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21(토) ’2024 핫핑크돌핀스 세계관 대통합의 날‘ 행사를 진행하였어요. 매서운 겨울 바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함께 해주었어요.
올해는 1월 1일부터 시작된 아기 돌고래 종달이 구조를 위한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 활동과 롯데월드아쿠아리움의 고발 대응 등으로 유독 바쁘고 고단한 한해를 보냈어요. 그러다보니 일상을 지탱시켜주는 소소하고 다정한 활동들을 뒷전으로 미루거나 최소화하게 되어 아쉬움이 컸는데요. 다행히 2024년 끝자락에 애정하는 벗들과 모여 텃밭을 다듬고 그곳에서 수확된 것들을 동료시민들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을 가졌네요.
12/21(토)에 진행된 첫번째 세계관 통합 프로그램은 핫핑크돌핀스, 제로팩토리, 작업공간 작작 그리고 너구리가 함께 가꾸고 있는 퍼머컬처(permaculture) 텃밭 ’고래왓‘ 도슨트였어요. 지속가능한 농법과 선순환 방식의 삶을 실험하는 곳이자, 예측불허한 이상기후의 쓴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고래왓과 생태화장실, 퇴비간을 행사 참여자들과 둘러보고 타임/오레가노/차이브/레몬밤/마조람 등 고래왓에서 자라고 있는 다양한 허브를 채취해 인퓨즈 오일을 만들었어요. 제로팩토리 우영의 안내에 따라 조리용, 보습용 허브를 나눠 담고 향과 효능이 잘 우러나오게 올리브 오일을 가득 채워주었어요. 모두 허브 오일과 함께 남은 겨울을 향긋하게 잘 보내길 바라요!🌿🌱🫙
두번째 프로그램에서는 겨우내 고래왓을 찾는 새들을 위한 간식을 만들었어요. 겨울에 관찰되는 새의 종은 다양하지 않지만 긴꼬리딱새, 흰눈썹황금새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이 제주돌핀센터에 연중 찾아오고 있어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이 미리 주워둔 솔방울과 고래왓 친구들이 정성껏 만든 귤피 그릇에 곡물을 듬뿍 담아 곳곳에 걸어두었어요. 핫핑크돌핀스 회원 세형님이 선물해준 옹기 뚜껑에 물도 담아 한켠에 놓아두고, ’절대지켜지역‘이라는 이름도 붙여 보았어요. 봄이 오면 뚝딱뚝딱 표지판도 만들어 볼게요.🐦⬛️🕊🌳
세번째 프로그램은 핫핑크돌핀스 수중조사팀 ’바당구조대‘의 2024년 활동 영상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어요.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서식처인 대정읍 앞바다에서 기록한 영상을 ’어류‘와 ’해조류‘, ’육상 양어장‘ 총 3가지 주제로 나누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자막과 나레이션을 넣어 영상을 제작하였어요. 바당구조대 대원들이 열심히 작업한 영상들은 조만간 별도의 게시물로 여러분께 소개할게요.📷🎞
’모두 함께 비건 파티‘는 강원도 산지직송(?) 나물로 만든 곤드레나물밥, 고량강과 레몬그래스 등 갖은 향신료로 제대로 맛을 낸 똠 얌,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동지 맞이 단팥죽, 즉석 두부조림, 수제 스콘 등 일상속 폭력을 최소화한 먹거리들로 가득했어요.🥗🍲🥟🍚🍢🥦🌽🍓🍊비거니즘으로 전환하자는 핫핑크돌핀스의 요청에 공감하고 전환을 시도하는 벗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든든히 배룰 채운 뒤에는 제로팩토리와 함께하는 <위대한 수선생활-신도리편>을 진행했어요. 각자 가져온 양말과 바지, 티셔츠 등 닳고 구멍난 옷가지를 미니 직조기를 이용해 알록달록 수선하다보니 괜스레 스스로 뿌듯하고 낡은 물건들을 더 애정하게 됐어요. 여러분도 새로운 것을 쉽게 사는 대신,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고쳐쓰며 더 사랑해보면 어떨까요?🧶🧵🪡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세계관 대통합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이 모두 끝났어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의 방식에 대해 함께 성찰하고 지혜를 나누며, ”윤석열 구속!“을 목청껏 외치는 생명체들이 곁에 있음에 더없이 큰 위안을 얻고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핫핑크돌핀스 친구들,
모두 내년에도 반짝반짝 빛납시다!
세상에 존재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