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2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3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4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5 그러자 토마스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참으로 귀한 생명
우주 만물의 생명은 참으로 신묘하고, 아름답고, 존귀합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셨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사람이 아무리 지어내려고 하여도 지어낼 수 없는 것이 생명입니다. 인간은 그 생명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으면서 자신의 생명과 다른 생명도 관리할 책임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래서 천지 만물을 잘못 관리하면 그 관리책임자로서의 직무를 소홀히 한 책임추궁을 엄히 받을 것입니다.
나는 생명관리를 잘못한 편입니다. 특히 어머니 앞에서 ‘병든 자식’으로 걱정을 많이 끼쳤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시기 전에도 그것이 마음에 가장 큰 부담이었고, 돌아가신 다음에도 불효로 남는 일입니다. 돌도 되기 전에 이미 경기(驚氣)를 자주해서 여러 번 기절해서 반은 죽어 의원 집에 수도 없이 업고 뛰어다니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열 살 때 심장병으로 죽었다가 산 적이 있습니다. 중학교 때는 급류에 휩쓸려 익사할 뻔 하였고, 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황달에 자주 걸려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스무 살 때 결핵으로 죽을 뻔 했었고, 육십이 넘어서 심장병이 재발하여 기사회생 하더니 육십 중반에 암으로 죽을 뻔 하였습니다. 어머니가 구십 수를 누리지 못한 것은 순전히 그 때 가슴을 조리셔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마음 아프게 합니다. 어머니는 아픈 아들을 보시는 내내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지내셨을 것을 생각하면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좋지 않은 체질을 타고 났으면서도 환경이 넉넉지 못해서 특별히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다만 몸에 좋지 않다는 술과 담배는 아예 배우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30년이 넘도록 심장약과 고혈압에 관한 약을 먹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는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수면제도 복용하다가 노인이 되어서 수면제를 끊은 지 이제 4년이 되어 갑니다. 이렇게 먹는 약의 가지 수가 늘어나면서 내 몸은 점점 엉망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잘 지어주신 몸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 면역력이 아주 약해졌습니다. 약에 의존하다 보니 약해진 면역력을 회복하지 못해서 병이 나면 그 병을 스스로 추스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암 투병을 하면서 면역력 증강을 위해서 많은 일을 해 봤습니다. 특히 자연치유와 자연식 운동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식생활은 자연치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일이며 면역력 증강에 아주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대인들은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영양과다, 육류과다섭취, fast-food, 가공식품, 조미료첨가식품 중심 등 자연식과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자연식은 면역력 증강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자연식(自然食)이라고 하면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식품 . 영양분이 조화롭게 함유되어 있는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이르거나 이를 섭취하는 일을 말한다고 사전적으로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식품공업이 영양보급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반면 식품가공에 필요악적(必要惡的) 존재인 식품첨가물을 사용함으로써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폐단도 아울러 지니고 있습니다. 더욱이 화학비료와 농약의 남용으로 생기는 식품공해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때에 있어서 화학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케미컬 프리(chemical free)의 순정식품(純正食品:pure foos)과,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천연식품(天然食品 : organic foods)을 먹자는 자연식 운동이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자연식품 중에서 가장 먼저 보급되고 실천하여야 할 것이 ‘현미밥 먹기’와 같은 ‘거친 음식 먹기’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생명이 있는 쌀을 먹어야 합니다. 현미는 심으면 싹이 나는 1분도 현미를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뜻있는 몇몇 친구들과 같이 이 자연식 운동을 생명 존중 차원에서 전개하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자연식 운동을 전개할 목적으로 ‘사단법인 한국 자연식 식생활 운동본부’를 만들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국민운동 중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 주실 것을 바랍니다. 척박한 땅에서 뿌리를 내리며 꿋꿋하게 자라는 냉이를 보면서 자연식 운동에 남은 생애를 바칠 생각입니다.
냉이꽃이 피었다 / 성바오로딸 수도회
네가 등을 보인 뒤에 냉이꽃이 피었다 네 발자국 소리 나던 자리마다 냉이꽃이 피었다 약속도 미리 하지 않고 냉이꽃이 피었다
무엇 하러 피었나 물어보기 전에 냉이꽃이 피었다 쓸데없이 많이 냉이꽃이 피었다 내 이 아픈 게 다 낫고 나서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듯 보일듯이 냉이꽃이 피었다 너하고 둘이 나란히 앉았던 자리에 냉이꽃이 피었다 너의 집이 보이는 언덕빼기에 냉이꽃이 피었다
문득문득 울고 싶어서 냉이꽃이 피었다 눈물을 참으려다가 냉이꽃이 피었다
너도 없는데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듯 보일듯이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듯 보일듯이 냉이꽃이 피었다 |