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德山] 961m 강원 정선
산줄기 : 백두금대지맥(노목산)
들머리 : 남면 무릉리 외자고치 덕만마을 덕만이고개,
무릉리 싸리실마을 싸리재
위치 : 강원 정선 남면 무릉리
높이 : 961m

하얀 손수건 흔들던 억새꽃도 북풍에 멀리멀리 흩어져 버린 증산의 민둥산 동쪽에 속세에 알려지지 않은
산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덕산(961.4m)이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 증산을 지나는 38번 국도변에는 대절 버스에서 내린 산행객이 민둥산(시루산,
1,119m) 억새구경 가느라 가을이면 북새통을 이룬다. 한편으로는 412번 지방도를 따라 팔구덕(발구덕)마
을까지 올라가려는 승용차가 줄을 이었다.
무릉사거리 기차 굴다리를 지나 증산초등학교 앞이 일반적인 민둥산 산행 들머리가 되는데 덕산 들머리도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412번 지방도를 따라 구불텅하게 경사를 높인 자고치(시루봉재)를 넘어 1.5km 거리
에 이르니 오른쪽 자고천 건너편으로 내자고치 계곡이 보인다. 계속 포장길을 따라 0.5km쯤 걸으면 무선통
신 기지국 안테나 철탑 2기가 있는 덕만골 입구다.
여기를 날머리로 정하고 덕만이골을 올려다보면 덕산이 울퉁불퉁 계곡 끝에 남북으로 길게 가로막고 이쪽
을 내려다 보고 있다. 덕만이골 입구를 보고 모퉁이를 돌아 약 250m쯤 더 가면 덕산 산행 들머리 싸리실 입
구다. 입구 도로변에 이강엽씨(68세) 농가 한 채가 있다. 싸리실은 폐가만 남은 무인촌이고, 덕만이골에는
두 집이 살고 있다. 싸리실로 막 들어서니 전신주가 성큼 성큼 길을 안내하고 오른쪽 숲속에는 서너 그루 아
름드리 소나무에 둘러 쌓인 성황당이 숨어 있다.
'소나무 수령 140년, 수고 26m, 둘레 1.5m, 지정일 1982년 11월 13일 보호수' 푯말이 있다. 지정일을 보니
이제는 160년생 소나무다. 수렛길을 따라 250m쯤 걸으면 배추밭에 둘러싸인 폐가 두 채가 있다. 왼쪽 언덕
위에 있는 폐가는 고즈넉하고 전망도 좋다.
냉이가 즐비한 마지막 폐가를 지나니 계곡이 둘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 계류
를 건너 경운기 길을 따라 싸리재로 간다. 산비탈에는 낙엽송이 빼곡하다. 잠시뒤 다시 물골을 건너니 시야
가 트이며 다시 넓은 배추밭이 나온다. 그리고 계곡 물을 모은 급수 탱크가 있고 복류한 계곡 물도 만나게
된다. 이곳의 물로 싸리실의 농사를 짓는 듯하다.
배추밭이 끝나는 왼쪽 산비탈의 소나무 숲으로 올라서니 갑자기 억새와 잡풀이 성가신 묵정밭이 나온다.
묵정밭에는 황기를 캔 흔적을 보며 숲을 뚫고 나아가다 오른쪽의 물골을 건너니 잡풀도 없는 도투마리로
가래 만들기보다 쉬운 옛길이 여기에 숨어 있다.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는 어두 침치한 곳에 회양목을 심은 묘 한기가 있는 삼거리다. 묘 앞 오른쪽으로 낙엽
깔린 희미한 길이 보이나 그대로 주계곡을 따라 몇 발자국 옮기니 오른쪽 능선으로 작은 계곡이 형성되는
삼거리다. 여기서 계곡도 버리고 물골도 건너지 않고 80도 방위각으로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붙는다. 길이
움푹 파인 것이 사람이 많이 다닌 옛길이 분명하다.
처음부터 급경사인데도 구불구불 올라가게 길을 내어 전혀 힘든 줄 모르겠다. 묘를 뒤로 한 지 15분 쯤에
잡목 오름길에 크고 작은 소나무 네 그루가 나란히 있다. 누가 처음 길을 내었는지 싸리재로 가는 길은 참으
로 좋다. 나뭇가지를 뚝뚝 꺾으며 소나무 가족을 뒤로하고 약 15분에 거북등 같은 나무 껍질의 고목과 신갈,
거제수들이 있는 싸리재다. 직전리로 넘어가는 길도 움푹 낙엽이 쌓여 길도 좋아 보인다.
이제는 오른쪽(남쪽)으로 주능선만 따라간다.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고 썪어 문드러진 나뭇가지들이 길
을 자주 막아선다. 낙엽이 곱게 깔린 봉을 넘으니 또 봉이고 바위틈 늙은 소나무 사이로 건너편의 지억산
(1,116.7m)과 민둥산(1,119m) 능선이 들락날락하는 칼등 능선이다. 칼등 능선 봉우리에 올라서니 직전리
쪽에서 조림한 어린 이깔나무들이 예까지 심겨져 있다.
능선은 또 잠시 하향곡선을 긋다 다시 암릉을 지나 봉에 오르니 넓고 둥그스럼한 터에 노송 두 그루가
특출한데 눈에 보이는 능선은 슬그머니 오른쪽으로 휘어져 나간다. 여기서 능선의 흐름을 따르다가는
길을 잘못 들수있다.
주릉은 두번째 송에서 왼쪽으로 급히 내려서면 피내재인데 옥실골에서 피내재 근방까지 임도가 올라왔다.
피내재를 뒤로하고 슬그머니 올라서니 부근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두어 그루 베어져 있고 산짐승의 잠자
리에 삼각점(1997)과 삼각점 관리표찰이 있다. 표찰 모서리를 물어뜯은 짐승의 이빨자국이 선명한 덕산
정상이다.
시야가 좋지 않은 날씨에서도 덕산의 조망은 백두대간의 금대봉(1,418m)이 노목산(1,150m)의 오른쪽
어깻죽지 너머에서 의젓한 대인의 모습으로 이곳을 주시하고 있다. 시계바늘 방향으로 함백산, 백운산,
두위봉, 질운산, 죽염산이 있고 큰 덩치로 민둥산과 지억산이 시야를 가렸다.
하산은 계속 남쪽 주릉을 따른다. 예까지 오면서 힘들이지 않고 올랐는데 여기서부터 키가 2m도 넘는
싸리나무가 빼곡이 길을 막아 힘들게 그 사이를 빠져나가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 발 아래에는 산
돼지, 노루, 토끼 올무들이 발목을 잡아챈다.
올무를 걷어가며 어렵사리 주릉을 따르니 덕만이재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주릉을 버리고 쏜살같이 내
려서니 배추밭이 나오며 길도 넓어진다. 아주 큼지막한 폐가를 뒤로하니 이동통신 안테나 옆을 지나니
땅거미가 들기 시작하는 421번 지방도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사거리에서 38번 국도를 버리고 421번 지방도를 따라 철길 아래 굴다리를 지
나면 증산초등교와 칠불사 앞 민둥산 산행들머리다.
# 산행코스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 증산을 지나는 38번 국도에서 412번 지방도로 갈라지는 사북을 지나 무릉
사거리 기차 굴다리를 지나면 증산초등학교 앞이다. 이곳이 일반적인 민둥산 산행 들머리가 되는데 덕산
들머리도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증산초등학교 - 싸리실 입구 - 묘 - 싸리재 - 정상 - 덕만이재 - 덕만이골 입구 - 증산초등학교.
(약 7.5km 5시간20분 ) [한국의 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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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