^
계곡은 계속 이어지고 .....
바람재가 가까워지자 산 능선의 암봉들이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12:47 바람재
바람재라는 명성에 걸맞은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쳐야 하는데 봄이 가까워졌는지 바람이 별 없다
바람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월출산 최고봉인 천황봉이 보인다
왼쪽의 구정봉 방향 암봉
구정봉으로 오르면서 뒤돌아 본 바람재와 천황봉 전경
장군바위 전망대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구정봉이다
장군바위
형상이 투구를 쓴 장군 모습을 닮아 장군바위라고도 불리는데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어 ‘큰 바위 얼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베틀굴
임진왜란 때 여인들이 이곳에 숨어서 베를 짰다는 전설이 있는 굴로서
굴 속에는 항상 음수(陰水)가 고여 있는데
굴 내부의 모습이 마치 여성의 국부(局部)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서라고 하며
천황봉 쪽 남근석과 짝을 이룬다고 한다
<참고사진> 월출산 남근석
베틀굴을 지나 이제 저기 선등자가 서 있는 구정봉으로 간다
구정봉으로 오르는 길은 큰 바위 사이의 이 좁은 틈새길을 따라야 하는데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날수 있는 좁은 길로
덩치 큰 사람이 커다란 베낭을 메고서는 그냥 지나갈 수 없을 정도다
13:08 구정봉(九井峰)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24분
구정봉에서 지척에 보이는 향로봉
도갑사 코스 쪽 능선
구정봉(九井峰)은 풍화작용으로 생긴 9개의 풍화혈(바위 웅덩이)가 있어 이름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 한다
산 아래 도갑사를 창건한 도선국사가 디딜방아를 찧어 도술로 조화를 부렸다는 전설이 있으며
아홉 마리 용이 웅덩이를 하나씩 차지해 살았다는 전설도 있다
강원도 동해 두타산 인근 천은사 뒷산인 쉰움산도 산 정상부위에 무려 50여 개의 바위 웅덩이가 있어
쉰움산(오십정)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과 같다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암봉이다
13:13 구정봉을 내려와 바로 아래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오늘 이 신발은 새로 산 트랙스타 신상인데 오늘이 첫 산행이다
딸내미가 결혼 직전에 사주었던 오래된 트랙스타 신발은 얼마전에 폐기처분 하였고
캠프라인 신발은 밑창갈이를 위해 친정으로 보냈다
트랙스타와 캠프라인 두 개로 번갈아 신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트랙스타가 발 끝 부분이 좀 더 편안한 것 같더라
하산을 위해 일어서는데 근처 바위에 여러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제주(祭酒) 송(宋)아무개로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제(祭)를 올렸던 흔적이다
13:58 점심을 끝내고 바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 입구에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출입금지 안내판이 용도폐기되어 있다
14:18 삼층석탑
지상 약2m 가량 높이의 공깃돌 같은 자연석 바위 위에 조성된 석탑으로
1층 탑신은 그대로인 듯하지만 2층과 3층은 탑신이 없이 옥개석만 올려져 있다
석탑은 약200m 떨어져 있는 마애여래좌상과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다
능선의 울퉁불퉁한 암봉이 마애여래좌상을 감쌌는데, 부처님을 호위하는 금강역사와 절 입구를 지키는 사천왕상 같다
마애여래좌상
국보 제144호인 월출산 마애여래좌상
불상의 전체 높이는 8.6m이고 불상의 신체 높이는 7m이다
신라 후기에서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마애여래좌상이
1970년 무렵에 발견되었다는데 그 오랜 세월동안 이렇게 잘 보존이 되어있고
이토록 선명하게 양각된 마애불인 점으로 보아 국보로 지정이 되고도 남을 일이다
이 마애여래좌상이 국보로는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하늘아래 첫 부처길’로 명명되었다
지금까지 마애여래좌상과 용암사지는 구정봉에서 500여m 정도 산길을 내려가야만 볼 수 있었고
하산 길이 막혀있어 지난번 2022년 1월 처럼 구정봉으로 되돌아 올라가야만 했지만
이제는 길이 열려 바로 하산을 할 수 있게된 것이다
14:29 용암사지(龍巖寺址)
과히 절이 자리를 잡고 있을만한 넓직한 터에
돌확도 보이고
마당 가운데는 아직도 선명한 주춧돌이 놓여 있으며
보물 제1283호 용암사지 삼층석탑
탑봉으로 불리는 20m 높이의 언덕에는 삼층석탑과 부도 두 기가 있다
용암사(龍巖寺)라고 새겨진 기와조각이 발견되었기에 이곳이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용암사임을 알 수 있었다
절 인근에는 대나무밭이 있는 법.... 대나무밭을 지나
큰골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에서는
오른쪽에 큰골의 물줄기를 계속 끼고 내려가게 된다
15:19 이윽고 대곡제(大谷堤)를 지나고
이제부터는 넓은 신작로 같은 편안한 길이 나온다
대곡제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많은 선조들이 월출산을 오르내리던 유서 깊은 등산로였다
왕인박사, 도선국사, 최지몽, 김시습, 정약용 등 옛 현인들이 이 길을 이용했다고 알려져
‘명사탐방로’로도 불려 왔는데 이제 길이 활짝 열렸다
대곡제 보다 더 큰 저수지인 대동제(大同堤)를 지나면
포장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저기 보이는 영암교회를 지나고
월출산을 한 번 더 뒤돌아보기도 하면서 휘엿휘엿 걷다보니
15:45 큰 도로가 나오는데 기찬랜드는 보이지도 않고 이정표도 없다
산대장에게 전화를 하니 뒤를 돌아보면 산 아래 기찬랜드 건물이 보일거라고 한다
산대장 말대로 저기 기찬랜드 건물이 보인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데 여기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
이정표에 선명하게 표시가 되어 있는데 무려 5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무얼 보았을까^^
조훈현 바둑기념관
검색해보니 국수 조훈현은 영암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수학하였다고 하네
16:09 기찬랜드 주차장 / 총산행시간 : 4시간 25분
오늘로서 월출산과는 작별을 고한다
산행 후의 하산주는 가뭄에 단비같은데 5일만의 술잔이니 더할나위 없다
거기에다가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이니 더더욱~!!
첫댓글 안녕하세요
딜라일라님
월출산 구경을 잘 헀습니다
나도 예전에 친구들과 구름다리가 있는 곳으로 간 거 같은데.....
1970년에 발견되었다는 마애여래좌상은 그동안 어떻게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는지 불가사리? 합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눈이 어두어
마지막 사진이 기대 되었는데 길가에 펼쳐 놓고 먹으니 볼 게 없네요
차에 간이 식탁과 의자를 싣고 다니나요?
구름다리라면 천황사 코스로 갔었네요...
모자라는 술은 부산와서 또 보충하였지요^^
@딜라일라 역시 산행후에는 먹방이 최고?
근데 등산화만 자꾸 사서 신고 다니면
소는 누가 키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